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방산 해외매출 5배 성장… 수출 비중 57%미국 법인장으로 록히드마틴 출신 인사 영입호주 현지 생산공장 H-ACE로 인도∙태평양 공략
  • ▲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선진 방산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선진 방산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본격적인 선진 방산시장 공략에 나섰다. 올해 2분기 역대급 실적을 낸 가운데, 북미 및 호주 등 방산 선진국 진출을 도모하며 '세계 초일류 방산기업'으로의 도약을 준비하는 모습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2조7860억원, 영업이익 358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6%, 357% 늘어난 수치로, 영업이익의 경우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이번 호실적은 방산 부문의 수출 호조 덕이 컸다. 2분기 방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22% 증가한 1조3325억원, 영업이익은 1089% 증가한 260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때 해외 매출이 전체의 약 57%인 7614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1359억원) 대비 5배 이상 급증했다. 방산 매출에서 수출 비중이 절반을 넘어선 건 지난해 1분기 이후 처음이다.

    K9 자주포와 다연장로켓 천무가 이번 수출 실적을 견인했다는 것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측의 설명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해를 수출이 내수를 처음으로 넘어서는 수출기업의 원년으로 삼고 있다. 이에 북미, 호주 등 선진 방산 시장 공략을 위한 기반 다지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초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미국의 무인 소프트웨어 회사 앤듀릴 인더스트리즈가 주도하는 S-MET(스멧) 컨소시엄에 참여, 미 육군 소형 다목적 무인차량 2차 사업(S-MET Inc.II)에 입찰 제안서를 냈다.

    이번 사업 도전을 통해 미군의 해외비교성능시험(FCT)를 거친 자체 개발 다목적 무인차량 '아리온 스멧'의 기술을 고도화하는 한편, 세계 최대 방산 시장인 미국에 자사의 경쟁력을 드러내겠다는 방침이다.

    이달에는 미국 법인 한화디펜스USA의 법인장도 새로 선임했다. 신임 법인장 마이클 스미스는 미 해군부터 록히드마틴, 헌팅턴 잉걸스 인더스트리스(HII), 영국 BAE시스템스까지 세계적인 방산 기업에서 고위직을 역임한 방산 전문가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사를 북미 방산 시장 진출 확대를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미국 군사전문지 브레이킹 디펜스에 따르면, 스미스 법인장은 한화에 대해 "미국 방산업계 내에서 역할을 확장할 수 있는 엄청난 기회가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최근 호주 빅토리아주 질롱시에 'H-ACE' 생산 공장을 완공, 인도∙태평양 시장 진출을 위한 인프라를 확보했다. 지난 2022년 착공한 H-ACE는 K9 자주포와 레드백 수주를 계기로 설립된 최첨단 생산 시설이다.

    올해 하반기부터 H-ACE에서 각각 K9 자주포와 K10 탄약운반차의 호주형 모델인 AS9·AS10 양산이 시작된다. 지난해 129대의 공급 계약을 체결한 레드백 장갑차도 이곳에서 생산될 예정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H-ACE를 '오커스(AUKUS)', '파이브 아이즈' 등 인도∙태평양 지역 주요 동맹체 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삼고, 주요 동맹국의 생산 기지로 활용할 방침이다.

    한편, 이달 14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주총회에서 자회사 한화비전과 한화정밀기계의 인적 분할 안건이 통과됐다. 방산 중심 사업 구조 재편이 성사된 만큼, 향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방산 분야 역량 고도화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앞으로의 방산 수출 전망도 긍정적이다. 

    위경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불안정한 정세와 더불어 노후화에 따른 무기 체계 거래 활성화, 미국 대선 등의 영향으로 가격 및 납기 경쟁력을 갖춘 국내 방산의 지속적인 시장점유율 상승을 전망한다"고 밝혔다.

    이어 "높은 수출 비중 하에서 수주 잔고를 증가시켜 온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실적 상승 폭은 매우 가파를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