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신한지주 등 금융주, 코스피 3개월 새 하락 불구 주가 상승실적·주주환원 호재 반영…'코리아 밸류업 지수' 발표 모멘텀 기대미국 금리 인하 기대 및 달러 약세 전망…원화 강세 수혜주 꼽혀
  • 정부가 이달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지수 발표를 앞둔 가운데 수혜주로 꼽히는 금융주가 연일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미국의 9월 금리 인하가 가시화되고 원화가 강세를 이어가며 금융주에 매수세가 몰리는 모습이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10개 은행주로 구성된 'KRX 은행' 지수는 지난 6월 4일부터 전일까지 약 3개월간 11.4% 올랐다. 같은 기간 은행과 보험, 증권업종 우량기업들을 담은 'KRX 300' 금융 지수 또한 12.6% 상승했다. 

    이는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0.7% 오른 것과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지난달 시장에 큰 충격을 줬던 '블랙 먼데이'를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금융주들은 대체로 선방한 모습을 보였다는 평가다. 

    특히 기관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돋보였다. 최근 3개월간 기관은 신한지주(3659억 원), 메리츠금융지주(2393억 원), 하나금융지주(2073억 원), KB금융(1080억 원) 등을 사들이며 금융주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금융주에는 안정적인 실적과 낮은 주가순자산비율(PBR) 매력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주주환원 강화 기대감도 한층 올라갔다. 이날까지 밸류업 계획을 예고하거나 발표한 기업들 가운데 금융권 기업이 절반가량을 차지한 만큼 밸류업 공시가 금융주를 중심으로 이뤄지면서 주가 상승을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현재 키움증권, 우리금융지주, 메리츠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등이 밸류업 계획을 공시한 상황이다.

    조아해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금융주들의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들은 여전히 진행 중"이라며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 하반기 중 진행될 밸류업 프로그램 등 고려 시, 금융주들의 밸류에이션 정상화는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와 금융당국이 밸류업 관련 지수 발표를 앞두고 있다는 점도 금융주 주가 모멘텀에 힘을 싣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실제 거래소는 업계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개발한 '코리아 밸류업 지수'를 이달 중 발표할 계획이다. 해당 지수는 정부가 추진 중인 밸류업 정책의 일환으로, 기업가치 성장이 예상되는 상장기업들로 구성된다. 시장에서는 밸류업 지수에 금융주가 대거 포함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가 가시권에 들어오고, 원화가 강세를 이어가는 점도 금융주의 추세적 반등을 기대할 수 있는 요소로 꼽힌다. 통상 외화로 자금을 많이 조달하는 금융주는 원화 강세의 수혜주로 거론된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현 환율은 6월 말 대비 약 49원 하락한 상황으로, 다른 여건이 같다면 현재의 환율만으로도 은행들은 3분기 중 보통주자본비율(CET 1)이 약 15bp 상승할 것"이라며 "자본 비율이 개선되면 주주 환원율 확대가 더욱 수월해져 밸류업 모멘텀을 상승시킨다"라고 설명했다.

    최 연구원은 이어 "파월 미 연준의장이 정책 전환을 공식화하고, 빅컷(50bp 금리 인하)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1300원 이하로 하락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신흥국에 투자하는 달러 캐리 트레이드가 확산하거나 해리스 대선 후보 지지율이 올라갈 경우 달러 약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내다봤다.

    그는 "과거에도 은행주는 원·달러 하락기에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되며 주가가 초과 상승하는 경향을 보여 왔다"라며 "이번에는 환율 하락이 CET 1 비율 개선에 따른 밸류업 모멘텀까지 부각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파급효과가 과거보다 더 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