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 나란히 4분기 전망 하향'메모리 겨울설'은 아니지만 PC·모바일 회복 더뎌HBM 비중 점점 증가 … 내년 D램 중 10%대 넘어설 듯양사, 내년 하반기 출시할 HBM4에 올인
-
메모리 반도체 업황 풍향계로 통하는 미국 마이크론이 '수요 부진'을 언급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4분기 실적 눈높이를 낮추고 내년 준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내년 중 비중 10%를 넘길 것으로 기대되는 HBM 사업에 올인하는 분위기다.24일 반도체업계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올 4분기 실적 전망치를 하향하는 추세다.우선 삼성전자 4분기 영업이익이 9조 3000억 원 안팎이라는게 증권가 컨센서스다. 매출은 78조 원 가량으로 3개월 전 추정치보다 4조 원 가량 낮춰 잡았고 영업이익도 기존에 13조 원대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과 달리 눈높이를 점차 낮추고 있다.실적 상승가도를 달리고 있는 SK하이닉스도 마찬가지다. 4분기 실적 추정치는 오히려 삼성보다 더 하향 조정되는 분위기다. 증권가에선 4분기 SK하이닉스 매출이 19조 6000억 원대, 영업이익은 8조 원대가 될 것으로 봤다. 한 달 전 추정치보다 소폭이지만 추가적으로 하향 조정되면서 HBM으로 달성한 호실적 외의 변수가 예상보다 크게 작용할 가능성을 내다봤다.이번 4분기 메모리업체들의 실적 변수는 다름 아닌 수요 부진이다. 삼성, SK에 앞서 실적을 미리 공개하는 메모리 3위 마이크론이 당분간 전통적인 메모리 수요가 좀처럼 되살아나기 어려울 것이라며 실적 전망치를 낮춘 영향이 확산되는 모양새다.마이크론은 지난 19일(미국시간) 2025 회계연도 2분기(12~2월) 매출이 월가 전망치를 10% 이상 밑도는 79억 달러가 될 것으로 예상했고 주당 순이익도 1.53달러로 전망치보다 약 25% 낮을 것으로 봤다.마이크론이 우려하는 상황은 PC와 모바일 등 IT 수요가 반등 기미를 나타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다수의 시장조사업체들도 올 4분기는 물론이고 내년 상반기까지는 데이터센터와 서버 등 기업용 메모리 수요를 제외하면 전통적인 IT 기기 수요 부진세가 이어지고 가격하락도 계속될 것이라고 공통적으로 말한다.일각에선 이 같은 범용 메모리 수요 부진 상황을 이유로 모건스탠리 등 글로벌 투자은행(IB)에서 말하는 '메모리 겨울'이 도래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메모리 겨울설은 HBM 등 현재 메모리 시장에서 유일하게 날개를 단 고부가 제품 일부를 제외하면 범용 수요가 꽤나 오랫동안 되살아날 기미를 나타내지 않고, 과거 사이클과는 다르게 예년보다 일찍 수요 부진과 가격하락을 겪을 것이라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하지만 메모리 겨울 수준까지 보기엔 무리가 있다는 의견에 힘이 실린다. 시장조사업체들은 물론이고 메모리 3사들도 일부 실적 눈높이를 낮추는 수준이지 내년부턴 조금씩 회복세로 돌아설 신호는 충분히 있다는 이유에서다. PC 교체 주기가 점진적으로 전개되는 동시에 AI(인공지능) PC와 스마트폰 시대가 본격화될 가능성은 내년 더 높은 상황이다.게다가 HBM이 올해보다 내년에 더 강력한 성장 모멘텀이 될 것이라는 확신이 강해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포스에 따르면 내년엔 HBM이 전체 D램 시장에서 차지하는 매출 비중이 10%대에 올라설 것으로 관측되며 D램 3사들이 본격적으로 HBM으로 경쟁에 돌입하는 시점이 될 것으로 봤다.엔비디아 일변도였던 AI 가속기 시장이 내년엔 브로드컴 같은 강력한 대항마를 중심으로 글로벌 빅테크까지 합세해 다양성이 커질 것이란 기대감도 무시하기 어렵다. 그간 엔비디아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5세대 HBM3E 시장을 선점하는데 성공한 SK하이닉스 외에도 삼성전자와 마이크론이 HBM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내년 양산이 시작되는 6세대 제품인 HBM4도 HBM 시장 고속성장에 중심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상대적으로 뒤늦었던 삼성이 HBM4 시장 선점에 역량을 총동원하고 있는만큼 SK하이닉스와 함께 양대산맥으로 HBM 시장 규모를 키워 부진한 범용 메모리 수익성을 대체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