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미콘 노조, 운송비 '8200원 인상 요구노조, 이달초 무기한 휴업 돌입했다 철회레미콘 업체 "노조, 연례 행사처럼 인상 요구"적격성·내부불만 등 노조 협상력 약화
  • ▲ 레미콘 노조가 이달 1일 무기한 휴업에 돌입해 차량을 세워둔 모습. ⓒ연합뉴스
    ▲ 레미콘 노조가 이달 1일 무기한 휴업에 돌입해 차량을 세워둔 모습. ⓒ연합뉴스
    레미콘 업체들과 한국노총 레미콘운송노동조합(노조)이 운송비를 놓고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노조는 8200원 인상을 요구한 가운데, 레미콘 업계는 ‘동결’을 관철시킨다며 맞서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레미콘 업체들과 노조는 운송비 협상을 시작했다. 양측이 상견례를 갖거나 일부 권역에서는 2회차 교섭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노조는 운송비 인상을 요구하면서 이달 1일부터 수도권 지역 무기한 휴업에 돌입했다. 이후 이달 3일 양측이 권역별 협상을 하기로 합의하면서 노조는 휴업을 철회했다. 

    노조는 12개 권역별로 진행하기로 한 운송비 협상에서 8200원 인상안을 제시했다. 권역별로 금액이 약간 차이가 날 수 있지만 대체로 기존 1회 운송비 6만9700원보다 10% 이상 상승한 수준이다. 

    반면, 레미콘 업체들은 동결을 외치고 있다. 업계가 위기 상황에 높여있는데 노조에서 과도한 협상안을 내놨다는 얘기다. 

    지난 2022년 양측은 5만6000원에서 6만9700원으로 24.5% 인상하는데 합의했다. 

    레미콘 업계 관계자는 “2년 전에도 큰 폭의 인상을 받아들였는데, 올해 업황을 고려하면 운송비를 올릴 여력이 없다”면서 “노조가 마치 연례 행사처럼 운송비 인상을 요구하고 있는데 더 이상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한국레미콘공업협동조합에 따르면 지난해 레미콘 출하량은 1억3360만㎡로 전년대비 4.1% 감소했다. 올해는 건설경기 침체 지속 등의 여파로 인해 1만3050만㎡로 더욱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 ▲ 레미콘 업체들은 이번 운송비 협상에서 동결을 주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 레미콘 업체들은 이번 운송비 협상에서 동결을 주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노조의 협상력이 약화된 점도 레미콘 업계가 동결을 고수하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고용노동부와 중앙노동위원회는 올해 5월과 6월, 노조를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상 노조로 인정할 수 없다는 취지의 판단을 내렸다. 

    이달 초 노조가 무기한 휴업을 하자 레미콘 업계에서 이를 ‘불법 행위’, ‘영업 방해’라면서 노조의 ‘적격성’을 지적하기도 했다. 

    당시 레미콘 업계는 “노조가 지위를 인정받지 못했기 때문에 노조의 불법 행동은 계약 해지의 사유가 된다”면서 “노조의 운송 방해 등 불법 행위가 지속되면 국토교통부, 공정거래위원회 등 정부가 중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가 3일 만에 무기한 휴업을 철회하고 대화에 나선 것도 적격성에 대한 부담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노조 내부에서 불만이 나오는 점도 이번 운송비 협상에서 변수로 꼽힌다. 

    일부 레미콘 운송업자들은 ▲“더 나은 결과가 나올 수 있었는데 안타깝다” ▲“쉽게 물러설 것이었다면 왜 휴업 투표를 했는지 모르겠다” ▲“지금이라도 합당한 대책을 마련해라” 등의 반응을 나타냈다. 

    한편, 노조 측은 “서두르지 않는다는 기조로 협상에 임하고 있다”면서 “정작 업체들이 매번 동결을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