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대만 연봉 톱 직장이지만… 주7일 근무·야근 일상에 이직자 속출대만 내 경쟁사 미디어텍, TSMC 대비 높은 워라밸 앞세워 인재 영입삼성-SK 상황과 닮은꼴… 반도체 인재전쟁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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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등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TSMC에 이어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회사인 미디어텍이 대만 반도체 투톱으로 떠오르면서 물 밑에서 인력 쟁탈전이 한창이다. 국내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인재 확보전을 펼치는 것과 유사한 상황이 펼쳐지고 있는 셈이다.27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대만에서 세계 최대 파운드리 기업인 TSMC에 이어 팹리스 기업인 미디어텍이 급부상하면서 이 두 기업 간에 반도체 인재 확보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무엇보다 대만에서 의사보다 높은 연봉을 받는 것으로 알려진 TSMC 엔지니어들이 미디어텍으로 옮기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미디어텍은 스마트폰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를 전문으로 설계하는 기업인데, 코로나19 팬데믹을 전후로 기존 모바일 AP 강자인 퀄컴을 제치고 글로벌 1위를 꿰차면서 대만 내에서도 위상이 급격히 올라갔다.팬데믹 동안 TSMC 엔지니어들의 몸값도 그만큼 높아졌지만 미디어텍의 부상으로 엔지니어들의 선택지가 하나 늘어나며 이직 사례가 나오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특히 TSMC에 근무하는 2030세대 직원들을 중심으로 이직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대표적인 이직 이유로 꼽는 것이 다름 아닌 '워라밸(워크 라이프 밸런스)'이다. TSMC가 대만에서 가장 알아주는 최고의 직장이긴 하지만 엄청난 업무 강도에 야근과 주 7일 근무도 일상인 문화라는 점이 근무자들 사이에선 꾸준히 불만으로 제기됐던 상황이다.미디어텍이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면서 인재 영입에 사활을 걸고 있다는 점도 대만 채용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TSMC에서 미디어텍으로 이직하는 상당수 엔지니어들이 TSMC 보다 높은 연봉을 제의받은 것으로 알려져 인재에 투자하겠다는 미디어텍의 의지도 엿보인다.지난해 뉴욕타임스의 분석에 따르면 TSMC의 석사급 연구원 초봉은 6만 5000달러(약 8600만 원)로 대만 반도체업계 평균 초봉(약 3000만 원)보다 2~3배 높다. 팬데믹 동안 TSMC가 매해 20% 이상 연봉을 인상한 결과다.여기에 미디어텍이 추가 인상을 반영한 연봉을 제시하면서 양사 간의 인재 쟁탈전 막이 오른 것으로 보인다. 미디어텍은 TSMC보다 높은 연봉에 훨씬 더 나은 워라밸을 제시하면서 대만 엔지니어 채용 시장에 새로운 메기 역할을 하게 됐다는 평가다.이 같은 대만의 상황은 국내 반도체업계와 상당히 유사하다. 국내에서도 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더 나은 연봉과 복지를 제시하며 인력 확보전에 나선지 오래다.대만에서와 마찬가지로 후발주자인 SK하이닉스가 HBM(고대역폭메모리)으로 성장가도를 달리면서 독보적인 메모리 시장 1위인 삼성전자의 인재를 속속 흡수하고 있다는 점이 특히 비슷한 대목이다. SK하이닉스는 삼성으로의 인재 유출을 막기 위해 연봉 수준을 맞추고 복지를 대폭 확대하는 작업에 더불어 반도체업계에서 가장 이슈가 되는 성과급 제도 투명화를 통해 업계 종사자들의 많은 지지를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