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비방 두고 간호협회는 '무대응' … 시민단체서 경찰 고발직역갈등 확산 일단락됐지만 시각차 여전빅5병원 중심으로 신규간호사 채용 시작전공의 이탈 후 경영난 탓 모집 중단했으나 재개선진국 수준 1:5 간호사 배치 요구도
  • ▲ 박용언 대한의사협회(의협) 부회장이 지난 20일 SNS에 올린 저격 글. 현재 해당 게시물은 삭제된 상태다. ⓒ박용언 부회장 SNS 갈무리
    ▲ 박용언 대한의사협회(의협) 부회장이 지난 20일 SNS에 올린 저격 글. 현재 해당 게시물은 삭제된 상태다. ⓒ박용언 부회장 SNS 갈무리
    박용언 대한의사협회(의협) 부회장이 지난 20일 간호법 공포에 환영 입장을 낸 대한간호협회(간협)를 향해 "의대에 갔어야, 건방진 것들"이라는 SNS 글을 올려 파장이 일었고 이후에도 "글 내릴 생각도 없고 바꿀 생각도 없다"고 입장을 고수했지만 결국 해당 게시물을 삭제했다. 

    전날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서민위)는 박 부회장을 명예훼손과 모욕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서민위는 "간호사를 존중하고 배려하기보다는 또 다른 사회 문제를 야기할 우려가 있다. 의료 현장 원칙이 위협받으며 의료업계 종사자 신뢰가 무너질 수 있다"고 밝혔다.

    간협 차원에서는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다. 24일 간협 측은 "우리의 숙원과제였던 간호법 공포에 따른 환영 입장을 낸 것은 마땅히 해야 할 부분이었고, 비방글을 올린 것에 굳이 대응할 가치가 없었다"고 했다. 

    의협 부회장의 간호법 저격 글을 시작으로 직역갈등이 확산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으나 간호계가 무대응 원칙을 세워 사건을 키우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서민위의 고발도 자발적 행동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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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빅5병원 속속 세자릿수 간호사 채용 시작 … '1:5 배치' 요구도

    SNS 저격 글 사건은 일단락된 모양새지만 여전히 간호법을 두고 의사, 간호사의 시각차가 여전한 상황이다. 일단 간호계는 별도의 대응을 하지 않고 갈 길을 가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2월 전공의 집단 이탈 후 대형병원들은 경영난에 직면해 신규 간호사를 뽑지 않았는데 의료대란 장기화 여파로 인력 충원을 시작했다. 

    서울대병원은 간호사 면허 소지자 또는 내년 2월 졸업 및 간호사 면허 취득 예정자 150명을 뽑을 예정이다. 삼성서울병원 간호사 합격 후 발령 대기 중인 인원을 뽑았고 내년 신규 채용도 100명 이상 모집할 계획이다. 

    서울아산병원도 이달 내 세자릿수 규모의 채용이 이뤄질 것으로 분석되며 세브란스병원, 서울성모병원 역시 간호사 채용에 대한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간협에 따르면 건국대병원, 고려대구로병원, 고려대안암병원, 분당서울대병원, 이대목동병원 등도 신규 채용을 진행할 예정이다. 

    간호법 통과로 인해 간호사 채용이 늘어난 것인지를 두고 해석이 분분하지만, 의료대란 장기화 속 진료체계를 유지하려면 전반적 의료인력 충원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있는 것이다. 

    전공의 공백을 간호사로 대체하는 것은 업무 범위상 불가능한 영역이지만, 간호사를 더 뽑아 남은 교수들과 팀을 이뤄 축소된 외래와 수술 건수를 늘리는 것이 환자 피해를 최소화하는 현실적 방법으로 거론된다. 

    탁영란 간협 회장은 "대형병원들이 올해 신규간호사 발령과 함께 내년에 발령되는 간호사 채용을 재개해 간호사 취업난 해소에 다소나마 도움이 될 것"이라며 "실시간으로 상황을 파악하고 정부와 지속적인 협의로 채용이 최대한 확대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부가 지난해 4월 간호인력 지원 종합대책을 통해 간호사 대 환자를 비율을 1:5 수준으로 맞춰 선진국 수준으로 맞추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만큼 전폭적 인력 충원을 위한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서울소재 대학병원 한 간호부장은 "의정 사태가 아니었어도 과부화된 간호인력 배치기준의 재정립은 필요한 부분이었다. 열악한 상황에서 신규간호사 충원이 시작된 것은 환영하지만 원활한 간호서비스 제공과 내년 6월 간호법 시행에 따른 추가 채용을 목표로 둬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