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25만원 지원법·양곡법 등 역효과 큰 포퓰리즘 정책 강행그리스, 포퓰리즘으로 나라 존립 위기 겪어… 반면교사 삼아야'R의 공포' 확산 속 세수 부진 심각한데 野는 인기영합 정책 반복韓, 대외변동성 취약… 구조개혁 등 복합 방파제 쌓기 머리 맞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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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이 25만원 지원법, 양곡관리법 등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는 정책을 추진 중인 가운데, 포퓰리즘 정치가 낳은 비극적인 해외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 자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증폭되고 있다.7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야당은 민생위기극복 특별조치법(25만원 지원법)을 국회 본회의에서 단독 처리한 이후 농가에 돈을 지원하는 양곡관리법 개정안까지 밀어붙이고 있다. 방만 재정을 막기 위한 집권여당의 반발과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마저 무시한 채 국회 다수의석의 힘으로 포퓰리즘 정책을 개진하는 모습이다.25만원 지원법은 약 13조원의 대규모 국가 재정을 투입해서라도 국민 생활을 안정화하고 소비를 진작시켜 경제 위기를 타개하겠다는 취지지만 예산 투입 정도에 비해 소비 진작 효과가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양곡법 개정안도 마찬가지다. 쌀값 안정을 명분으로 쌀값이 폭락하면 초과 생산량을 정부가 사들이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하지만 이미 공급 과잉을 겪는 쌀의 생산을 부추기고 매년 수조원의 재정이 투입되는 만큼 재정 악화를 유발할 가능성이 크다.이런 상황에서 극심한 포퓰리즘으로 나라 존립 자체가 흔들린 그리스, 베네수엘라 등 해외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는 자중론이 펼쳐지고 있다.그리스는 "국민이 원하는 것은 다 주겠다"던 안드레아스 파판드레우 총리가 1981년 선심성 복지 정책을 남발하면서 차차 빚더미에 오르게 됐다. 결국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로 심각한 경제난에 빠져들었고 급기야 2015년에는 급진 좌파 정권이 들어서면서 '그렉시트(Grexit· 그리스 유로존 탈퇴)'를 무기로 채권단을 공갈·협박하는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상황까지 벌어졌다. 국민의 삶은 더욱 궁핍해졌고 국격은 무너져갔다.197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국가 중 하나였던 베네수엘라는 1999년 집권한 우고 차베스와 2013년 그의 후계자 마두로에 의한 무상복지, 최저임금 인상, 대대적 공무원 증원 등 포퓰리즘 정책들을 남발하다가 다시 최빈국이 되었다.우리나라가 외환위기를 겪었다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우리나라가 기축통화국이 아닌만큼 대외변동성에 상당히 취약한데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세계 경제에 'R(Recession·경기 침체)의 공포'가 몰아닥치면서 글로벌 증시가 초토화되고 있고 중국은 저성장의 늪에 빠졌다. 미국 대선과 중동발 전쟁 등 국제 정세가 하루가 멀다하고 바뀌는 상황이다.야당이 현금성 포퓰리즘 정책을 남발하는 사이 나라 경제는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상황에 처했다. 올해 2분기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전 분기 대비 마이너스(–)0.2% 기록하며 1년 6개월 만에 뒷걸음질 쳤다. 3분기를 여는 7월 상황도 녹록지는 않다. 올 상반기 내수 판매가 좋지 않았던 자동차는 7월 판매 부진을 이어갔다. 내수 실적은 전년 대비 4.3% 감소, 수출 역시 9.1% 쪼그라들었다.세수 상황도 부정적이다. 기획재정부가 지난달 31일 발표한 '6월 국세수입 현황'에 따르면 올해 1~6월 누계 국세수입은 168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간 대비 10조원(5.6%)이나 급락했다.그럼에도 야당은 25만원 지원법, 양곡법 등 포퓰리즘에 혈안이라 해외 포퓰리즘의 비극적 말로를 되새겨 경제·민생 살리기 입법에 나서야 한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내우외환을 돌파하기 위해 구조개혁 등 복합 방파제 쌓기에 여야가 초당적 협의에 나서야 한다는 의미다.이인실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민주당이 추진하는 25만원 지원법은 목적 없는 포퓰리즘 정책"이라며 "포퓰리즘으로 인해 국격이 쇠약해진 해외 사례를 보고 배울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포퓰리즘 정책은 정치·경제·사회 시스템 전반에 부담으로 다가오기 때문에 경계해야 하고 재정을 고민하면서 정책을 내놔야 한다"며 "근본적인 정책 고민 없이 현금 나눠주기식 손쉬운 정책을 내놓는 건 문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