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꽁얼어붙은 지방 청약시장…'완판율 25%'내달 지방에 1만4856가구 풀려…공급폭탄 '정부규제'로 지방 부동산시장 시름 깊어져
  • 내달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시행을 앞둔 가운데 지방 주택시장을 중심으로 한 미분양적체 현상이 보다 심화할 전망이다. 

    29일 청약홈을 분석한 결과 이달까지 지방에 분양된 단지는 수도권을 제외하고 총 103곳으로 조사됐다. 이중에서 완판을 기록한 단지는 26곳(25.2%)에 불과했다. 

    지역별 공급단지수를 보면 △강원 8곳 △경남 7곳 △경북 4곳 △광주 15곳 △대구 6곳△대전 11곳 △부산 17곳 △울산 8곳 △전남 6곳 △전북 7곳 △제주 1곳 △충남 9곳 △충북 4곳이다. 

    광주와 제주에서는 완판단지가 없었으며 강원‧경남‧울산 등은 각 1곳씩 나왔다. 그나마 완판율이 높은곳은 충남으로 9곳단지중 5곳(55.5%)이 완판됐다. 

    지방 청약시장이 부진한 만큼 미분양물량도 쌓이고 있는 실정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6월기준 전국 미분양주택은 7만4037가구로 이중 악성으로 분류되는 준공후미분양은 1만4856가구에 달했다. 이가운데 지방물량은 5만8986가구(79.7%)였으며 악성미분양도 1만1965가구(80.5%)로 집계됐다.  

    이런 가운데 9월 전국 입주물량 2만3438가구 가운데 1만3709가구(58.4%)가 지방에 공급돼 미분양적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수도권에서 거래량과 집값이 치솟는 것과 달리 지방 주택시장은 아직 얼어붙어 있는 탓이다.  

    이는 아파트 매매가격에서도 엿볼수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19일까지 주간아파트 매매가격 누적변동률은 서울은 2.67%, 수도권 0.82% 오른 반면 같은기간 지방은 1.26% 하락했다. 

    더불어 서울아파트값은 2021년 최고가대비 평균 90%이상을 회복했지만 지방은 최근 가격수준이 이전최고가의 75~85% 수준에 머물렀다. 

  • 이런 상황에서 내달 2단계 스트레스DSR이 시행돼 대출한도가 줄어들게 됐다. 여기에 규제효과가 떨어질 경우 주택담보대출비율(LTV) 강화를 비롯 스트레스 DSR 3단계 조기시행 등이 추가적으로 나올 가능성도 있다. 

    업계는 지방 부동산시장 침체가 더 심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광주지역 J공인 관계자는 "지금까지 부동산시장 흐름을 보면 서울 등 수도권에서 회복세가 살아나면 지방까지 어이졌다. 하지만 정부가 서울 집값 상승세를 누르겠다고 대출규제를 하면서 그 맥이 딱 끊기게 된 상황"이라며 "가뜩이나 거래가 없는데 앞으로는 더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정부는 지방 미분양해소를 위해 다양한 지원책을 내놓았다. 대표적으로  △지방 미분양 CR리츠 △지방준공 전 미분양 PF 보증지원 △지방 준공후 미분양 세부담 등이다. 

    하지만 가시적인 효과를 기대하긴 어려워보인다. 

    CR리츠는 부동산투자회사(리츠)가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집해 미분양주택을 매입‧운영함으로써 미분양 리스크를 해소하는 것이다. 정부는 CR리츠가 미분양을 임대운영하는 동안 사업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취득세‧종부세 등 세제지원을 제공하기로 했다. 

    더불어 지방미분양으로 애로사항이 있는 주택사업자들을 위해 HUG가 미분양 PF대출 보증한도를 한시 확대하기로 했다. HUG의 미분양 PF 보증한도를 전용면적 구분 없이 최대 70%까지 지원한다. 시공사별 최대 미분양 PF 대출보증한도도 한시적으로 늘린다.

    지방 준공후 미분양에 대한 세부담도 경감하기로 했다. 지방에서 준공후 미분양 주택을 임대주택으로 활용하면 건설사업자의 원시취득세를 최대 50% 감면해준다. 또한 지방의 준공후 미분양을 최초 구입하는 경우 양도세‧종부세 및 1가구1주택 특례도 적용하기로 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지방사업장의 경우 수도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사업성이 좋지 않은 곳이 많고 미분양의 경우 사업성이 좋지 않은 지역에서 다수 발생했다"면서 "같은 지방이라도 지역에 따라 CR리츠 효과를 볼 수 있는 지역이 상이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