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부터 장기 펫보험 없어져 … 재가입 주기 1년 제한상반기 원수보험료 2018년比 50배↑ … 잠재력 높아설계사 수수료 하락 … 판매 동력 저하 우려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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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챗GPT
금융당국이 펫보험 제도 손질에 나섰다. 과잉진료와 도덕적 해이 우려에 따라 재가입 주기를 1년으로 단축하고, 보장 범위도 줄이기로 했다. 손해율 개선 효과는 기대되지만, 보험업계의 새 먹거리로 떠오른 펫보험 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5월부터 장기 펫보험 사라진다 … 재가입 주기 '1년'으로 축소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최근 펫보험 상품이 과잉 치료를 유발할 수 있다며 재가입 주기를 1년으로 제한하고 계약자의 자기부담률과 자기부담금을 반드시 설정하도록 보험사에 권고했다.이는 펫보험이 사람의 실손의료보험처럼 도덕적 해이 또는 보험사기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특히 진료 기준이나 수가가 통일되지 않은 동물병원 구조도 과잉 진료를 유도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현재 판매되는 펫보험 상품은 최장 20년까지 보장이 가능하며, 3년 또는 5년 단위로 재가입할 수 있다. 반려견과 반려묘의 평균 수명(10~15년)을 고려하면 사실상 '평생 보장'이 가능한 구조다.하지만 다음달 새롭게 선보일 신상품부터 재가입 주기가 1년으로 줄어든다. 비교적 어린 나이에 펫보험에 가입하더라도, 의료 이용이 잦거나 질병 이력이 있는 경우 다음해 재가입이 거절될 수 있다.보장 수준도 축소된다. 앞으로는 치료비 보장 비율이 70% 이하로만 설계되며 최소 자기부담금도 3만원 이상으로 설정된다. 이에 따라 실제 치료비 중 30% 이상을 계약자가 부담하게 된다.보험업계는 재가입 주기 축소로 인해 설계사 수수료도 줄어들 경우, 상품 판매 동력이 급격히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8년 메리츠화재가 업계 최초로 장기 펫보험을 출시한 이후 장기형 상품은 전체 펫보험 원수보험료에서 약 90%를 차지하고 있다.업계 관계자는 "실손 위주의 펫보험 상품에 대해 당국이 우려하고 있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며 "재가입 기간이 축소되면 수수료가 낮아져 설계사의 판매 동력이 저하될 수 있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블루오션 '펫보험 시장’ … 제도 개편에 위축 우려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3분기 기준 펫보험 신계약 건수는 6만3113건으로, 전년보다 4657건 늘었다. 같은 기간 보유 계약 건수도 32.8% 증가했다.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지난해 4조9731억원이었던 국내 반려동물 시장 규모가 오는 2027년에는 6조55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다만 펫보험 시장 점유율은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펫보험 가입률은 약 1.7%에 불과하다.업계는 펫보험 보험료 부담이 크고, 가입 대상과 상품 종류가 제한적이어서 보장 범위가 좁다는 점이 낮은 가입률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이에 손보업계는 활발하게 펫보험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삼성화재의 펫보험 전문 보험사 '마이브라운'은 지난달 금융위원회에 소액단기전문보험사 본허가를 신청했으며 올해 안에 영업을 시작할 예정이다.DB손보는 '반려인 입원 후 상급종합병원 통원 시 반려동물 위탁비용 보장'과 '반려동물 무게별 보장한도 차등화 급부방식'에 대해 각각 6개월의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했다.펫보험 시장 점유율 1위 메리츠화재는 최근 질병·치료 이력이 있는 반려동물도 가입 가능한 간편심사형 반려동물보험을 출시했다.업계 관계자는 "펫보험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크다 보니 당국도 선제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관련해서 상품 개정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