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고용상황 빠른 속도로 악화 연준, 9월 0.5%포인트 금리 인하 나설 듯한은, 집값 급등·가계 부채 등 위험요인에 금리 인하 고민
  • ▲ 기자회견 하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AFP 연합뉴스
    ▲ 기자회견 하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AFP 연합뉴스
    뉴욕 증시가 또다시 ‘R(Recession·경기침체)의 공포’에 휩싸였다. 시장은 미국 고용 상황 악화로 인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9월부터 잇따라 '빅컷'(0.5%포인트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예측 중이다. 

    한국은행 역시 연준의 금리 인하에 맞춰 10월 금리를 낮출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으나 고환율, 가계부채, 집값 상승 등의 위험요인으로 인한 부담이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이다. 

    4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연준은 9월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0.5%포인트 금리 인하에 나설 확률이 급격히 높아졌다. 

    금리 선물이 거래되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금리 선물은 9월에 연준이 0.5%포인트의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데 베팅 중이다. 지난 2일(현지시간) 금리 선물은 연준이 9월 FOMC에서 0.5%포인트의 금리인하를 할 확률을 69.0%로 반영했다. 전일 확률은 22%에 불과했다. 

    이와 관련 씨티그룹은 기존 전망을 수정하고 연준이 올해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총 1.25%포인트 인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내년 중순까지 기준금리를 3.00∼3.25% 수준으로 내릴 것으로 전망 중이다. 

    금리 인하 배경은 미국 고용시장 악화다. 

    2일(현지시간) 오전 미 노동부는 7월 미국의 비농업 일자리가 전월 대비 11만4000명 늘고, 실업률이 4.3%로 상승했다고 밝혔다. 평균 수준을 크게 밑돈 수준이다.

    경기 악화 우려에 따라 이날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약세로 마감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뉴욕증시에서 전날보다 1.51% 떨어진 39737.26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84%, 나스닥지수는 2.43% 내렸다. 

    특히 나스닥의 낙폭이 컸다. 나스닥은 전고점 대비 10% 이상 급락, 조정 국면에 들어갔다. 보통 전고점 대비 20% 급락하면 베어마켓(하강장), 10% 급락하면 조정 국면에 진입했다고 평가한다.

    금리 인하 관련 한은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1300원 후반대의 고환율과 수도권 집값 폭등 등이 금리 인하에 걸림돌로 지적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7월 넷째 주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6% 뛰며 직전 주(0.05%)보다 상승 폭이 확대됐다. 특히 서울은 0.3% 오르면서 18주 연속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가계대출 증가세도 심상치 않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주요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지난달 25일 기준 557조4116억원으로 집계했다. 이달 들어서만 5조2600억원 급증했다. 지난 5월부터 3개월 연속 5조원 이상의 월간 증가폭을 기록 중이다. 

    한은은 정부가 이달 발표 예정인 부동산 종합 대책과 효과를 지켜본 후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