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원·달러 환율 1470원대로 급등원·달러 환율 1500원에 도달 우려 팽배 기업들 대책회의, 순환휴가 검토 목소리도 나와
  • ▲ 3일 서울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연합뉴스
    ▲ 3일 서울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연합뉴스
    트럼프발(發) 관세 전쟁과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넘어설 우려가 커지면서 국내 패션업계가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할 준비를 하고 있다. 한 대형 패션기업은 최근 대책회의를 열고, 환율이 1500원을 넘을 경우 순환휴가를 시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해당 기업은 고환율 상황이 지속될 경우 인건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순환휴가를 도입할 방침이다. 이는 직원들의 고용을 유지하면서도 회사의 재정적 부담을 최소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 회사 관계자는 “고환율 변수에 위기감이 있다”며 “1500원 이상의 환율이 장기화될 경우 비상경영에 돌입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관세가 현실화되면서 3일 원·달러 환율이 1470원대로 급등한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현지 시각) 국제비상경제권법(IEEPA)에 따라 멕시코와 캐나다에 최대 25%의 관세를, 중국에는 10% 관세를 각각 추가해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패션업계는 주요 원부자재를 해외에서 수입하는 경우가 많아 환율 상승에 따른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통상 원자재 재고를 몇개월치 보유하지만, 고환율이 길게 지속되면 비용 부담이 커진다. 이에 따라 효율적인  원부자재 확보에 적극 대처하고 있지만 고환율의 영향에서 완전히 자유롭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패션업계뿐만 아니라 뷰티업계 역시 환율 급등에 따른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화장품 원료 등의 상당 부분이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환율 상승은 제품 원가 상승으로 직결된다.

    이에 따라 일부 브랜드는 가격 인상 가능성을 검토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1500원 이상의 환율이 장기화될 경우 제품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뷰티업계 관계자는 “지속적인 고환율 기조 유지 시 제품 전반에 걸친 원가 상승 압박이 지속돼 손익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에,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사업에 미칠 영향을 가늠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는 고환율로 수입 원재료 매입 가격이 올라가는 상황이 지속되면 원가율 상승을 고려해 올해 사업계획을 조정해야 하는 상황도 고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의 국제 관세 문제 및 환율 관련 상황 변화를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있다"며 "고환율 장기화를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금융연구원이 발표한 '최근 원·달러 환율 동향과 정책적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정치적 불확실성이 확대·지속되면 원·달러 환율이 빠르게 상승하고 변동성도 높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