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 1분기 실적발표삼성전자 호실적에 기대감HBM 선두 … 영업익 7조 육박할 듯
  • ▲ SK하이닉스 HBM3E 전시품 이미지 ⓒ뉴데일리DB
    ▲ SK하이닉스 HBM3E 전시품 이미지 ⓒ뉴데일리DB
    삼성전자가 지난 1분기 기대 이상의 호실적을 거두면서 'HBM(고대역폭메모리)'이라는 든든한 실적 버팀목을 갖춘 SK하이닉스의 실적에도 관심이 쏠린다. 특히 "내년분도 완판"을 외친 SK하이닉스가 HBM에서 얼마나 성장했을지가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9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전날 1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가 시장 기대치를 상회하는 호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달 말 공개되는 SK하이닉스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와 달리 잠정실적 발표 없이 이달 말 1분기 실적발표와 컨퍼런스콜을 진행한다. 지난해 4월 25일에 1분기 실적발표를 진행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는 이달 24일이 유력하다.

    무엇보다 삼성전자 잠정실적에서 지난 1분기 시장 예상치를 1조 원 이상을 웃돈 배경 중 하나로 범용 메모리 수요 확대가 꼽히면서 SK하이닉스도 비슷한 효과를 누렸을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 6조 600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는데, 이 중 상당부분은 지난 2월 출시한 '갤럭시S25' 시리즈의 판매 호조에 따른 것으로 해석되지만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도 실적 회복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하반기 급격하게 침체됐던 범용(레거시) 메모리 수요가 올 들어 반전에 나선 것은 최대 시장인 미국과 중국의 정책 변화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의 경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강도높은 관세 정책을 시행하겠다는 의지를 재차 밝힌 상황이고 실제로 지난 2일(미국시간) 기본 관세에 국가별로 상이한 수준의 상호 관세까지 발표되며 그야말로 관세 폭탄이 현실화됐다.

    여기에 반도체 등 일부 제품을 대상으로 품목 관세를 추가로 지정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메모리 수요처가 미리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반도체업계에서는 트럼프 정부가 외국산 반도체에 두자릿수대 품목 관세를 적용할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는데, 이럴 경우 당장 삼성과 SK하이닉스에서 메모리를 들여오던 수요처에 비상이 걸릴 수 밖에 없다.

    미국과 대립각을 높이고 있는 중국이 내수 진작을 위해 '이구환신' 제도를 도입했다는 점도 메모리 수요를 끌어올린 요소로 꼽힌다. 스마트폰과 PC, IT 기기를 대상으로 신형을 구입하면 일종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식이 시작되면서 1분기 메모리 수요가 빠르게 성장한 것으로 보인다.

    메모리 가격도 안정화되는 추세다. 당초 올 하반기는 돼야 돌아설 것으로 봤던 메모리 가격이 이미 지난 1분기에 안정 단계에 접어들었고 2분기부터는 상승 전환될 기미가 엿보인다. 메모리 제조사들도 공급을 늘리지 않고 현재의 공급 기조를 유지하거나 소폭 줄이는 수준에서 주문 가격을 올리는 대열에 하나 둘 동참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범용 메모리 타격을 입은 것은 마찬가지였던 SK하이닉스도 올 1분기 이를 꽤나 회복하면서 호실적 가능성에 힘이 실린다. 증권가는 SK하이닉스의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6조 원 후반대로 예상하고 있고 실제로는 삼성처럼 이를 넘어서는 또 한번의 어닝 서프라이즈도 기대된다.

    1분기엔 상대적으로 HBM이 큰 힘을 발휘하지는 못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계절적 비수기에 더불어 HBM 출하가 일시적으로 정체된 영향이다. 다만 엔비디아향 5세대 HBM인 HBM3E의 12단 제품이 본격적으로 공급되기 시작하면서 수익성 측면에선 이전 대비 개선된 효과를 봤을 것으로 예상된다. 덕분에 D램 사업에서만 7조 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냈을 가능성이 높고 낸드 사업에서 일부 적자를 기록해 전체적으로는 6조 원 후반대 영업이익을 기록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