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오너일가 인따른 승진 인사연말 앞두고 계엄-탄핵 정국… 연말까지 다사다난전반적 소비 감소 속 편의점 도시락·디저트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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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유통업계 시장은 그야말로 다사다난 한 한해였다. 저성장, 소비침체에 따른 여파가 본격화된 한편 매출 감소 속에 연말 계엄 선포에 따른 탄핵 정국까지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상황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오너일가가 직접 경영 전면에 나서는 과감한 승진도 동시 다발적으로 이뤄졌다. 올한해 유통업계 10대 뉴스를 꼽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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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기에 나선다’ 유통 오너일가의 승진올해 유통업계 최대 화두는 오너일가의 진격이었다. 3월에는 신세계그룹 3세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회장으로 승진하면서 처음으로 그룹 경영의 사령탑으로 올라섰고 이어 10월에는 그의 동생 정유경 신세계 백화점부문 총괄사장이 신세계 회장으로 승진하면서 남매경영이 본격화됐다.이뿐만 아니라 롯데그룹에서는 지난 11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이 전무 승진 1년만에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현대백화점그룹에서도 지난 10월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의 동생 정교선 현대홈쇼핑 부회장이 회장으로 승진했다. GS리테일은 허연수 부회장이 대표에서 일선에서 물러나고 그의 조카인 허서홍 GS리테일 경영전략SU장이 신임 대표를 맡았다.이들은 공통적으로 오너일가의 승진을 통해 전반적 위기 상황에 책임경영을 강화하고 강력한 리더십으로 돌파구를 제시할 것으로 기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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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비침체에 계엄, 탄핵 정국까지업황으로 봤을 때, 유통업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면 업계 전반의 위기감은 더욱 커졌다.
특히 연말 성수기를 앞두고 이뤄진 지난 3월 비상계엄 선포는 단번에 올해 최대 변수로 올라섰다. 계엄 자체는 6시간만에 종료됐지만 그 이후 이어진 대통령 탄핵안 발의와 부결, 재발의와 시민의 탄햅 집회는 어느 때보다 뜨겁게 달아오르는 중이다. 떠들썩한 연말 성수기에 기대감이 높던 유통업계 입장에서는 상정하지 못한 최악의 상황에 놓이게 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
◇ 유통공룡 뒤흔드는 위기설그룹단위로 보면 유통공룡의 위기설이 한해 내내 업계를 흔들었다.
신세계그룹에서는 신세계건설의 부실이 커지며 연초부터 위기설의 진원지가 됐다. 신세계그룹의 핵심 기업인 이마트는 지난 3월 발표한 작년 실적발표를 통해 사상 첫 적자전환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신세계그룹은 위기 극복을 위해 신세계건설에 대한 재무지원, 사업분할과 별개로 상장폐지를 위한 이마트의 주식 공개매수까지 이뤄졌다.하지만 신세계그룹의 위기설이 실적 개선을 통해 잠잠해지기 무섭게 11월 말에는 롯데그룹의 위기설이 급격하게 퍼졌다. 롯데케미칼의 위기에서 비롯된 것인데, 유통업계 구조조정, 그룹 공중분해설 등의 루머가 퍼져나가면서 롯데그룹은 허위 정보 작성자에 대한 수사의뢰까지 진행한 상황이다. -
◇ 이마트- 신세계 계열분리 공식화지배구조 관점에서도 이슈는 적지 않았다. 지난 11월 정기인사 과정에서 신세계그룹이 이마트와 신세계로 각각 계열분리하기로 한 것. 그동안 신세계그룹 3세 정용진-정유경의 계열분리 가능성은 꾸준히 거론돼 왔지만 구체적 계열분리를 공식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구체적 로드맵은 나오지 않았지만 이미 정용진 회장- 정유경 회장의 지분 정리가 마무리됐다는 점에서 큰 이견 없이 대형마트-백화점의 계열분리가 성사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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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통업계, 신규점 보단 리뉴얼오프라인 유통사에서 올해 최대 화두는 ‘리뉴얼’이었다.
올해는 신규점이 전무했는데, 그 대신 대규모 리뉴얼은 지속됐다. 복합몰 중에서는 롯데몰 수원점이 타임빌라스 수원점으로 변경되면서 사상최대 규모 리뉴얼을 진행했다. 대형마트에서는 이마트가 매출 1위 점포인 죽전점을 스타필드 마켓으로 리뉴얼 한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사례다.
업계에서는 고금리, 재개발 비용 상승 부담으로 신규점 개발이 어려워진 반면 리뉴얼에 따른 집객 효과가 확인된 것이 리뉴얼 바람의 원인이 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흐름은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
◇ 통합 시너지, 이마트-이마트에블데이, 현대백화점-현대쇼핑동시에 유통 계열사간 합병이 어느 때보다 활발했던 때이기도 했다. 이마트는 지난 7월 기업형슈퍼마켓(SSM) 계열사 이마트에브리데이를 흡수합병하면서 본격적인 시너지 창출에 나설 계획이다.
구매력을 통합해 가격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현대백화점도 지난 9월 자회사 현대쇼핑을 흡수합병했고 현대퓨처넷-현대아이티앤의 합병도 이뤄졌다. 위기에는 각 사업의 독자 사업보다는 통합을 통한 시너지 창출이 더 유리하다는 계산이 깔려있었다. -
◇ 짠물소비, 편의점 간편식 경쟁물가가 치솟으면서 올해 편의점 업계에서는 도시락, 간편식을 둘러싼 경쟁이 본격화됐다. 식당이 앞다퉈 가격을 올리면서 편의점 도시락을 찾는 소비자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보니 도시락 상품 경쟁력이 곧 편의점의 경쟁력이 됐을 정도. 그렇다보니 간편식부터 도시락, 김밥, 음료, 주류부터 빵까지 저렴한 먹거리를 선호하는 흐름은 올해 내내 지속된 편의점 최대 트렌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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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바이초콜릿부터 흑백요리사까지… 편의점 디저트 경쟁이와 동시에 나를 위한 작은 사치 ‘스몰 럭셔리’에 대한 수요도 부쩍 커졌다. 편의점에서 앞다퉈 디저트를 내놓으면서 상품을 찾아 편의점을 순회하는 완판도 이어졌다. 특히 ‘두바이 초콜릿’은 올해 최대 이슈였다. SNS에서 ‘두바이 초콜릿’이 화제로 떠오르면서 지난 7월 편의점 3사가 모두 관련 제품을 선보였을 정도.하반기에도 이런 화제성 디저트에 대한 편의점 디저트 인기는 이어졌다. 넷플릭스의 ‘흑백요리사’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면서 편의점에서 ‘밤티라미수’ 등의 관련 제품을 경쟁적으로 내놓으면서 가장 빠른 트렌드 채널이라는 자리를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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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비가 줄었다… 가시화된 역성장이런 일련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소비침체를 피해가지는 못했다. 백화점, 대형마트, 편의점 모두 올해 매출 정체, 역성장을 이어갔기 때문이다. 오프라인 유통사 중 3분기 누계 매출이 오른 것은 신세계와 이마트 뿐이었다. 롯데백화점, 현대백화점, 롯데마트 모두 매출 감소를 피해가지 못했다. 유일하게 편의점 업계의 매출이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성장 폭이 전년 보다 크게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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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격화된 구조조정… 희망퇴직부터 폐점까지이런 위기에서 비롯된 유통업계의 효율화도 본격화됐다. 이마트가 지난 3월 창사 이래 처음으로 전사적 희망퇴직을 진행했고 이달 들어서도 2차 희망퇴직을 진행했다. 이 외에도 롯데면세점이 지난 6월에,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이 지난 10월 각각 희망퇴직 접수를 받았다. 신세계백화점도 지난달 일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제안했다.이와 동시에 폐점도 연이어 진행됐다. 롯데백화점 마산점이 지난 6월 폐점했고 최근에는 센텀시티점 매각을 추진하고 나섰다. 현대백화점 디큐브시티 역시 폐점을 앞두고 있다. 대형마트에서는 홈플러스의 폐점도 잇따랐다. 광주계림점, 내당점, 순천 풍덕점 등 11개 점포의 폐점을 진행했거나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