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회장 취임 후 첫 정기인사… 높아지는 긴장감회장 취임 후 인사제도 정비, 임원 보상부터 KPI까지 강도 높은 쇄신… 수시인사로 대표 경질, 교체 이뤄져
  • ▲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신세계그룹
    ▲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신세계그룹
    아직 폭염이 계속되는 9월이지만 신세계그룹 안팎에서는 정기인사를 두고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신세계그룹이 지난해 이례적인 9월 인사를 단행하면서 정기인사의 계절을 크게 앞당겼기 때문이다. 

    올해 신세계그룹 정기인사는 10월이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지만 긴장감은 여전하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의 승진 후 첫 인사라는 점에서 올해 정기인사는 향후 신세계그룹의 방향성을 보여줄 전망이다.

    1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해 신세계그룹 정기인사는 10월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지난해 이례적인 9월 인사를 제외하면 신세계그룹의 인사는 통상 10월에 이뤄져왔다. 지난해 신세계그룹 전반의 위기를 고려해 인사 시기를 앞당긴 것을 고려하면 사실상 제자리를 찾는 셈이다.

    다만, 신세계그룹 안팎의 긴장감은 어느 때보다 높다. 그도 그럴 것이 올해 정기인사는 정 회장이 취임 후 처음으로 단행하는 인사다. 그동안 정 회장은 '신상필벌', '쇄신' 등을 강조해왔다. 

    그는 지난해 11월 가진 전략실 회의에서 “인재 확보를 포함한 ‘인사’는 각 그룹 계열사의 성패를 좌우할 수 있을 정도의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며 “정확한 인사 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실제 정 회장이 취임한 뒤 신세계그룹은 인사 제도 개혁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전반적인 KPI(핵심성과지표) 정비에 나섰다. 정 회장은 이 TF에서 수시로 보고를 받으면서 인사제도 개편을 주도한 것으로 전해진다. 

    신세계그룹은 이 과정에서 KPI는 성과 측정의 정성적인 요소를 최대한 배제하고 정량적인 지표를 중심으로 조직 또는 개인의 성과를 계량화했다. 임원의 KPI도 직책 중심에서 직위 중심으로 바뀌고 성과급 체계도 정교하게 정비됐다.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치거나 경영상 오류가 발생하면 임기와 상관 경질하는 수시인사 제도도 활성화됐다. 

    지난 4월 정두영 신세계건설 대표와 영업담당 임원의 경질이 대표적이다.

    당시 신세계그룹은 이례적으로 ‘경질’이라는 표현을 쓸 정도로 쇄신 의지를 나타낸 바 있다. 이어 지난 6월에는 지마켓·SSG닷컴 대표가 동시에 교체됐다. 이번 인사로 정형권 전 알리바바코리아 총괄과 최훈학 SSG닷컴 영업본부장(전무)이 각각 지마켓, SSG닷컴 대표로 발탁됐다.

    사장급 인사가 수시로 이뤄진 탓에 이번 정기인사 규모가 제한적이리라는 전망도 많다. 지난해 신세계그룹 사장단 40%가 교체되는 대규모 인사가 이뤄졌다는 점도 여기에 힘을 싣는다. 이마트와 신세계, 전략실을 비롯한 주요 계열사의 대표이사가 지난해 모두 교체됐다.

    그럼에도 올해 정기인사가 향후 정 회장이 어떻게 신세계그룹을 이끌어갈지에 대한 이정표가 되리라는 전망은 여전히 유효하다. 새로운 인사제도가 그룹 전반 인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전포인트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신세계그룹은 올해 정 회장의 승진을 비롯해 대규모 사장단 교체부터 전략실의 개편 등 많은 변화를 겪어왔다”며 “정 회장의 첫 인사인 만큼 향후 신세계그룹의 전략과 방향성을 보여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