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 때 마다 30% 인상엘리트 2세대, 이미 협상 시작 AP, 제조원가 20% 차지1~3분기 AP 솔루션 매입 8.7조 들여
  • ▲ 갤럭시 S24 울트라. ⓒ삼성전자
    ▲ 갤럭시 S24 울트라. ⓒ삼성전자
    퀄컴이 차세대 어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스냅드래곤8 엘리트 2세대의 가격을 올릴 것으로 알려지면서 차세대 갤럭시를 둘러싼 삼성전자의 고민도 깊어질 전망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퀄컴은 스냅드래곤8 엘리트 2세대 AP도 올해 만큼이나 단가를 크게 인상할 예정이다. 이미 일부 부품업체들에게 관련 내용을 통보하고 협상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진다. 

    가격 인상 폭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퀄컴이 차세대 스냅드래곤이 출시될 때마다 최대 30%의 가격을 인상해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대 57달러, 한화 약 8만원 가량 비싸질 수 있다. 현재 IT 팁스터 등을 통해 업계에 알려진 스냅드래곤8 엘리트의 판매 가격은 190달러 수준이다. 가격 인상 배경으로는 스냅드래곤 생산을 맡는 TSMC의 공정 가격 인상 등 이 거론된다. 

    ‘스마트폰의 두뇌’라 불리는 AP는 스마트폰 제조원가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통상 20% 가량 비율 인 것으로 알려진다. 삼성전자의 경우 플래그십(최고급) 모델인 갤럭시S 시리즈에 들어가는 AP를 퀄컴 제품과 자사 AP인 엑시노스를 병행해 사용해왔다. 그러나 엑시노스 수율 불발과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탑재 등이 맞물리면서 퀄컴의 AP 비중을 확대하는 추세다. 

    지난해 출시한 갤럭시 S23을 시작으로 연초 출시한 갤럭시 S24 울트라, 3분기 출시한 Z플립6·Z폴드6에 모두 퀄컴의 스냅드래곤이 탑재됐다. 내년 초 출시 예정인 갤럭시 S25 시리즈에도 퀄컴의 최신 제품인 스냅드래곤8 엘리트가 탑재될 가능성이 유력하다.

    퀄컴 AP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제조원가도 상승할 수 밖에 없다. 업계가 점치는 엑시노스2400 자체 생산·탑재 가격은 30달러 수준이다. 스냅드래곤8 엘리트 판매가격과 비교하면 6배 이상 차이가 나는 셈이다.  

    실제 올해 3분기까지 삼성전자는 디바이스경험(DX)부문 모바일AP 솔루션 매입비용으로 8조7051억원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 DX부문의 모바일 AP 솔루션 매입액은 2021년 7조6295억원에서 2022년 11조3790억원, 지난해 11조7320억원으로 지속 상승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분기보고서를 통해 “DX 부문의 주요 원재료인 모바일AP 솔루션 가격은 전년 연간 평균 대비 약 6% 상승했다”고 밝혔다. 

    그 결과 3분기 스마트폰 출하량과 평균판매단가(ASP)도 각각 5800만대와 295달러로 직전 분기 보다 상승했다. DX산하 MX·네트워크사업부 부문 3분기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 14.5% 감소한 2조8200억원에 머물렀다. 같은 기간 매출액이 1.7% 증가한 30조5200억원을 달성한 것과 비교된다. 

    퀄컴 의존도를 낮추고 수익성을 끌어올릴 방안이 필요하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다. 엑시노스의 수율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경우 갤럭시 S26에도 퀄컴 제품을 탑재해야 할 수도 있다. 아니면 S24와 같이 울트라에만 스냅드래곤이 들어갈 수도 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대만 미디어텍의 AP 디멘시티를 탑재를 늘리는 방안 또한 검토할 수 있는 방안 중 하나다. 

    다만 업계에서는 디멘시티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도 불구하고 이미지 등 기타 부분에서 스냅드래곤에 미치지 못해 플래그십 모델에 탑재하기는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탭S 라인에 미디어텍 AP를 탑재한 것을 두고도 비판이 많이 쉽게 결정은 어렵겠지만 머지 않은 시점에 선택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만약 차세대 갤럭시 모델에도 퀄컴의 AP를 탑재한다고 가정한다면 디스플레이 등 다른 부문에서 원가 절감에 나설 수도 있을 것”이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