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마켓 창업자 구영배 대표, 동남아 중심 이커머스 플랫폼큐텐, 2년 사이 5개 이커머스 플랫폼 인수하며 몸집 키워최근 위시 인수에 2400억원 동원… ‘독인 든 성배’로
  • 최근 티몬-위메프의 판매 대금 정산 지연 사태의 핵심은 바로 이들을 인수한 싱가포르 이커머스 플랫폼 큐텐이다. 업계에서는 큐텐이 짧은 기간에 연이어 인수합병(M&A)에 나서면서 결국 유동성의 위기를 불러온 것으로 보고 있다. 2년만에 5개의 회사를 무리해서 인수하면서 결국 ‘독이 든 성배’를 들었다는 평가다. 

    2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싱가포르의 이커머스 업체 큐텐이 국내 시장에서 알려진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큐텐은 구영배 큐텐 대표가 2010년 설립한 회사다. 구 대표는 지마켓을 창업했던 인사다. 2009년 이베이에 지마켓을 매각한 이후 ‘한국에서 10년간 겸업 금지’ 조항에 따라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중국 등 동남아시아에서만 이커머스 사업을 전개해왔다. 과거에는 일본에서도 큐텐 사업을 했지만 2018년 이베이에 매각했다.

    그런 큐텐이 국내에 처음으로 두각을 드러낸 것은 2021년 이베이코리아(현 지마켓) 인수전에 참여하면서다. 결과적으로 신세계그룹이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면서 고배를 마셨다.

    큐텐이 본격적으로 M&A 시장에 등장한 것은 2022년 9월 티몬을 인수 이후다. 당시 큐텐은 지분교환 방식으로 티몬을 인수해 사실상 0원 인수에 성공했다. 그 이후 지난해 3월 인터파크커머스를, 4월 위메프를 각각 사들였다. 인터파크커머스 인수금액은 약 1500억원. 위메프 인수는 다시 지분 교환을 통해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뿐만이 아니라 올해 2월에는 AK플라자의 온라인쇼핑몰 ‘AK몰’을 5억원에 인수했고 같은 시간 글로벌 쇼핑 플랫폼 ‘위시’를 2400억원에 인수했다. 2년도 안되는 시간에 5개 이커머스 플랫폼을 인수한 셈이다. 현재 큐텐은 위시와 통합, 위시플러스가 됐다.

    이로서 큐텐은 글로벌 이커머스 사업자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무리한 M&A는 결국 ‘독이 든 성배’가 됐다. 

    큐텐에서 판매금 정산 지연이 간헐적으로 발생하더니 결국 지난 8일 위메프의 정산 지연이 발생했고 같은 날 큐텐 국내외 판매자에 대한 정산이 지연됐다. 큐텐은 17일 지연이자 10% 지급 등의 보상책을 발표했지만 신뢰를 회복하기에는 무리수였다. 곧바로 티몬으로 정산 지연 사태가 확산되면서 현재는 티몬과 위메프, 인터파크커머스 모두 정산이 중단된 상황이다.

    이에 셀러들이 잇따라 이탈하면서 상품을 취소당한 소비자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특히 여름휴가 시즌을 앞두고 판매된 여행상품이 일방적으로 취소되면서 피해가 확산되는 중이다. 

    구영배 대표도 최근 싱가포르에서 한국으로 들어와 대책을 마련 중이지만 좀처럼 해결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큐텐그룹 플랫폼에 잇따른 문제가 발생하면서 셀러가 상품을 중단하고 소비자가 결제를 취소하거나 환불해 다시 현금이 유출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며 “정산을 받지 못한 셀러들의 파산이나 부도 위험도 급격하게 높아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