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금투세 결론 차일피일…증권사 시스템 구축 차질 불가피10대 증권사 금투세 시행 관련 시스템 구축 비용 422억 원 사용증권사 "한 번 더 유예해도 똑같은 혼란 반복…차라리 폐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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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시행이 70여 일 앞으로 남은 가운데 정치권의 확실한 결론이 아직도 나오지 않으면서 금투세 징수 전산시스템 구축에 막대한 돈을 쏟은 증권사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특히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금투세 문제를 놓고 결정을 계속 미루면서 증권사들의 시스템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금투세 관련 전담 조직을 구성하고 있다. 이들은 앞서 지난 2022년 초 제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금투세 관련 태스크포스팀(TFT)를 만들어 인력과 자금을 투입한 바 있다.그러나 윤석열 정부 출범 후인 2022년 말 여야 합의로 시행이 2년 유예되면서 증권사들도 지난해 상반기 관련 조직을 해체했다. 그러다 올해 하반기 금투세 시행을 6개월가량 앞두고 1년 만에 해당 조직을 재구성한 것으로 전해졌다.문제는 여야 합의가 미뤄지면서 증권사들도 혼선을 빚고 있다는 점이다. 금투세 도입 시기가 명확히 결정 나지 못하면서 업계 일선에 있는 증권사들이 불필요한 혼란을 겪고 있다는 설명이다.한 증권사 관계자는 "금투세 도입이 결정되면 전산시스템 구축을 비롯해 자산관리(WM) 부문에서 고객을 위한 관련 절세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등 할 일이 많다"라며 "준비해야 할 사항들이 많은데 방향도 없이 무작정 인력과 자금만 쏟아부을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실제 국내 증권사들은 금투세 시행에 앞서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었다.이헌승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투자협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10대 증권사가 금투세 시행 관련 컨설팅과 시스템 구축에 들인 비용은 422억6000만 원으로 집계됐다. 한 대형 증권사는 전체의 20% 비중을 웃도는 85억9000만 원을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이에 증권업계도 예상과 달리 금투세 관련 결정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 민주당에 따가운 시선을 보낸다. 민주당이 금투세 도입 여부 결정권을 지도부에 위임한 지 20일이 지났지만, 아직까지도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민주당은 우선 국정감사가 끝난 후 지도부 논의를 거쳐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금투세 유예 내지 폐지를 주장하는 인사들이 지도부에 다수 있어 무게가 실리긴 하지만, 당내 일각에선 시행론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어 최종 결론을 내기까진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증권업계에서는 여야가 다시 한번 금투세 유예를 택해도, 미래에 관련 불확실성이 재차 반복할 것이란 점에서 아예 금투세 폐지를 결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적잖다.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금투세를 몇 년간 유예한다 해도, 시행을 앞두고 이를 둘러싼 갈등과 불확실성이 또다시 발생할 것이 분명하다"라며 "내부에서는 금투세 유예론이 우세한 것으로 보고 있으나, 내부에서는 대부분이 폐지를 바라고 있다"라고 설명했다.한편 여당은 민주당에 금투세 폐지 문제와 관련해 조속한 결론을 요구하고 있다.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전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을 향해 "장외투쟁에 도움을 받기 위해 금융투자소득세를 미루는 것"이라며 "민주노총 등의 눈치를 보고 비위를 맞추는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한 대표는 이어 "민주당이 계속 머뭇거리고 미루는 동안 한국 증시와 투자자가 골병들고 있다"라며 "국민과 투자자들의 눈치를 보는게 정상적인 정치"라고 지적했다.금투세 폐지를 향한 개인 투자자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전일 국회에서 '금투세 폐지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금투세 폐지는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그늘을 벗어나 1400만 투자자와 그 가족, 자영업자, 상장기업 등 국민 행복 시대를 열 즉효약"이라며 "만약 금투세가 도입된다면 반드시 경제적 참사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정 대표는 "금투세 유예는 불확실성 증폭으로 이어져 우리 증시의 상승을 막는 먹구름이 될 것"이라며 "이는 주식시장 큰 손을 미국 시장이나 부동산으로 떠나게 해 국부 유출·제2의 부동산 가격 폭등을 불러올 가능성이 매우 높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