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커머스, 유해물질 상품 논란… 8개 중 1개서 검출올해 중국 직구 규모 사상 최대 경신 전망불법·위법 직구 상품 2년 새 두 배로 ‘99%가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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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만족도를 최우선 가치로 생각하며 다양한 서비스 개선과 함께 선제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지난 7월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 코리아 대표의 말이다. 하지만 이 말이 현실화되는 것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직구로 구매한 상품에 대한 안전성 논란이 곳곳에서 터져나오고 있기 때문이다.올해 중국 직구 규모는 사상 최대 규모를 경신할 전망이지만 각종 논란 속에서 신뢰에 대한 위기도 커져가고 있다.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C커머스를 통해 구매한 제품의 유해성에 대한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가장 직접적인 문제는 유해물질이다. 서울시는 지난 4월부터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 등 국내 시험 기관 3곳과 협업해 C커머스를 통해 판매량이 많은 상품에 대한 유해성 검사를 진행 중인데 여기에서 상당수 상품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유해물질이 검출되고 있다.범위도 다채롭다. 어린이 자전거부터 인라인스케이트, 신발, 안경, 모자, 냄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품목에서 유해물질이 발견됐다. 서울시가 최근까지 조사한 상품 784개 중 유해성을 확인한 제품은 98개에 달한다. C커머스에서 구매한 8개 제품 중 하나는 유해물질 범벅이라는 얘기다.서울시는 유해물질이 검출된 상품에 대한 판매 중지 공문을 C커머스 업체에 접수하고 있지만 판매 목록에 제외되더라도 상표만 바꾸거나 비슷한 다른 제품이 다시 온라인 판매에 올라오고 있다. 근본적 대책이 전혀 이뤄지지 않는 것이다.문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C커머스의 매출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 직구 금액만 15억7100만달러(한화 2조1000억원)로 전년 대비 55.5% 증가했다. 이같은 성장세가 이어질 경우 올해 중국 직구 규모는 5조원에 달하리라는 전망까지 나온다.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워낙 저렴하게 판매하는 탓에 사보고 아니면 버리겠다는 생각으로 C커머스를 이용하는 소비자가 많은데, 이 과정에서 유해물질에 대한 피해 우려도 크다”며 “국내 이커머스 사업자였다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물론 C커머스의 개선 움직임이 없는 것은 아니다. 알리는 최근 올해 가품 환불 차리기간을 4.2일로 전년 동기보다 2일 이상 단축하고 지적 재산권 보호 범위를 확대해 8500개 이상의 브랜드를 보호했다고 설명하고 있다.문제는 여전하다.
관세청에 따르면 불법·위해 물품으로 적발된 건수는 지난 2021년 3만9369건에서 지난해 7만5336건으로 91% 증가했다. 올해도 6월 기준 불법·위해 물품 적발 건수는 3만5939건으로 지난해 절반 수준에 육박하고 있다. 2년 사이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것. 이중 99%가 중국에서 들여온 물품이었다. 정부가 뒤늦게 알리·테무와 자율안전협약을 체결하고 모니터링 강화에 나지만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유통업계 관계자는 “C커머스가 국내에서 빠르게 성장하는 반면 서비스나 유해성, 가품 등에 대한 조치가 크게 못 미치고 있다”며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가 없다면 C커머스의 문제는 우리 사회 문제로 대두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