농협캐피탈 이달 중 채권발행… 5월 2000억 발행 후 두 달만한투캐피탈, 금융지주 증권사 권면보증 활용 저금리 확보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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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지주계열 주요 캐피탈사들이 수 천억원대 여신전문회사채권(여전채) 발행 2달 만에 일제히 추가 채권 발행을 준비 중이다. 고금리로 인한 자금조달 비용 증가에 더욱 민감한 캐피탈업계 특성 탓에 각 사별로 조달 창구·구조 다변화를 통한 비용 절감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다행히 지주사의 존재는 투자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농협캐피탈이 이달 중 채권 발행을 목표로 주관 증권사와 목표 금액과 금리 수준을 논의 중이다. 9일 기준 NH농협캐피탈의 3개월 내 만기도래 채권은 5100억원 물량이다. 이번 발행이 차환용인 만큼 5000억원 안팎의 발행이 점쳐진다.

    한국투자캐피탈도 조만간 채권 발행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조금이라도 금리 하락 때를 노린다… 짧아지는 만기구조

    농협캐피탈과 한투캐피탈의 공통점은 금융지주사 소속이라는 점 외에도 또 있다. 두 달 전인 지난 5월 각각 2000억원과 1850억원 규모의 채권 발행을 마쳤다는 것이다.

    캐피탈업계 채권 발행 간격이 짧아지는 것은 평균 만기가 줄어든 까닭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1~5월 캐피탈사가 발행한 여전채의 평균 만기는 25개월로 '장기 고금리 시대'가 본격화한 지난 2023년을 기준으로 이전과 비교하면 지속적으로 짧아졌다. 2021년 같은 기간 캐피탈채 평균 만기는 55개월, 2022년 같은 기간은 38개월이었다.

    일반적으로 만기가 짧은 캐피탈채는 리스크가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고금리 상황에서 조금이라도 낮은 금리를 노리기 위해 만기를 줄여가면서 자주 차환을 이어가는 업계 전체의 '눈치싸움'이 계속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계열사 보증·신종자본증권 늘리고… ESG 채권 줄이고

    한투캐피탈은 이번 발행에서 한국투자증권 권면보증 형태를 활용한다. 신용도가 우수한 한투증권의 후광으로 신용보강 효과를 노리는 전략이다. 초단기어음인 CP(기업어음)도 동시 발행한다.

    이번에 신규 채권 발행을 위한 신용평가사의 본평가는 받았지만 아직 발행 시점은 확정하지 않은 신한캐피탈도 조달 창구 다양화에 고심이다.

    최근 금융회사가 자금 조달과 자본확충을 한 번에 달성할 수 있어 즐겨 활용하는 신종자본증권이 그 예다. 신한캐피탈은 2019년과 2020년 각각 1000억원, 2021년에는 15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표면금리는 2021년 발행분이 가장 낮은 3.38%다. 신한캐피탈은 기존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이 만기가 돌아오면 차환용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는 전략을 고수할 계획이다.

    ESG 채권 시장에는 발길을 끊다시피 했다. 고금리로 투자자 수요가 떨어졌다는 판단이다. 신한캐피탈은 2022년 ESG 채권 중 하나인 지속가능채권을 4800억원 규모로 발행했으나 지난해에는 발행 규모를 200억원으로 대폭 줄였다. 잘 팔리는 채권에 집중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저금리 시기 발행채권 대거 만기 난감… '울며 겨자먹기' 차환

    한 금융권 관계자는 "캐피탈채는 리스크가 높아 금리 변동에 더욱 민감하다"면서 "금리가 낮을 때 발행한 채권 만기가 돌아와서 차환시 '역(逆) 금리 갈아타기'가 벌어지는 셈"이라고 말했다.

    NH농협캐피탈의 경우 최근 3년내 가장 저금리로 조달한 채권이 2021년 12월 발행한 600억물로 1.476% 발행에 성공했다. 회사의 캐피탈채 발행금리는 지속 상승해 2023년 11월 5.345%까지 치솟았다가 올해 5월 발행에서는 만기별로 최저 3.78~3.889% 수준을 나타냈다.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그래도 금융지주가 있는 캐피탈사는 업계에서 사정이 나은 편"이라며 "캐피탈업계 전체가 자금조달 비용 탓에 수익성 저하를 나타내고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