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일본 지배, 가슴 아픈 역사… 일본 국적이지만 일본인 아냐""국회, 권위있는 조사 시행할 수 있다… 개인이 단답하기 곤란"野 "헌법 부정하는 발언… 이대로 국정감사 진행 못 해"
  • ▲ 안호영 위원장이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에 퇴장을 요청한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퇴장을 거부한 김문수 장관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 안호영 위원장이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에 퇴장을 요청한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퇴장을 거부한 김문수 장관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 대상 국정감사가 사실상 파행을 맞았다. 야당 의원들은 김문수 고용부 장관이 지난 8월 인사청문회 당시 발언했던 '일제강점기 선조들의 국적은 일본'을 거론하며 김 장관의 퇴장을 요구했다.

    김 장관은 10일 오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일제강점기 당시 국적 문제는 매우 복잡하다"며 "국정감사나 인사청문회 때 짧은 시간에 단답으로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야당은 '헌법을 부정하는 발언'이라며 거세게 항의했다.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장관의 궤변은 대한민국 국시를 정면으로 거부하는 반국가적 발언"이라며 "이런 사람이 어떻게 대한민국 국무위원이 될 수 있는지 윤석열 대통령에게 직접 사과받고 싶다"고 비판했다.

    김태선 민주당 의원은 "말씀을 들어보면 인정 못 하겠고 시간을 더 끌자는 것밖에 안 된다"면서 "이런 상태에서는 국정감사를 진행할 수 없다고 본다. 김 장관의 퇴정을 요청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장관은 "국회는 이 문제(일제시대 당시 선조들의 국적)와 관련해 권위있는 조사와 공청회·청문회 등을 통해 결론을 내릴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그러나 제 개인에게 짧은 형식으로 답하라고 요구하시면 곤란하다"고 항변했다.

    다만 당시 일제 침략에 대해서는 규탄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 장관은 "일본 지배에 대해 매우 가슴 아프게 생각하고, 우리 민족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처와 피해를 입힌 것에 대한 우려는 저 또한 다르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적 문제에 대해선 여권에 일본제국 여권이라고 표기된 게 많고, 어느 곳에서도 대한민국 국적이라고 하는 부분은 없다"며 "역사적 사실은 그런데, 그렇다고 조선 민족이 없어진 것은 아니다. 국적이 일본이라고 해서 일본 사람이 되는 게 아니다"라고 했다.

    여당은 "야당의 마녀사냥이다", "김 장관을 친일파로 만든다"며 야당의 주장을 반발하고 나섰다.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은 "헌법정신에 반하는 부분이 분명하다면 퇴정이 아니고 탄핵이라도 시켜야 한다"면서도 "장관이 본인의 입장이 어떻다고 해서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때마다 퇴정 조치를 할 건가. 국감은 국감대로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위상 국민의힘 의원은 "이 자리는 역사관을 국감하는 자리가 아니다. 소중한 시간을 허비하지 않았으면 한다"며 "이 문제에 대해 꼭 할 말이 있다면 이후에 별도로 자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위상 의원은 "매번 사과를 요구하는 것은 국민들 보기에도 나쁜 선례"라면서 "퇴정하라고 외치는 것이 야당 의원들의 몸에 밴 거 같다"고 꼬집었다.

    안호영 환노위원장이 1910년 한일병합조약에 대한 김 장관의 생각을 묻는 과정에서 발언이 길어지자 야당은 "이상한 소리하지 말라", "오락가락이다"라며 언성을 높였다.

    이날 환노위 국감은 개시 40여분 만에 정회했다. 야당 의원들은 김 장관에게 1910년 한일병합이 무효라고 생각하는지 물었고 이에 여당 의원들이 항의하며 고성이 오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