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치마, 교복 등 성적인 이미지로 연출상임임원 중 여성 0명, 여성직원 비율도 낮아 이병진 민주당 의원 "성인지 의식의 결여"
  • ▲ 마사회가 제작한 유튜브 콘텐츠 ⓒ이병진 더물어민주당 의원실
    ▲ 마사회가 제작한 유튜브 콘텐츠 ⓒ이병진 더물어민주당 의원실
    한국마사회가 경주마를 교복 입은 여학생 등으로 의인화한 유튜브 콘텐츠를 제작했다가 '성 상품화' 논란이 일자 슬그머니 삭제했다.

    17일 더불어민주당 이병진 의원(평택을)실에 따르면 마사회 경마방송 공식 유튜브 채널인 'KRBC'에 지난해 5월 경주마를 여성으로 의인화한 유튜브 콘텐츠가 올라왔다

    해당 영상에는 짧은 치마, 몸에 딱 붙는 옷을 입고 가슴을 노출하거나, 교복을 입는 등 다소 자극적이고 성적인 이미지의 여성 캐릭터가 다수 등장했다.

    이 콘텐츠는 카카오 게임 콘텐츠인 '우마무스메(말의 딸)'을 따라해 제작한 콘텐츠로 현재 영상은 삭제됐다.

    이 의원은 전날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우마무스메' 게임은 암컷, 수컷 말들을 여성으로 의인화하고 자극적이고 성적인 이미지로 성 상품화해 물의를 일으켰던 콘텐츠”라며 "마사회가 제작한 콘텐츠는 마사회 아나운서가 한국 경주마의 특징을 AI 프로그램에 입력하며 '우마무스메' 풍 캐릭터를 생성해 여성 아나운서들이 경악하는 제스처를 담은 내용을 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마사회는 저작권 문제를 이유로 콘텐츠를 내렸다고 설명을 했지만, 마사회의 성 상품화와 성인지 의식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마사회의 성인지 의식의 결여로 기획 단계에서 문제가 될 부분을 검토하지 못하고 콘텐츠 제작까지 이어졌다”며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기관 분위기 쇄신을 위해 노력하라”고 주문했다.

    마사회의 성 관련 논란은 이번뿐만이 아니다. 2018년에는 성 바위 사건으로 간부급 임직원 4명이 징계처분을 받았고, 2022년에는 사내 성추행 사건 처리 과정에서 2차 가해가 발생한 바 있다. 

    이 같은 일이 발생한 원인으로는 솜방망이식 처벌과 임원급 간부에 여성이 없기 때문이란 지적도 일고 있다.

    이 의원이 마사회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마사회 상임 임원 7명 중 여성 임원은 한명도 없다. 7월 기준 상임위원·일반직 1급·일반직 2급 총 107명 중 여성은 1명뿐이고, 3급까지 범위를 확대해도 총 216명 중 여성은 32명에 불과하다.

    이 의원은 "경주마를 교복 입은 소녀로 의인화해 배포하기까지 무엇이 문제인지 인식한 임직원이 없었다는 것"이라며 "여성 임원들이 있어 눈치 볼 사람이 있었다면 이런 문제가 발생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