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적자전환… 3분기 -769억원"LCD 패널가 상승·신사업 투자 영향"의료용 모니터·EV 충전, 경쟁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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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전자의 비즈니스솔루션(BS) 사업본부가 사업부문 중 유일하게 적자를 내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회사는 의료용 모니터와 전기차(EV) 충전 사업으로 돌파구를 찾는다는 구상이지만 업황 둔화와 경쟁 심화로 단기간에 수익성 회복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8일 LG전자에 따르면 BS사업본부는 3분기 영업손실 769억원을 기록했다.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적자 폭이 13배 늘었으며, 전년 동기와 비교해도 약 3배 증가했다. 소폭의 흑자를 기대하던 증권사들의 전망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성적이었다. 

    BS본부는 정보기술(IT) 기기와 상업용 디스플레이, 로봇, 전기차 충전기 등을 다루는 사업본부로 주로 기업 간 거래(B2B)를 담당한다. 

    LG전자는 “게이밍모니터, LED 사이니지 등 전략 제품의 판매가 늘고 PC 제품의 대규모 기업간거래(B2B) 물량 확보가 이어지며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성장했다”면서도 “다만 액정표시장치(LCD) 패널가 상승, 물류비 부담, 경쟁 심화 등의 요인과 사업본부 내 신사업 육성을 위한 투자가 늘어나며 영업손실 규모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BS사업본부는 LG전자 4개 사업본부 중 유일하게 적자를 내고 있다. LG전자의 3분기 사업부별 영업이익을 살펴보면 H&A(생활가전)  5272억원, HE(TV) 494억원, VS(전장) 11억원 등이다. BS사업본부는 2022년까진 영업익 252억원을 달성했지만, 지난해 영업손실 417억원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당초 BS사업은 LG전자의 ‘2030 미래비전’과 맞닿아 회사의 성장을 뒷받침할 것으로 기대됐다. LG전자가 발표한 2030 미래비전은 플랫폼 기반 서비스 사업 확대, 기업 간 거래(B2B) 전환 가속화, 신사업 육성 등을 중점 추진해 2030년 ‘트리플 7(연평균 성장률·영업이익률 7%, 기업가치 7배)’을 달성하는 것이 골자다. B2B 사업이 핵심 성장의 한 축으로 분류된 만큼 BS사업의 볼륨도 커질 것이란 관측이었다. 

    그러나 주력 품목이 상업용 디스플레이나 모니터 등에 그치다 보니 이익을 크게 키워나가는 데는 한계가 있던 것으로 보인다. 상업용 디스플레이나 모니터의 경우 LCD, 물류비 등 외부 요인에 따라 수익성에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다. 여기에 로봇과 EV 충전기 사업 등 신사업도 당장 수익성을 내긴 어려운 사업이다. 특히 EV 충전기의 경우 전기차 일시적 수요 정체(캐즘)에 따라 당분간 업황 개선이 불투명한 처지다. 

    실제 지난 24일 LG전자는 확정실적 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신사업 흑자전환 시점에 대한 질의에 “전기차 충전 로봇 사업과 같이 향후 성장이 기대되는 신사업의 성장 기반 마련과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 금년도에도 지속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사업의 경우 당장의 매출 확대보다는 사업 역량 강화에 집중 하고 있어 구체적인 영업익 흑자 시점을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일정 규모 이상의 안정적인 매출 확보를 통해 흑자 달성 시점을 최대한 앞당기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 답변했다. 

    수익성을 창출한 성장동력이 필요하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다. 최근 BS사업본부는 기자간담회를 열어 의료용 모니터와 EV 충전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육성해 2030년 매출 1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그러나 양 사업 모두 경쟁이 치열하고, 특히 의료용 모니터의 경우 지멘스와 필립스 등 글로벌 기업의 선점으로 진입장벽이 높은 시장으로 분류된다. 

    BS사업본부는 앞서 지난 2022년 6월경에도 신사업으로 키워왔던 태양광 패널 사업을 접은 바 있다. 신재생 에너지 수요 확대 전망에 따라 태양광 패널 사업에 수년간 투자했지만 중국산 저가 공세와 경쟁 심화를 견디지 못해 12년 만에 사업을 철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