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주총…E&S와의 합병안 상정SK㈜+외국인 합산 58% 찬성표 확보국민연금 반대에도 무난 통과 예상변수는 주매청…8천억 도달 여부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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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을 위한 주주총회가 27일 열린다.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 판단이 엇갈린 가운데서도 SK이노가 절반 이상 우호표를 확보, 합병안 통과에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후 주식매수청구권 규모는 변수여서 주가 향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SK이노는 오는 27일 오전 10시 서울시 종로구 SK빌딩 3층 SUPEX홀에서 임시 주총을 열고 SK E&S와의 ‘합병계약 체결 승인의 건’을 결의한다. 합병은 주총 특별결의 사항으로, 출석 주주 3분의 2 이상과 발행주식총수 3분의 1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통과된다.SK이노와 SK E&S의 합병비율은 1대 1.1917417이다. 상장사인 SK이노의 합병가액은 기준시가에 따라 11만2396원으로 결정됐고 비상장사인 SK E&S 합병가액은 자산가치(8만2475원)와 수익가치(16만8262원)를 1대1.6 비율로 가중평균해 13만3947원으로 결정됐다.시장에서는 합병비율의 적정성을 두고 엇갈린 의견을 내놓고 있다.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수책위)는 지난 22일 합병비율이 일반주주에게 불리하고 주주가치 훼손 우려가 크다며 반대 의견을 냈다. 국민연금은 SK이노 지분 6.21%를 보유해 2대 주주다.우선 합병에 대해 국내 의결권 자문사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서스틴베스트는 합병비율이 SK이노 일반주주에 불리한 방식으로 산정, 주주가치 훼손 우려가 있다며 반대를 권고했다. 반면 한국ESG연구원과 아주기업경영연구소는 합병비율이 적정하다며 찬성을 권고했다.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ISS와 글래스루이스는 “합병비율이 문제가 없으며 기업 가치 산정이 적절했다”면서 찬성 의견을 권고한 상태다. 전세계 의결권 자문시장의 90%를 차지하는 두 자문사의 권고 이후 캘리포니아 공무원연금(CalPERS)과 캘리포니아 교직원연금(CalSTRS)은 양사 합병에 찬성표를 던지기로 했다.글로벌 의결권 자문사들의 동의를 얻어낸 만큼 양사 합병안은 무난히 통과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SK이노는 SK㈜가 36.2%의 지분율을 보유해 최대주주며, 외국인투자자 비중은 21.7%다. 개인은 25%, 기관은 15% 수준으로 알려졌다.통상 합병과 같은 주요 이슈의 주주 참석률은 80~90%로 높게 나타난다. 과거 삼성물산과 제일모직과의 합병을 위한 주총에 참석하거나 위임장을 통해 참여한 주주 출석률은 84.73%였고, 이 가운데 69.53%가 찬성해 합병안이 통과된 바 있다.SK이노 주총에 85%의 주주가 출석한다고 가정하면 이 가운데 3분의 2인 56%로부터 찬성표를 득해야 합병안이 통과된다. SK㈜와 외국인투자자의 합산 지분율은 57.9%로, 외국인투자자 모두 찬성표를 행사할 시 합병안은 무난히 통과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다만 합병안이 통과되더라도 주식매수청구권(주매청)은 변수로 지목된다. 주매청은 합병·분할 등에 반대하는 주주가 회사 측에 보유주식을 정당한 가격으로 되사달라고 청구하는 권리다. 소액주주 보호를 위해 상법에서 보장하고 있다.SK이노가 공시한 주매청 매수 예정가격은 11만1943원, 한도는 8000억원이다. SK이노는 주매청 규모가 한도를 넘으면 합병계약을 해지하거나 조건을 변경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국민연금이 보유 지분 전체에 대해 주매청을 행사한다면 6651억원을 채우게 된다.SK이노 주가는 전일 종가(10만5400원) 기준 매수 예정가보다 5.8% 낮게 형성돼 있다. 주매청 행사 기간 주가가 약세인 경우 주매청 규모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주매청 규모가 8000억원을 넘더라도 SK이노가 매수자금을 더 마련해 합병을 강행할 가능성도 제기된다.한편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는 이날까지 합병 반대의사를 밝히고, 27일부터 내달 19일 사이 주매청을 행사하면 된다. 합병 반대의사를 통지한 주주라도 마음이 바뀌는 경우 주총에 참석해 찬성표를 행사하거나 주매청을 행사하지 않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