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DS 전망치 6.5조SK하이닉스 6조~7조 예상… '역전' 가능성도기대했던 범용 D램 부진 직격탄
  • ▲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클린룸 전경 ⓒ삼성전자
    ▲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클린룸 전경 ⓒ삼성전자
    HBM(고대역폭메모리)에서 승기를 잡은 SK하이닉스가 올 3분기에 삼성전자 반도체(DS)사업 영업이익을 넘어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예상보다 부진한 수요에 가격도 다시 하락세로 돌아선 범용 D램 영향으로 양사 모두 실적 눈높이를 낮추고 있는 가운데 삼성이 SK하이닉스보다 타격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10일 반도체업계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 3분기에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 DS부문 영업이익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

    증권가에서 내놓는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7조 원을 밑돈다. 6조 5000억 원 안팎의 이익을 내는데 그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렇게 되면 6조 4500억 원을 기록한 2분기와 비슷한 성적을 올리는 셈이다.

    당초 시장에선 메모리 반도체 호황이 본격화되면서 올해 상반기보단 하반기에 실적이 집중될 것이란 관측이 있었다.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 반도체 사업에서만 14조 87000억 원 적자를 기록했던 암흑기를 지나 AI(인공지능)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며 빠르게 실적 회복에 나설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컸다.

    하지만 상반기 순항하고 있던 D램 시장 분위기가 IT 수요 부진 벽에 부딪히면서 당장 3분기부터 변화가 감지되는 상황이다. 증권사들도 이를 반영해 상반기 대비 실적 눈높이를 최대 30% 가까이 낮추면서 상황을 예의주시 하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3분기 스마트폰과 PC 판매 부진으로 메모리 모듈업체들의 재고가 12~16주로 증가하면서 하반기 메모리 출하량과 가격 상승이 기대치를 하회할 것"이라고 평했다.

    범용 D램 생산능력(CAPA)을 줄이고 이를 상당수 HBM 등 고부가 제품으로 돌리면서 공급이 조절되고 고객사들이 D램 비축에 나서면서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흔들린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달 D램 고정거래가격은 전월보다 2.38% 감소하며 4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통상 분기 단위로 공급계약을 맺는 D램 특성을 고려하면 IT 기기 제조사들이 예상보다 부진한 판매량에 주문을 줄이면서 가격이 다시 하락 전환한 것이란 분석에 힘이 실린다.

    이 같은 상황은 SK하이닉스도 마찬가지지만 삼성보단 타격이 적을 수 밖에 없다는게 업계의 평가다. 증권가에서 예상하는 SK하이닉스의 3분기 영업이익 규모는 7조 원을 웃도는 수준으로, 분기 기준으로 삼성을 넘어설 확률이 높아졌다.

    일부 증권사에선 SK하이닉스도 3분기에 예상보다 부진한 수요로 6조 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할 가능성도 거론하고 있다. 실적 눈높이를 낮춘 것은 삼성전자와 마찬가지지만 상대적으론 타격이 덜할 것이라는 전제 아래 10% 미만 수준에서 조정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예상 밖의 D램 사업 부진으로 삼성 내부적으로도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파운드리나 시스템LSI 사업의 경우 이미 실적이나 성과에 대한 우려가 있어왔지만 메모리 사업 마저 안심할 수 없는 처지에 놓였다는 자평도 나온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3분기가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미 삼성이 SK하이닉스에 뒤졌다고 예상하는 말들이 돈다"며 "삼성의 캐파를 감안하면 파운드리, 시스템LSI 보다 메모리 사업이 더 위기일 수 있다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