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박스 일부 손상… NTSB·보잉 등 사고 조사 참여국내 운항 중인 모든 '보잉 737-800' 정비 상황 점검"무안 활주로 외곽 방위각 시설, 다른 공항에도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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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무안국제공항에서 179명의 사망자를 낸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의 핵심적인 내용이 담긴 블랙박스를 모두 수거해 김포공항 시험분석센터로 이송했다. 또 사고기인 보잉 737-800기종에 대해선 국내 항공사를 상대로 우선 특별점검을 진행해 정비 체계를 면밀히 들여다볼 계획이다.
주종완 국토부 항공정책실장은 30일 세종 국토부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7C2216편 사고 여객기의 블랙박스를 모두 수거해 김포공항 시험분석센터로 이송했다고 밝혔다. 수거된 블랙박스는 센터에서 분석 가능 여부를 확인할 예정이다.
사고 현장에서 수거한 블랙박스는 음성기록장치(CVR)와 비행기록장치(FDR)로 구성된다. CVR은 기장과 부기장의 대화를 비롯해 관제탑과의 교신 내용, 항공기 작동음 등을, FDR은 사고 항공기의 비행 경로와 각 장치 작동 상태를 각각 기록한다.
다만 CVR의 경우 진흙 등 오염물질이 묻어 이를 제거 후 분석할 수 있지만, FDR은 연결부가 일부 훼손된 상태로 수거된 것으로 전해졌다.
국토부는 사고 조사에는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가 참여하고, 기체 제작사인 보잉과 미국·프랑스가 합작투자한 엔진 제작사인 CFMI와 협의 중이라고 전했다. NTSB는 이번 참사에 조사를 돕기 위해 미국 조사팀을 파견할 예정이다.사고의 피해 규모를 키운 것으로 지적되는 활주로 인근의 콘크리트 재질 둔덕과 관련해서 주 실장은 "무안공항은 활주로 종단 안전구역 외곽의 활주로 끝단에서 약 251m 거리에 방위각 시설(로컬라이저)이 설치돼 있다"며 "방위각 시설은 여수공항과 청주공항 등에도 있고 임의로 설치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설치 규정이 있다. 사고와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면밀히 파악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
아울러 국토부는 전날 사고가 발생한 B737-800 기종을 대상으로 전수 특별점검을 통해 안전성 강화를 강구할 방침이다. 이 기종은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대부분이 운용 중이다. 제주항공이 39대로 가장 많고 티웨이항공 27대, 진에어 19대, 이스타항공 10대, 에어인천 4대, 대한항공 2대 등 총 101대이다.국토부 관계자는 "가동률을 비롯해 항공기 운항 전후 이뤄지는 점검과 정비 등 기록 등에 따라 여러 규정이 잘 준수되고 있는지 들여다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토부는 이번 사고로 인한 사망자 179명 중 141명의 신원 확인을 완료했고 나머지 38명의 신원은 검찰청과 국과수가 DNA분석과 지문 채취를 통해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제주항공 사고기 탑승자 181명 가운데 생존 승무원 2명을 제외한 179명 사망자에 대해 당국은 신원 확인과 유해 수습을 밤새 이어가고 있다. 수습한 유해는 무안공항 격납고 등에 임시로 안치했으며 유가족에게 인도할 때까지 보존을 위한 냉동설비도 마련하고 있다. 유해 인도는 신원확인과 검경 등 수사기관의 검시 등 수습 절차가 마무리된 뒤 이뤄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