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이후 기술특례 상장 12종목 평균 수익률 -30%상장일 공모가 하회 종목도 속출…이노스페이스·케이쓰리아이 등공모주 옥석 가리기 치열…기술특례 기업 투심 위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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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들어 공모주 시장이 급격히 얼어붙은 가운데 기술특례로 상장한 종목들의 수익률이 처참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20일까지 상장한 기술특례 상장사 23종목의 공모가 대비 평균 수익률은 -20.2%로 집계됐다.

    공모주 시장이 급격히 얼어붙기 시작한 6월 이후 상장한 12종목들의 수익률은 -30%로 더 심각하다. 유일하게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한 한중엔시에스(42%)를 제외한 전 종목이 20% 넘게 하락한 상태다.

    12종목 중 공모가 대비 반토막 가까이 난 종목도 이노스페이스(-54.8%), 에스오에스랩(-53.7%), 엑셀레사퓨틱스(-50.9%), 뱅크웨어글로벌(-41.1%) 등 4종목이나 된다.

    상장 첫날 종가가 공모가를 밑도는 기술특례 기업도 속출하고 있다. 

    올 들어 상장한 종목 중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한 곳도 기술특례 기업이다. 지난달 상장한 이노스페이스의 첫날 수익률은 공모가(4만3300원)를 20% 하회했다.

    이후 상장한 기술특례 상장사 7종목 중 4종목이 상장일 공모가 밑에서 마감했다. 지난 20일 동시 상장한 케이쓰리아이, 넥스트바이오메디컬은 나란히 -31.9%, -18.3% 하락했다. 케이쓰리아이는 상장한 지 단 이틀 만에 주가가 37% 내렸다.

    기술특례 상장 제도는 기술성은 높음에도 일반적인 상장 요건에 부합하는 이익을 내지 못하는 기업의 자금 조달을 돕기 위해 도입됐다. 지난 2005년 바이오 부문에 한해 기술특례상장 제도가 처음 도입된 이후 2014년 업종 제한이 전면 폐지됨에 따라 기술특례 대상은 전 업종으로 확대됐다.

    유독 기술특례 기업들이 부진한 성적을 보이는 건 공모주 시장의 전반적인 침체 속에 그만큼 옥석 가리기가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기술특례 제도로 상장한 기업들의 실적 부진 등으로 인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는 점도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8월 상장한 사이버보안 전문기업 시큐레터는 8개월여 만에 상장폐지 위기에 몰렸다.

    한국거래소는 시큐레터를 관리종목으로 지정하고 지난 4월 매매를 정지했다. 시큐레터가 지난 3월 외부감사인으로부터 2023 사업연도 재무제표에 대해 감사범위 제한으로 인한 '거절'을 받았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 규정상 감사의견 거절은 상장폐지 사유에 해당한다. 

    비슷한 시기 코스닥에 상장한 파두는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1조5000억원의 밸류에이션을 인정받았지만 3개월 만에 공시한 3분기 매출액은 3억2100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 '뻥튀기 상장' 의혹을 받고 있다.

    기술특례 상장 준비 과정에서부터의 잡음도 지속되고 있다. 

    지난 6월 이노그리드는 거래소로부터 상장예비심사 승인 취소 처분을 받았다. 심사 당시 상장심사의 핵심 사안인 최대주주의 지위 분쟁 관련 사항을 알고도 상장예비심사신청서 등에 기재하지 않아서다. 이노그리드는 향후 1년 이내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할 수 없게 됐다.

    대규모 주식 매도 물량이 나오는 '오버행' 우려도 기술특례 상장 기업의 주가 흐름이 유독 부진한 배경으로 꼽힌다. 

    상장일 나란히 두 자릿수 하락률을 보인 넥스트바이오메디컬과 케이쓰리아이의 상장 직후 유통가능 물량은 각각 44.49%, 37.05%에 달했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새내기주의 옥석 가리기가 확대되며 수익률 변동폭이 커지고 있는 만큼 신중한 투자를 당부하고 있다.

    조대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신규 상장 종목의 단기 차익 실현을 통한 수익률이 전반적으로 낮아지고 있다"며 "실적 성장성에 기반한 중장기적 '포스트-IPO' 전략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