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대형 증권사,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어닝서프라이즈' 전망중소형사, 부동산 PF 부실 위험성 여전…중·후순위 비중 큰 영향일부 증권사 대규모 충당금 적립 불가피…실적 양극화 현상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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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국내 증권사들의 자기자본 규모별 실적 양극화 현상이 지속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대형 증권사의 경우 기업금융(IB) 및 금리하락에 따른 채권평가 부문에서 이익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중소형사들은 여전히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늪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1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주요 상장 증권사 5곳(미래에셋증권·한국금융지주·삼성증권·NH투자증권·키움증권)의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 합계는 1조3001억 원으로 전년 대비 33%가량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7449억 원에서 1조168억 원으로 36.5% 증가, 뚜렷한 개선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증권사별로 보면 NH투자증권의 영업이익이 1184억 원에서 2204억 원으로 86% 늘어 개선 폭이 가장 클 것으로 보인다. 순이익을 기준으로 보면 미래에셋증권이 2538억 원을 기록, 전년 대비 230% 증가로 가장 큰 폭의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추정됐다.

    전문가들은 올해 3분기 들어 국내 증시가 약세를 면치 못한 데다,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논란 등으로 투자심리가 얼어붙었음에도 대형 증권사들은 양호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평가했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3분기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며 코스피가 7.3% 하락하였지만 같은 기간 증권업종은 5.3% 상승했다"라며 "금리하락 구간에서 증가할 채권평가이익의 기대감과 대형 증권사 중심으로 부동산 PF 관련 잠재 리스크가 축소되고 있다는 점이 투자 포인트로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대형 증권사들과 달리 중소형사들은 여전히 부동산 PF 리스크로 인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다올투자·BNK투자‧iM·SK증권 등 중소형 증권사는 지난 2분기에 영업적자가 지속되거나 적자로 전환됐다. 

    특히 iM증권(전 하이투자증권)의 경우 작년 3분기까지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을 내다가 4분기부터 적자로 전환, 이번 2분기까지 3개 분기 연속 적자를 지속하고 있다. 올해 1분기 영업손실‧당기순손실을 낸 SK증권 또한 2분기에도 적자를 지속했다.

    중소형 증권사의 경우 부동산 PF 사업성 평가 결과가 반영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부동산 PF 사업성 평가에 따른 충당금 적립액이 증가하면서 실적 악화의 원인이 됐다는 분석이다.

    이에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중소형 증권사의 경우 추가 손실을 볼 가능성이 남아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실제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BNK투자증권을 비롯해 IBK‧iM‧IBK‧한화‧현대차증권 등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나신평은 앞서 올해 다올투자증권과 SK증권의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한 바 있다. 한국기업평가도 케이프투자증권에 대해 '부정적' 전망을 내놨다.

    윤재성 나신평 연구원은 "2020~2022년 신용등급이 상향된 5개사는 당시 수준의 수익 창출을 하지 못하고 있다"라며 "일부 증권사는 수수료 수익과 순이익에서 당시 수준을 크게 밑돌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윤 연구원은 또한 "종합금융투자사업자가 아닌 증권사가 사업 다변화를 이루기 위한 환경은 녹록지 않다"라며 "이를 고려할 때 비 종투사가 단기간 내 부동산금융 부문을 대체할 사업을 찾아 이전만큼의 수익창출력 회복을 달성하기 어려운 환경"이라고 분석했다.

    중소형 증권사의 신용도 내림세 또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중소형 증권사의 부동산 PF 가운데 위험성이 큰 중·후순위 비중은 72%다. 자기자본 3조 원 이상의 대형 증권사의 중·후순위 비중(32%)보다 두 배 이상 고위험 비중이 높다.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대형 증권사 중심의 성장 흐름이 이어져 대형사와 중소형사 간 차이가 더욱 벌어질 것으로 관측했다.

    강승건 연구원은 "대형 증권사 중심의 성장 흐름은 가속화될 것"이라며 "발행어음, 종합투자계좌(IMA) 등은 자본 규모에 따라 신청 자격이 주어지고, 부동산 PF 규제 역시 자본에 대한 기준을 강화할 수밖에 없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강 연구원은 또한 "IB를 통한 상품 공급, 대형사 중심의 해외주식 서비스 등은 고객의 선택을 대형사로 집중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