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 계열사 중 유일하게 자리 지켜실적 회복… AI·전장 등 체질 개선 평가이재용 회장 힘주는 미래 먹거리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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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덕현 사장이 3년간 삼성전기를 더 이끌게 되면서 남은 과제에 관심이 모인다. 그는 차별화된 인재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미래(Mi-RAE) 프로젝트 등 신사업 성과를 내는데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3일 업계에 따르면 장덕현 사장은 지난달 28일 삼성전자 ‘2025년 사장단 정기인사’에서 주요 전자 계열사 중 유임에 유일하게 성공했다. 그는 지난 2021년 12월 정기인사를 통해 삼성전기 사장으로 취임했으며, 내년 3월 사내이사 임기가 만료될 예정이었다.최근 몇 년간 이어진 실적 부진을 털어내고 사업 체질 개선을 성공적으로 이끌면서 연임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1964년생인 장 사장은 삼성전자의 시스템LSI와 메모리사업부에서 개발실장을 했던 반도체 전문가다. 삼성전기의 최고경영자(CEO)가 된 후에는 플립칩볼그리드어레이(FC-BGA)를 비롯한 패키지기판 경쟁력 강화에 힘써왔다.삼성전기는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2조6153억원, 영업이익 2249억원을 달성했다.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액은 11%, 영업이익은 20% 증가했다. 인공지능(AI), 전장, 서버 등 시장 성장으로 AI용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전장용 카메라 모듈과 서버용 반도체 패키지가판 등 고부가 제품 공급이 늘며 실적이 개선됐다.올해 상반기를 기점으로 2022~2023년 중국 시장 악화와 함께 이어진 2년 동안의 실적 부진의 고리를 끊어내며 본격 반등에 나서고 있다는 평가다. 2021년 9조6750억원이었던 삼성전기의 매출액은 2022년 9조4246억원에서 지난해 8조9094억원으로 지속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조4869억원에서, 1조1828억원, 6394억원으로 매출액보다 더 크게 줄었다.전방산업 회복이 더딘 가운데 최대 고객국가인 중국의 IT 수요가 부진했고, MLCC의 경우 일본 업체들과 가격 경쟁 등을 겪으며 수익성이 주춤했다. 엔저로 일본 경쟁업체들의 평균 단가가 낮아지며 상대적으로 삼성전기의 가격경쟁력이 낮아졌다.이 같은 상황에서 장 사장은 전장용 부품, 서버용 반도체 기판 등 고부가 제품군 위주로 제품 다각화를 꾀해 수익성 회복에 나서겠다는 구상을 세웠다. 장 사장은 “전기차·자율주행이 삼성전기에 있어서 기회 요인”이라며 미래 성장분야인 전장과 서버·네트워크 위주로 재편하겠다는 뜻을 임기 중 재차 밝혀왔다. 작년 3월엔 선택과 집중을 위해 보유하던 솔루엠 지분도 매각했다.특히 올해 1월 CES에서 장 사장은 ▲전장(Mobility industry) ▲로봇(Robot) ▲인공지능·서버(AI·Server) ▲에너지(Energy)의 앞글자를 딴 ‘미래(Mi-RAE)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고 밝히고 ‘글라스 기판’과 ‘실리콘 캐패시터’, ‘전장 카메라용 하이브리드 렌즈’ 등을 미래 먹거리로 내세웠다. 당시 장 사장은 “다가올 미래를 새로운 성장 기회로 삼고, 어떤 불황에도 흔들리지 않는 강한 사업 체질 구조로 변화시켜 나가겠다”고 체질 개선의 의지를 강조했다.삼성전기의 신사업은 이재용 회장도 눈여겨 보고 있는 부분이다. 이 회장은 수시로 부산·중국 톈진·수원 등 삼성전기 사업장을 찾아 사업 현황을 점검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올해 10월에는 필리핀 칼람바 생산 법인을 방문해 MLCC 사업을 점검하고 미래 사업 전략을 논의하기도 했다. 이에 그룹에서도 수장 교체보다는 안정에 무게를 더해 사업 체질 개선에 힘을 실어주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장 사장은 임기가 확보된 만큼 현재 추진중인 신사업에서 성과를 내는데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올해 3월 주주총회에서 인공지능(AI) 사업에서 매출을 2배 이상 올리고, 전장 사업 매출을 2조원대로 키우겠다고 밝힌 바 있다.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현재 삼성전기는 글로벌 AI용 MLCC의 시장점유율 30~40%를 유지하며 일본 무라타와 함께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다. 또한 전장용 MLCC 2022년 4%에 불과했던 시장점유율도 지난해 13%까지 급성장했다.또한 삼성전기는 올해 들어 웨어러블 디바이스용 초소형 전고체 배터리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으며, 미래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AI 데이터센터용 반도체 기판 기술을 AMD와 함께 개발하는 등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