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등급 'A·부정적→A·안정적' 상향조정 사장직속 'A1추진단·H1사업단' 성과괄목어닝쇼크급 이익감소…재무건전성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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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에 인사쇄신 바람이 불어닥칠 예정이다. 실적악화와 신사업 부진으로 일찌감치 인사에 나선 곳도 있는 반면 예년보다 시기를 앞당겨 인사폭을 키우려는 곳도 있다. 업계 임기만료를 앞둔 CEO들의 취임직후 경영행보를 짚어봤다.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최익훈 HDC현대산업개발 대표는 업계서 광주 붕괴사고로 훼손된 기업가치를 빠르게 재고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다만 비주택부문의 미수금 문제와 지방 미분양 적체로 3분기 실적이 전년대비 반토막 나면서 재무개선에 집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1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24년도 건설업체 시공능력평가'에서 HDC현대산업개발은 시공능력평가액 5조1273억원을 기록, 10위권 재탈환에 성공했다.HDC현대산업개발은 2023년 시공능력평가 순위에서 11위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호반건설보다 시공능력평가액이 적게 집계되며 자존심을 구겼다. 지난 2021년과 2022년에 걸쳐 발생한 광주 아파트 붕괴사고 여파로 재무실적이 악화된 영향이다.올해는 시공능력평가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공사실적평가와 경영평가액이 증가하면서 1년만에 10대건설사로 복귀했다.먼저 신인도평가액이 평가액중 가장 크게 늘었다.HDC현대산업개발 신인도평가액은 6714억원으로 전년(2601억원) 대비 158% 증가한 수치를 나타냈다. 신인도평가는 건설사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와 직결된다.건설사가 고용을 확대하거나 신기술 개발할 경우 가점을 받지만 영업정지나 과징금, 사망사고 만인율 등이 증가하게 되면 큰폭으로 하락한다. 이는 HDC현대산업개발이 안전시공을 확대하고 불법행위를 근절해 신인도를 높인 결과로 풀이된다.아울러 신용등급 향상과 수주확대 성과도 이뤘다. 현재까지 도시정비 신규수주 9420억원으로 용두동3구역 재개발사업 수주(3912억원) 예상 규모를 더하면 1조3332억원을 기록하게 된다.상반기 신용평가사 정기평가에선 HDC현대산업개발은 등급을 상향조정(A·부정적→A·안정적) 받았다. 상위 10대건설사중 상반기 정기평가에서 신용등급이 상향조정된 곳은 2개사에 불과하다.이 같은 결과는 최익훈 대표가 취임후 가장 먼저 시작한 회사신뢰도 회복과 디벨로퍼 입지 강화를 위한 조직운영 결과라는 평가다.지난해 광주사고 수습을 전담할 'A1 추진단'을 사장 직속으로 조직했고 광운대 역세권 개발을 위한 'H1 사업단' 또한 꾸려 출범시켰다. 이처럼 최 대표가 추진한 두 역점사업은 2년이 지난 현재 성공적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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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최근 실적발표에서 개선중이던 수익성이 급감하면서 재무건전성 악화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HDC현대산업개발은 올 3분기 어닝쇼크에 가까운 이익감소를 기록했다. 매출액은 1조886억원으로 작년 3분기 대비 5.4%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3.5% 줄어든 474억5300만원, 당기순이익은 47.3% 급감한 326억9700만원을 기록했다.실적부진에는 비주택부문 미수금, 지방 미분양물량이 늘어난 것이 원인으로 지적된다. 여기에 미분양 해소를 위한 판촉비 증가와 하반기 도시정비사업 입찰참여 또한 영향을 줬다.HDC현대산업개발의 미청구공사 금액은 올해 2분기 기준 1조1139억원으로 지난해말 9827억원 대비 13% 증가했고 올 1분기(1조61억원)와 비교했을 때는 10.71% 늘었다.특히 미분양이 리스크로 떠올랐다. 재분양예정인 경북 경산시 '경산 2차 아이파크'는 2022년 청약에서 754가구를 모집했지만 24가구만 분양됐다. 이에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 4월 분양계약을 해지하고 공사일도 계획보다 15개월 늦춘 2027년 3월로 잡았다. 올해 4월 분양한 전북 익산시 '익산 부송 아이파크'의 경우도 480가구 일반분양에서 93가구는 주인을 못찾았다.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3분기 실적이 떨어진 것은 맞지만 2분기까지 수익성이 개선되는 상황이었다"며 "미분양이나 미청구금액도 사측에서 부담을 느낄 정도 규모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광운대역세권 개발을 시작으로 용산 철도병원 부지 개발, 잠실 스포츠·마이스 등 서울내 복합개발 사업들이 대기하고 있어 4분기 이후 실적 전망도 밝은 상황"이라고 전했다.실제로 이번 주춤한 결과가 나온 실적은 4분기까지 이어지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이은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보고서를 통해 "3분기 말 공사 미수금 일시적으로 증가했지만 4분기 둔촌 주공 입주, 잠실 진주 후분양으로 각각 857억원, 1219억원 규모 공사 관련 채권회수가 가능하다"며 "11월 광운대 역세권 분양도 예정돼 있어 추가 현금흐름 개선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