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외식 대신 간편식… 외제차보다는 중고차 선택고금리·고물가 허덕이는 2030 맞춤형 금융·투자 상품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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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년대 후반부터 2030세대 소비 트렌드는 ‘욜로’였다. 최근까지는 현재의 행복을 중요하게 여기며 저축보다는 소비에 방점을 둔 소비자들이 2030을 중심으로 급증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경제 위축을 겪은 데 이어 최근 고물가, 고금리 장기화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2030세대 가운데 ‘요노’족이 새로운 소비 유형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들은 최소한의 소비와 지속가능한 삶을 목표한다. 이전의 사치성이 아닌 실용적인 소비를 확대하며 소비에 신중을 기하는 모양새다.

    ◇2030 외식 줄이고, 외제차 보다는 국산차·중고차 택한다

    NH농협은행은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 개인고객 3200만명의 금융거래 이력과 카드 결제 내역을 분석했다. 그 결과 올 상반기 2030세대의 외식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30세대를 제외한 다른 세대에서는 3%가량 늘어난 것과 대조된다.

    상반기 2030세대의 양식 업종 외식은 전년 동기 대비 각 8% 감소하고, 뷔페 소비 건수도 4% 줄었다. 같은 기간 다른 연령대에서는 각 4%, 9% 증가했다. 높은 물가상승률로 인해 외식 업종의 소비가 줄어든 것이다.

    반면 상반기 농협 하나로마트에서 2030세대의 간편식 소비 건수는 전년 동기보다 21% 늘었다. 다른 연령대 증가율(11%) 대비 두 배가량 늘며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수입자동차 소비건수도 크게 줄었다. 2030의 수입차 소비건수는 11% 감소한 반면, 국산 자동차는 3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중고차 구매가 29% 늘고, 렌트카 소비 건수도 258%나 늘었다. 이동수단에도 ‘가성비’를 고려하는 2030세대의 트렌드가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경제적 지출에 부담이 커진 2030세대들은 급격히 지갑을 굳게 닫기 시작하며, 경제난으로 소비 패턴도 변화하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고물가‧고금리 여파로 지친 2030, 맞춤형 금융 상품 필요

    2030세대가 욜로족에서 요노족으로 바뀐 데는 고물가와 고금리 여파가 크다. 고물가 장기화 사태가 이어지면서 소비침체에 접어든 것이다. 여기에 고금리 장기화로 이자 부담이 많이 늘어난 것도 침체의 주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고금리 기조로 대출 금리가 인상되고 이에 따른 이자 부담도 가중됐지만, 2030세대의 대출 의존도는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최후의 보루 역할을 하는 ‘최저신용자 특례보증’을 찾는 청년층도 늘어났다. 해당 대출 이용자의 절반 이상이 20~30대로 나타났다. 최저신용자 특례보증은 연체 이력으로 금융기관의 이용에 제한이 있는 저신용자에게 최대 1000만원까지 빌려주는 정책금융상품이다.

    다중채무자 중 2030세대가 차지하는 비중도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3곳 이상의 금융사에서 동시에 빚을 진 다중채무자 중 30대 이하는 139만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447만3000명)의 약 31%를 차지하는 것이다. 이들의 총대출 잔액은 155조1000억원으로, 4년 전 대비 29%(34조4000억원) 늘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2030의 신규 예적금 가입 계좌수 증감률은 55%로, 타연령대(17%) 대비 높은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며 “2030 요노족은 적금보다는 예금 상품 가입을 통해 목돈을 굴리는 것을 선호한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고물가, 고금리 사태가 장기화되며 2030 세대를 중심으로 꼭 필요한 물건만 사는 요노족으로 소비 패턴이 바뀌고 있다”며 “금융권에서도 고금리에 따른 이자부담으로 빚에 허덕이고, 알뜰한 소비, 무지출을 자구책으로 택한 청년들을 대상으로 금융 및 투자 상품을 변경하고 개선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