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한국은행 공동 심포지엄 폐회사과열된 입시경쟁→수도권 집중‧부동산 급등 악순환 초래서울대생 32% 서울 출신, 지역별 학령인구 비율로 대입 선발 필요
  • ▲ 이창용 한은 총재ⓒ한국은행
    ▲ 이창용 한은 총재ⓒ한국은행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27일 “집값 안정을 위해서는 한은이 금리를 조정하는 것보다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등 상위권 대학이 대입 지역별 비례선발제를 실시하는 게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 총재는 이날 오후 서울대 우석경제관에서 '지역균형발전 정책과 교육 정책의 패러다임 변화·행정제도 및 입시제도 개편을 중심으로' 주제로 열린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한국은행 공동 심포지엄' 폐회식에서 집값 안정을 위해 “대학 교수님들이 결단해달라”며 이같이 촉구했다. 

    이 총재는 "교육열에서 파생된 끝없는 수요가 강남 부동산 불패의 신화를 고착시킨다"면서 "입시경쟁이 치열해지다보니 자녀가 학교에 갈 나이가 되면 서울로, 그리고 강남으로, 주택 구입이 어려우면 전세로라도 진입하고 한다"고 지적했다. 지나친 입시 경쟁이 수도권 집중과 부동산 문제를 야기한다는 의미다. 

    그러면서 "이런 초과수요가 지속되는 상황에서는 아무리 보유세 등 세제나 다른 정책수단으로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려 해도 집주인이 전세값을 인상해 전가하면 그만이니 해결이 쉽지 않다"며 부동산 문제 해결에 어려움을 호소했다.

    한은이 27일 발간한 '입시경쟁 과열로 인한 사회문제와 대응방안' BOK이슈노트에서도 입시 경쟁 과열이 사교육 부담과 교육 기회 불평등 심화, 사회역동성 저하, 저출산 및 수도권 인구집중 등 우리나라의 구조적 사회문제를 유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7년부터 2023년까지 고교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연간 4.4% 증가했고, 사교육비를 포함한 교육비는 지난해 가계소비 지출의 22.5%를 차지했다. 서울 지역 저소득층의 소득 대비 1인당 사교육비 비율은 27%를 넘어 2명 이상의 자녀를 키우기에는 큰 경제적 부담을 안고 있다.

    보고서는 대학 입시의 지역 편중으로 사교육 환경이 우수한 지역에 거주하려는 선호로도 이어져 수도권 인구집중과 서울 주택가격 상승을 유발한다고도 분석했다. 아울러 교육열은 또한 교육‧양육비용을 증가시켜 젊은 세대가 출산과 결혼을 늦추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도 짚었다.

    특히 주요 상위권대에서 서울 출신 학생 비중이 지나치게 높다는 점에서 지역적 다양성을 부족하게 한다는 단점도 언급했다.

    이 총재는 "서울대에 입학한 학생 중에서 서울 출신 비율은 32%로 서울의 학령인구 비율인 16%보다 두배 높고, 강남 3구의 경우 3배에 달한다"며 "동질적인 학생들이 몰리는 것보다 다양성을 도모하는 것이 부의 대물림을 완화하고 능력에 따른 학생 선발이라는 관점에서도 낫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 한은이 제안한 지역별 비례선발제는 지역별 고등학교 3학년 학령인구 수에 비례해 신입생을 뽑는 방식이다. 

    2025년 서울대 입학정원인 3522명에 작년 말 지역별 만 17세 인구 비중을 적용하면 서울은 16.1%인 약 567명, 부산은 5.5%인 193명, 광주는 3.2%인 113명을 뽑아야 한다. 한은은 정확한 비율을 맞추기 어렵기 때문에 입학 정원의 0.7~1.3배 등 대학이 비율을 자율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한은은 지역별 비례선발제 도입시 사회경제적 배경의 입시 영향 축소를 통한 잃어버린 인재 현상 완화와 대학 내 다양성 확대를 통한 교육적 이점 강화, 입시경쟁 과열에 따른 사회문제 완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