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분기 보험사 킥스 비율 218.3%… 전분기 대비 소폭 '상승'생보사 '울고' 손보사 '웃는다'… 디지털 보험사 하락 폭 '커'상반기 보험업계 자본확충 '릴레이'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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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보험업계는 자본성증권 발행을 통해 건전성 리스크를 방어하려는 움직임이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금리 인하와 불확실성 증가로 인해 킥스(K-ICS) 비율 유지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보험사 킥스 비율 하락 속 '희비' 교차

    14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4년 9월 말 기준 보험회사 지급여력비율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경과조치 적용 후 보험사 킥스 비율은 전분기 대비 1.0%포인트(p) 상승한 218.3%를 기록했다. 업권별로는 생명보험사가 211.7%로 전분기 대비 0.9%p 하락했으나 손해보험사는 227.1%로 3.1%p 상승하며 엇갈린 모습을 보였다.

    경과조치를 적용한 보험사 19곳(생보 12개사, 손보 7개사)의 경과조치 전 킥스 비율은 202.7%로 전분기(201.5%) 대비 1.2%p 상승했으나 생보사의 경우 191.2%로 여전히 손보사의 218.7%에 비해 낮게 나타났다.

    3분기 생보사의 킥스 비율은 2분기 대비 △삼성생명 193.5%(8.0%p 하락) △미래에셋 193.8%(4.2%p 하락) △신한라이프 231%(4.5%p 하락) △DB생명 216.5%(경고조치 후, 21.3%p 하락) △KB라이프 272.3%(27%p 하락) △iM라이프 178%(경과조치 후, 14.6%p 하락) 등 생보사 22곳 중 10개사의 킥스 비율이 하락했다.

    생보사는 듀레이션(기한)이 긴 상품을 주로 보유하고 있어 금리 하락 시 부채 증가폭이 자산 증가폭을 초과하게 되어 손보사보다 킥스 비율 하락 폭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손보사 역시 킥스 비율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황이다. △DB손보 228.8%(0.4%p 하락) △롯데손보 159.8%(경과조치 후, 13.3%p 하락) △농협손보 290.1%p(경과조치 후, 16.5%p 하락) 등 하락세를 보였다. 메리츠화재가 인수 중인 MG손보는 전체 보험사 중 유일하게 100% 이하인 43.4%를 기록했다.  

    특히 디지털 보험사의 킥스비율 하락세가 눈에 띄게 높았다. 유일한 디지털 생보사인 교보라이프플래닛은 경과조치 적용 후 186.4%로 집계됐으며 전분기(239.1%) 대비 52.7%p 하락했다. 손보사의 경우 캐롯손보의 3분기 킥스 비율은 189.4%로 전분기 대비 16.7%p 하락했으며 카카오페이는 667.4%로 전분기(1171.9%) 대비 504.5%p 하락했다. 신한EZ손보 역시 전분기(343.5%) 대비 173.6%p 하락했다.

    금감원은 "3분기 보험사의 경과조치 후 지급여력비율은 안정적인 수준이지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취약 보험사 중심으로 충분한 지급여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철저히 감독하겠다"고 말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디지털 보험사의 경우 설립된지 얼마 되지 않아 최근 상품군이 늘어나고 가입자가 많아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에 따라 보험금 지급을 위해 요구자본이 늘어나 킥스비율이 낮아지고 있으나 안정화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보험업계, "2025년 더 힘들어 질 것"… '불확실성·금리 인하' 직격타

    보험업계는 올해도 성장 둔화와 건전성 악화라는 어려움에 직면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불확실성과 금리 인하로 인한 보험사 건전성 리스크라는 이중고를 겪을 것으로 보인다.

    14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2023년 생명보험계약 평균 유지율은 13회차(1년 이상 유지)에서 83.2%, 25회차(2년 이상 유지)에서 60.7%로 집계됐다. 손해보험계약은 같은 기준에서 각각 86.3%, 71.6%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도 대비 크게 하락한 수치로 특히 생보계약의 25회차 유지율은 전년도 70%에서 9.3%p 감소했다. 경기침체가 심화되면서 생활물가지수와 연동된 보험료 부담이 증가해 해지율이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새 회계기준 IFRS 17이 적용되며 보험사의 건전성 관리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IFRS17은 보험 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는 방식으로 시장금리가 하락하면 부채가 늘어나고 자본은 감소해 킥스 비율이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올해부터는 부채 할인율 현실화와 무·저해지 상품의 회계처리 변경 등 추가적인 규제 강화도 예정되어 있어 보험사들의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보험사들은 자본 확충을 통해 킥스 비율을 방어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DB금융투자에 따르면 지난해 보험사들은 총 8조3250억원 규모의 자본성증권을 발행하며 전년(2조9540억원) 대비 2배 이상의 발행량을 기록했다. △한화생명(1조9000억원) △현대해상(1조8000억원) △교보생명(1조3000억원) △메리츠화재(8000억원) 순으로 발행 규모가 컸다.

    자본성증권 발행은 신종자본증권과 후순위채로 나뉘는데 지난해 발행된 자본성증권 중 후순위채의 비중이 두드러졌다. 신종자본증권 발행액은 2조2000억원, 후순위채는 6조원으로 후순위채가 훨씬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는 신종자본증권의 만기가 통상 30년 이상으로 길어 높은 이자율이 요구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후순위채 발행 선호도가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해 발행된 후순위채 27건 중 22건(81%)이 하반기에 집중됐다. 이는 금리 하락 기조 속에서 자본 확보가 시급해진 보험사들의 발행 움직임이 활발했음을 보여준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무·저해지 상품에 대한 감독당국의 계리적 가정 강화로 인해 CSM(계약서비스마진)과 자본 감소가 킥스 비율 하락의 주요 원인"이라며 "지난해 여러 차례 자본성증권을 발행한 보험사들이 추가 발행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