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작전용 블랙호크 헬기 36대 대상 사업대한항공, 창정비·개조 30년 노하우 강조KAI, 체계개발·감항인증·시콜스키 협력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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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밀강하' 위해 UH-60 블랙호크 헬기에 탑승하는 특전요원들 ⓒ연합뉴스
방위사업청이 공고한 약 9600억원 규모의 UH-60 블랙호크 헬기 성능개량 사업에 대한항공과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입찰 제안서를 제출했다. 두 기업은 각자의 강점을 내세우며 국내외 방산업체와 손을 잡고 수주전에 나서 누가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될지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9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방사청은 작년 12월 30일 우리 군이 운용 중인 UH-60 블랙호크 헬기에 대한 성능개량 사업을 공고했다.블랙호크는 록히드마틴 자회사 시콜스키가 1977년부터 생산한 미군의 대표적인 다목적 헬기다.이번 사업은 총 9613억원 규모로, 계약 체결일부터 84개월간 진행되며 일반경쟁계약(협상에 의한 계약) 방식으로 추진된다. 성능개량 대상은 육군 24대, 공군 12대 등 총 36대다.주요 개량 항목은 기체 구조 보강, 항공전자 시스템의 디지털화, 생존장비 탑재 등으로 독자적인 공중침투작전 수행능력 확보를 목표로 한다. 방사청은 사업 수행 역량과 기술력, 가격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이달 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대한항공은 1990년 시콜스키와 UH-60P 면허생산 협약을 체결한 뒤, 9년간 124대를 생산해 우리 군에 납품했다. 이를 통해 30년 이상 창정비 및 개조 경험을 축적해온 것이 대한항공의 무기다.특히 이번 사업에는 미군 특수작전 헬기에 적용된 장거리·저고도 비행, 위협 탐지, 능동 탐색 기능 등 고난도 특수 성능을 국산화한 시스템이 포함됐다. 대한항공은 이를 바탕으로 조종·생존·항법 등 실전에서 검증된 기술을 탑재할 계획이다.대한항공은 이번 사업에 미국 콜린스 에어로스페이스, LIG넥스원과 함께 참여했다. 콜린스는 미 특수작전용 조종실 시스템을, LIG넥스원은 생존체계 및 항전장비 개발을 담당한다.대한항공 관계자는 “30년 이상 군과 함께 헬기를 운용하며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실제 작전 환경에 적합한 성능개량안을 제안하고 있다”라고 말했다.KAI는 블랙호크 원제작사 시콜스키를 비롯해 이스라엘 엘빗시스템즈, 한화시스템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했다.KAI의 가장 큰 장점은 블랙호크의 원제작사 시콜스키와의 기술협력을 통해 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 점이다.시콜스키로부터 감항 자료 및 구조 설계 변경 사항에 대한 기술지원을 받을 수 있어, 돌발 변수 대응과 수명 연장 평가(SLAP) 수행에 강점을 갖는다.특히, 비행 수명 8000시간에 근접한 기체에 대해 보강 및 교체 솔루션을 제시할 수 있다는 점은 핵심 경쟁 요소로 평가 받는다.KAI는 수리온을 기반으로 한 9종의 파생형 헬기를 개발한 경험과 경찰·소방 등 민수 관용헬기 성능개량 사업을 수행하며 체계 연동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또한 KAI는 국내 최다 감항인증 실적을 보유하고 있으며, 전담 조직을 운영 중이다. 현재까지 12건의 형식인증과 약 280건의 회전익 감항인증 실적을 통해 안정성 확보와 기술 우위를 강조하고 있다.양사는 이번 사업을 계기로 중동·동남아 등 UH-60 운영 국가의 창정비 시장 진출도 기대하고 있다. 향후에는 약 1조9000억원 규모로 예상되는 한국형 전자전기 사업에서도 맞붙을 것으로 보여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고 있다.최기일 상지대학교 군사학과 교수는 “제안서를 토대로 양사가 보유한 기술력과 사업 수행 역량에 따라 우선협상대상자가 결정될 것으로 보이며, 건전한 방산 생태계 조성을 위해 과도한 경쟁은 지양해야 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