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노갤러리아, 출범 1년만에 유상증자… 작년 1.9억원 영업손비노에이치, 쉐이퍼 빈야드도 줄줄이 지난해 적자 이어가코로나19 반짝이던 와인붐, 빠르게 식어가는 중
  • ▲ 와인전문점의 모습.ⓒ뉴데일리DB
    ▲ 와인전문점의 모습.ⓒ뉴데일리DB
    유통업계가 코로나19 이후 급성장한 와인시장을 겨냥해 출범한 계열사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최근 와인시장이 전반적인 침체를 겪으면서 수익성에도 악영향을 받는 모양새다. 향후에도 와인 계열사들의 부진은 꾸준한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1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와인사업에 진출한 유통사 중에서 수익을 내는 곳은 전무하다. 일부는 추가 자본조달까지 나서는 중이다.

    한화갤러리아의 와인 자회사 비노갤러리아는 지난 3일 3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와인 사업 진출을 위해 신규 법인을 출범한 지 약 1년 만의 추가 투자다.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사업확장을 위한 투자”라고 설명했지만 재무 확충의 성격도 있다. 지난해 비노갤러리아의 첫해 실적은 매출 4억4000만원에 영업손실 1억9000만원을 기록하면서 적자를 면치 못했다. 

    이런 분위기는 다른 곳도 비슷하다. 지난 2022년 설립된 현대백화점의 자회사 비노에이치 역시 지난해 매출 39억원에 영업손실 2억6000만원을 기록했다. 전년의 영업손실 700만원보다 대폭 확대된 수준이다. 첫 대표이사로 발탁됐던 송기범 소믈리에는 올해 회사를 떠났다. 

    앞선 와인수입사와 상황은 다르지만 지난 2022년 신세계그룹이 인수했던 미국 나파벨리의 와이너리 쉐이퍼 빈야드 역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쉐이퍼 빈야드의 중간지배기업인 스타필드 프라퍼티스(Starfield Properties)는 지난해 매출 388억원에 순손실 22억원으로 적자를 이어갔다. 전년의 순손실 130억원 보다는 크게 개선됐지만 총포괄손실은 92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이런 와인사업의 부진은 코로나19로 급성장한 와인 시장이 최근 소비침체로 인해 급격하게 쪼그라들고 있다는 점이 주효했다. 주류 시장 전반의 소비 위축이 가시화되면서 와인 붐도 식어가는 것. 

    관세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와인 수입량은 5만6542톤으로 전년 대비 20.4% 감소했다. 와인 시장만 보면 약사상 최대 폭의 감소다. 올해 분위기는 더 나빠졌다. 올해 상반기 와인 수입량은 2만4461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9% 감소했다. 

    쉐이퍼 빈야드의 실적 감소도 미국 와인시장의 수요 감소와 무관치 않다. 실리콘 밸리 은행에서 최근 발표한 2024년 와인 산업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내 와인 판매량은 3년 째 감소하고 있다. 

    유통업계에서는 코로나19로 비롯된 와인업계의 급격한 성장을 너무 낙관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작 사업이 본격화되는 시기에 고물가, 고금리에 따른 수요감소에 직격탄을 맞게 됐기 때문이다. 

    유통업계 와인 전문가는 “초고가 프리미엄 와인은 소수 구매 계층으로 타겟이 견고히 유지되다보니 수요에 큰 변화는 없이 유지되고 있다”면서도 “다만 대중적인 가격대의 와인은 경제 상황에 영향을 받는 소비층이 많아서 수요가 줄어들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