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 업계, 유료멤버십 경쟁 속에서 롯데온-11번가만 ‘차분’롯데온 일반 회원 혜택 강화 중11번가, SK텔레콤의 외면 속 ‘우주패스’ 경쟁사 G마켓과 손잡아
  • 최근 쿠팡의 유료멤버십 ‘와우멤버십’ 가격 인상으로 인해 이른바 ‘탈팡’ 수요를 잡기 위한 이커머스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유독 소외된 곳이 있다. 롯데온과 11번가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기존 유료회원제 강화는커녕 아예 경쟁에도 뛰어들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유료멤버십에 대한 이커머스 플랫폼 사이 전략 차이가 커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이커머스 시장에서는 유료멤버십 강화 경쟁이 한창이다. 

    G마켓, 옥션을 운영하는 지마켓은 유료멤버십인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의 신규 가입자에 대해 9월까지 배송비를 최대 6만원 지원하는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배송비를 스마일캐시로 돌려주는 것. 기존 3만원에 달하는 연회비도 4900원으로 84% 할인하는 동시에 1년 무료 연장도 진행하고 있다. 

    SSG닷컴도 지난달 선보인 신규 유료멤버십 ‘신세계유니버스 쓱배송클럽’의 프로모션이 진행되고 있다. 기존 연회비 3만원을 1만원으로 낮추고 장보기 지원금 1만5000원을 지급하는 행사가 한창이다.

    컬리 역시 유료멤버십 ‘컬리멤버스’도 지난달 개편을 통해 대대적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하지만 이런 이커머스 플렛폼의 경쟁 속에서도 유독 차분한 곳이 있다. 롯데온과 11번가가 그곳이다.

    롯데온은 유료멤버십 ‘롯데오너스’의 프로모션은 커녕 별 다른 존재감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매월 진행하던 추가 혜택도 이달 들어서는 인터넷면세점 할인 정도에 그치고 있다. 경쟁사의 유료멤버십 프로모션을 고려하면 사실상 유인책도 마케팅도 이뤄지지 않는 셈이다.

    여기에는 롯데온의 전략 변화가 자리하고 있다.

    롯데온의 실적은 여전히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인데, 매출 감소마저 피하지 못하고 있다. 롯데온은 지난 2분기 기준 매출이 278억원으로 전년 대비 23.3% 감소했다. 수익성 개선을 위한 체질 개선 작업이 한창인 상황에서 ‘롯데오너스’에 대한 과감한 프로모션에 나서기 쉽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여기에는 유료멤버십보다 보다 많은 회원에게 혜택을 제공하면서 고객 규모를 키워가겠다는 전략적 전환도 유효했다.

    롯데온 관계자는 “최근 익일 무료배송 상품 수를 크게 확대하고 당일배송 서비스도 검토하는 등 유료멤버십에 가입하지 않고도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현재는 유료멤버십 전략에 무게를 두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11번가는 조금 다른 이유다. 11번가는 지난 2021년 계열사인 SK텔레콤에서 유료멤버십 ‘T우주’를 통해 11번가 혜택을 담은 유료멤버십 ‘우주패스’를 선보였는데, 최근에는 그야말로 찬밥이 됐다.

    SK텔레콤에서 11번가의 경쟁사인 G마켓과 손잡기로 했기 때문. 양사는 내달 쇼핑 혜택을 담은 새로운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SK텔레콤이 계열사인 11번가의 경쟁사와 손 잡은 이유에 대해서는 다양한 해석이 나오지만 가장 유력한 것은 11번가의 매각이 기정사실화 됐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11번가는 모회사인 SK스퀘어가 재무적투자자(FI)에게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기로 하면서 강제매각될 처지다. 결국 SK텔레콤에서 매각이 예정된 11번가 대신 경쟁사를 택한 셈이다.

    결국 11번가도 유료멤버십 대신 무료 멤버십을 확대하는 전략으로 전환 중이다. 11번가는 뷰티라운지 무료 멤버십 등을 론칭하면서 고객층을 확대하고 있다.

    결국 이유는 각기 다르지만 이커머스 업계의 멤버십 전략이 엇갈린 셈이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유료멤버십 자체는 수익을 내지 못하지만 충성도 높은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락인(Lock-in) 효과에 대한 기대로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는 중”이라며 “일부 사업자가 이 경쟁에서 이탈해 무료 멤버십에 집중하는 것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는 더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