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텐-티몬-위메프, 첫 IPO 언급… 주식 매입 권리까지 상장 준비커녕 주관사도 전무, 적어도 수년 더 필요해자본잠식에 적자, 감사보고서 지연 중… IPO 가능성 '글쎄'
  • 최근 위기를 겪는 큐텐그룹이 새로운 기업공개(IPO) 카드를 꺼내들어 눈길을 끈다. 큐텐이 최근 판매자(셀러) 정산지연 사태에 대한 보상을 언급하면서 IPO 추진시 주식 매입 권리를 제공키로 한 것. 

    하지만 당장 상장은 고사하고 지속 가능성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많아서 현실화 가능성은 여전히 안개속이라는 평가가 많다. 앞서 상장을 추진하던 주요 이커머스 사업자들의 IPO 역시 줄줄이 연기되거나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큐텐은 지난 17일 셀러 정산지연에 대한 사과와 보상을 제시하는 과정에 처음으로 IPO 가능성을 제시했다. 1개월 이상 정산이 지연된 셀러에게 큐텐 또는 위메프, 티몬의 상장 시 큐텐그룹 직원의 우리 사주 구매 조건과 동일한 수준으로 정산 지연금의 50%까지 주식을 매입할 수 있는 기회를 추가 제공하겠다는 것.

    우리사주는 상장시 임직원에게 주식을 살 권리를 주는 것인데, 통상 공모가 보다 저렴하게 행사가가 책정된다. 큐텐이 물류 자회사 큐익스프레스의 미국 나스닥 상장 추진 외에 IPO 계획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제는 큐익스프레스의 목표했던 6월 상장이 지연되는 상황에서 추가 상장 추진의 현실성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11번가를 비롯해 오아시스, 컬리, SSG닷컴 등 주요 이커머스 업체가 IPO를 추진했지만 시장의 반응이 기대에 미치지 못해 상장을 연기한 상황”이라며 “당장 셀러의 정산지연 사태를 빚는 큐텐이나 티몬, 위메프가 IPO를 추진할만한 여력이 있는지도 미지수”라고 전했다.

    실제 이번에 IPO 후보로 언급된 업체들은 모두 이익을 내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도 그럴 것이 유한회사로 설립된 큐텐코리아는 지금까지 감사보고서가 공개된 적이 아예 없다.

    티몬도 지난해 감사보고서를 제출 기한 3개월이 넘도록 현재까지 제출하지 못한 상황. 감사보고서에 상당한 문제가 발생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이어지고 있다. 티몬은 지난 2017년 이후 줄곧 완전자본잠식 상태였다.

    유일하게 위메프가 지난해 감사보고서를 제출했지만 영업손실이 1025억원으로 전년 대비 두 배 가깝게 늘었다. 위메프도 2020년 이후 3년 째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상장 추진은 고사하고 추진 의지조차 불투명하다. 상장 요건을 충족시키지도 못했지만 이른바 ‘테슬라 요건’으로 불리는 이익미실현 특례를 통한 상장 제도를 이용해도 좋은 평가를 받을 가능성이 전무하다.

    앞서 이익을 내거나 안정적 매출을 기록하는 이커머스 업계 조차 시장의 싸늘한 분위기로 인해 상장을 포기하거나 연기한 바 있다.

    수년 전 큐익스프레스의 상장을 전제로 주식교환 등을 통해 M&A를 활발하게 진행하던 당시보다도 상황이 크게 나빠진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상장 준비에 1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한 점을 고려하면 아직 상장주관사도 선정하지 않은 큐텐, 티몬, 위메프은 상장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며 “구체적은 계획과 목표 제시도 없는 상장을 꺼내들어야 할 만큼 사태가 급박했다는 평가가 많다”고 전했다. 

    실제 큐텐, 티몬, 위메프에서 정산지연을 겪는 셀러 중에서 이들의 기약없는 상장에 따른 주식 취득 기대를 갖는 사업자들은 거의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오히려 정산지연 해결이 지연되면서 셀러의 이탈도 가속화되고 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큐텐이 IPO를 통한 주식 보상에 대해 언급한 것은 셀러 정산지연에 대해 책임지고 보상하고 상장을 통한 이익이 생길 경우 셀러와 나누겠다는 의지 표현 차원으로 해석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