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람회에 구름 인파젠지-알파세대 한국 AI가전에 관심10년씩 쓰던 가전 소비 변화 조짐저가 공세 중국산과의 '초격차' 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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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안에 두고 쓰는 가전제품은 좀처럼 교체하지 않는 편이다. 내놓고 쓰는 물건이 아니다 보니 유행과는 거리가 멀고, 그러다 보면 고장이 나지 않는 이상 수요는 한정될 수 밖에 없다.글로벌 대표 가전기업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가진 딜레마 중에 딜레마다.좀처럼 바꾸지 않는 소비 행태는 보수적인 유럽에서는 더 강하게 작용한다. TV나 냉장고, 세탁기 등 필수 가전제품은 10년이 지나도 바꾸지 않는 게 일반적이다. 그 중에서도 독일은 프랑스나 영국과 비교해도 그 정도가 심하다고 한다.베를린에서 매년 열리는 가전 박람회 IFA가 100년을 이어오는 동안 유럽 최고 전시회로 거듭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까다로운 독일 소비자들의 교체 욕구를 자극할 만큼 기업들은 혁신적인 가전제품을 내놔야 하기 때문이다.6일부터 열린 IFA 2024에서는 이러한 유럽 소비자들이 서서히 지갑을 열기 시작했다는 시그널이 감지되는 자리였다. 젊은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인공지능(AI) 가전에 열광하고 있다는 분위기가 느껴질 정도였다.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젠지나 알파 세대가 성장하면 가전을 이해하고 바꾸는 데 빠르게 갈 거라고 본다"며 "지금 피처폰 쓰는 사람 없고 예전엔 스마트폰 쓰려면 공부해야 했지만, 이제는 다 알게 됐듯이 연결된 경험을 충분히 인식하는 시장이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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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리어댑터가 모이는 IFA 2024 현장에서만 그치는 변화의 바람은 분명 아니었다. 8일(현지시간) 베를린 가전매장 자툰(Saturn)에는 주말을 맞아 가전제품을 구경 나온 사람들이 가득했다.유럽 소비자들은 통돌이 세탁기나 상냉장 하냉동(일반형) 냉장고 비율이 절반을 넘어갈 정도지만, 냉장고에 붙은 디스플레이에 등장한 AI 쉐프가 레시피를 가르쳐주는 모습에 대단히 크게 반응했다.현지 가전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에 양문형 냉장고가 유행하고 대세가 됐을 때도 유럽에는 별다른 반향을 끌지 못했던 게 사실"이라며 "양문형이 일반형에 비해 어떤 베네핏(이점)이 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었다"고 했다.기후변화에 예민한 유럽인의 성향도 가전수요를 자극하는 요소다. 전력효율이나 넷제로를 따지는 사람들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어서다. 에어컨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살아왔던 베를린 시민들은 최근 30℃가 넘는 폭염을 난생 처음 겪고 있다. 하지만 비싼 전기료를 감당하지 못하고 온열질환으로 사망하는 사고가 빗발치면서 저전력·고효율 가전제품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다만 저가공세로 밀고 오는 중국 제품을 따돌려야 하는 것은 숙제로 남겨져 있다. IFA 2024 현장에 몰린 인파만 봐도 TLC, 하이센스 등 중국 기업 부스가 삼성전자나 LG전자 부스에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배터리를 활용하는 소형 청소기나 모빌리티 제품들은 한국 제품을 앞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조주완 LG전자 대표는 현지 기자간담회에서 "중국 가전기업들은 정말 무서워 해야 할 대상"이라며 "성능과 가격 모두를 만족하는 가성비 있는 프리미엄 전략을 가져가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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