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26일 라오스 비엔티안, 방비엥 등 주요 관광지 둘러보니 불닭·신라면에 환호하는 현지인과 관광객… '순하리' 과일소주 인기한류 열풍 점점 거세져… K푸드 시장 더 커질 듯
  • ▲ 라오스 방비엥 블루라군3에서 판매 중인 농심 '뚝배기 신라면'ⓒ최신혜 기자
    ▲ 라오스 방비엥 블루라군3에서 판매 중인 농심 '뚝배기 신라면'ⓒ최신혜 기자
    "'코리아' 하면 불닭면, 소주 아닙니까. 라오스 마트, 편의점 어디서든 한국 라면과 술은 쉽게 찾아볼 수 있을 겁니다." 

    지난 25일(현지시간), 인천공항에서 다섯 시간 가량을 비행해 라오스 수도 비엔티안에 도착했다. 허기를 달래기 위해 찾은 현지 편의점에서 만난 주민 아팃(48) 씨는 "한국 먹거리가 라오스에서 인기를 얻은지 벌써 수 년"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라오스는 중국, 베트남, 캄보디아, 태국 등 동남아시아 국가 중간에 위치한 내륙국이다. 국토 면적은 우리나라와 유사한 수준인 23만6800㎢이며 인구는 773만여명이다. 우리나라에서는 2014년 '꽃보다 청춘' TV프로그램에 소개된 이후 주요 관광지로 급부상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라오스는 제조업이 미약해 대다수 생필품을 수입에 의존 중이다. 라오스 수입액의 77%는 주변국인 태국, 중국, 베트남이 차지하는데, 수 년 전부터 한류 열풍이 불며 한국 브랜드, 특히 K푸드의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 ▲ 비엔티안 내 팍슨(Parkson) 쇼핑몰 식품관 라면 매대를 채운 삼양식품 '불닭 시리즈'ⓒ최신혜 기자
    ▲ 비엔티안 내 팍슨(Parkson) 쇼핑몰 식품관 라면 매대를 채운 삼양식품 '불닭 시리즈'ⓒ최신혜 기자
    K푸드의 위상을 가장 크게 실감할 수 있는 곳은 비엔티안 내 팍슨(Parkson) 쇼핑몰이었다. 이곳은 2020년 말레이시아 팍슨홀딩스가 건립한 최신식 대형 쇼핑몰이다. 

    지하 식품관 라면 매대 절반은 삼양식품 '불닭볶음면' 시리즈가 메웠다. 콰트로 치즈, 하바네로 라임, 핵불닭볶음면 등이 진열돼있었는데, 핵불닭볶음면 번들 가격은 11만5000킵(한화 7174원)으로 우리나라 단종 전 가격보다 두 배 가까이 비쌌다. 

    라오스에서 불닭 시리즈가 인기를 얻기 시작한 시기는 2020년경부터다. 전세계적으로 '불닭 챌린지'가 유행하며 유튜브를 통해 '라오스 깡 시골 아이들의 불닭볶음면 정복하기', '라오스 장모 불닭볶음면 첫 시도' 등의 영상이 유명세를 탔다. 

    삼양식품에 따르면 라오스 전역에 걸쳐 마트 등 주요 유통 채널에서 삼양식품 제품을 판매 중이다. 주요 품목은 불닭오리지널, 까르보불닭, 핵불닭, 크림까르보불닭 등으로 불닭 브랜드 비중이 95%에 달한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라오스향 매출은 2023년 기준 전년 대비 30% 증가했고, 올해 1분기 기준 전년 동기 대비 30% 늘었다"고 밝혔다. 
  • ▲ 라오스 마트, 편의점 곳곳에서 농심 라면을 마주할 수 있다. 사진은 비엔티안 공항에서 판매 중인 컵라면ⓒ최신혜 기자
    ▲ 라오스 마트, 편의점 곳곳에서 농심 라면을 마주할 수 있다. 사진은 비엔티안 공항에서 판매 중인 컵라면ⓒ최신혜 기자
    라오스 내 주요 관광지인 방비엥에서 농심 신라면은 필수 먹거리 그 이상이었다.  

    26일(현지시간) 현지 편의점을 비롯해 관광명소 블루라군에서는 다수 외국인 관광객이 뚝배기 신라면을 즐기고 있었다. 현지에서 만난 외국인 관광객은 "신라면은 블루라군 필수 코스"라고 했다. 

    농심에 따르면 지난해 라오스향 라면 수출액은 2022년 대비 약 69% 신장했다. 올해도 50%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 중이다. 

    농심 관계자는 "신라면 브랜드를 중심으로 판매하고 있으며, 현재 24개 브랜드 라면 제품을 수출 중"이라며 "매출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주요 브랜드를 중심으로 판매 채널을 지속적으로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 ▲ 방비엥 푸드스트리트에서 한국 소주를 즐기는 관광객들ⓒ최신혜 기자
    ▲ 방비엥 푸드스트리트에서 한국 소주를 즐기는 관광객들ⓒ최신혜 기자
    현지 식당과 클럽에서는 한국 소주가 말 그대로 '핫'했다. '오리지널'을 찾는 우리나라와 달리 과일맛 소주의 인기가 대단했다. 동남아는 독주에 과실을 짜 먹는 문화가 발달해 리큐르주가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진 점이 배경이다.

    가장 눈에 띄는 브랜드는 롯데칠성음료 '순하리'였다. 길거리 노포에서는 순하리 복숭아·사과·딸기맛 등을 즐기는 젊은이들이 많았다. 


  • ▲ 팍슨몰 식품관에 진열된 롯데칠성음료 주류 제품들. 순하리 과일소주가 현지에서 특히 인기다. ⓒ최신혜 기자
    ▲ 팍슨몰 식품관에 진열된 롯데칠성음료 주류 제품들. 순하리 과일소주가 현지에서 특히 인기다. ⓒ최신혜 기자
    전세계 관광객들에게 인기 있는 주점 '사쿠라바'에서는 '처음처럼' 등 소주를 과일음료와 섞어 스트레이트로 즐기는 이들도 종종 보였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라오스에 처음처럼, 순하리, 새로, 청하 등 주류 제품과 밀키스, 칸타타, 쌕쌕 등 음료를 수출 중"이라며 "동남아는 특히 주류 제품이 인기가 많은데, 라오스는 2021년~2023년 3년간 연평균 수출액이 20% 신장했다"고 설명했다. 
  • ▲ 비엔티안의 가장 큰 쇼핑몰인 팍슨몰 1층에 들어서있는 롯데리아ⓒ최신혜 기자
    ▲ 비엔티안의 가장 큰 쇼핑몰인 팍슨몰 1층에 들어서있는 롯데리아ⓒ최신혜 기자
    외식 브랜드 중에서는 롯데리아 매장이 단연 눈길을 끌었다. 비엔티안의 가장 큰 쇼핑몰인 팍슨몰 1층, 방비엥 메인거리를 비롯한 6개 매장이 라오스 내 들어서있다. 롯데GRS에 따르면 라오스에 롯데리아 1호점을 오픈한 시기는 2016년이다.

    롯데GRS 관계자는 "라오스는 동남아국 특성상 닭고기 소비량이 높아 치킨류 메뉴가 가장 많다"며 "치킨 메뉴 중 톱3는 오리지널치킨, 스파이시치킨(한국적 레시피 반영), BBQ 치킨이며 버거류에서는 치즈버거, 불고기버거, 치킨버거 등이 인기 있다"고 전했다. 

    한편 라오스 내 K푸드를 향한 환영의 바람은 점점 거세지는 추세다.

    장재원 KOTRA 비엔티안 무역관은 "BTS 효과, 넷플리스 한국 드라마의 인기 등으로 한류 열풍이 확대되고 있는데, 한국 제품의 브랜드는 상승, 고품질의 합리적 가격의 제품으로 라오스 소비자에게 소구 중"이라고 했다. 

    엔데믹 이후 라오스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 수도 늘고 있어, 현지 K푸드 시장은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KOTRA 집계에 따르면 올해 1~5월 비엔티안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수는 67만4000명 이상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26.31% 증가했으며, 관광객 지출은 44% 증가해 목표치보다 67.42% 더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