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사태'에 MBK 부정적 여론 '변수'정무위, 18일 김병주 회장 불러 현안 질의오는 28일 주총서 핵심안건 놓고 표 대결고려아연, 영풍 의결권 무력화 … 압승 예고MBK, 정기주총도 효력정지 가처분 낼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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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려아연에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시도 중인 MBK파트너스가 촉발한 홈플러스 사태가 일파만파 확산하며 MBK 경영 능력에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고려아연이 ‘제2의 홈플러스’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MBK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의 최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국회 정무위원회는 오는 18일 홈플러스 사태와 관련해 긴급 현안 질의를 개최하기로 했다. 증인으로는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과 김광일 부회장 겸 홈플러스 공동대표, 조주연 홈플러스 공동대표, 금정호 신영증권 사장, 강경모 홈플러스 입점협회 부회장을 채택했다.

    대형마트 국내 2위 홈플러스가 지난 4일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개시를 신청한 이후 홈플러스 소유주인 사모펀드(PEF) MBK파트너스를 둘러싼 잡음이 커지고 있다. MBK는 홈플러스 인수 이후 장기적인 기업가치 제고보다는 핵심 자산 매각에 치중하며 단기 차익 실현에 주력, 결국 투자 실패로 이어지며 ‘먹튀’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금융당국은 홈플러스가 회생절차를 신청하기 직전까지 투자자를 상대로 약 6000억원에 이르는 기업어음(CP) 등을 판매한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국세청은 ‘재계 저승사자’로 불리는 조사4국을 앞세워 MBK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MBK는 단순한 정기조사란 입장이지만, 홈플러스 이슈에 비춰 국세청이 특별 세무조사 수준으로 들여다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MBK가 촉발한 홈플러스 사태로 사모펀드(PEF)의 도덕적 해이 문제가 자본시장의 뇌관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서도 MBK는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측과 연일 날선 공방을 벌이며 고려아연 경영권 쟁탈을 시도 중이다. 오는 주총 표 대결에서 최 회장 측의 압승이 예상되지만, MBK 측의 가처분 신청으로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도 장기화가 예상된다.

    고려아연은 전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3월 정기주총을 오는 28일 개최하기로 했다. 주총 주요 안건으로는 ‘이사 수 상한’, ‘사외이사의 이사회 의장 선임’, ‘분기배당 도입’ 등 이사회 독립성과 주주권익 강화에 방점을 둔 7개 안건을 확정했다.

    이에 앞서 고려아연은 영풍의 의결권을 또 다시 제한, 주총 표 대결에서 승기를 잡았다. 호주 손자회사인 썬메탈코퍼레이션(SMC)이 보유했던 영풍 지분 10.3%를 자회사이자 주식회사인 썬메탈홀딩스(SMH)에 현물배당하면서 고려아연과 영풍 사이에 새로운 상호주 관계를 형성, 영풍이 보유한 고려아연 25.4%에 대한 의결권을 무력화했다.

    영풍은 신설 자회사인 와이피씨(YPC)에 고려아연 주식을 현물출자하면서 상호주 관계에서 벗어났다. 그러나 이번 고려아연 정기주총은 지난해 12월 31일 주주명부를 기준으로 주주권리를 확정해 진행되므로 최근 고려아연 주식을 취득한 와이피씨는 이번 정기주총에서 주주로서 권리를 행사할 수 없다.

    영풍의 고려아연에 대한 의결권이 제한된 만큼 정기주총에서도 고려아연이 압승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주총의 관전 포인트는 신규 이사 선임이다. 현재 이사회는 최 회장 측 5명, 영풍 측 1명이다. 고려아연은 이사 수 상한을 19명으로 설정하는 정관변경의 안을 의안으로 올리고 집중투표제를 통해 이사 선임에서 영풍·MBK 측과 표 대결을 벌인다.

    MBK 측은 법적 분쟁을 준비 중이다. MBK는 SMH가 주총 기준일인 지난해 12월 31일까지 영풍 주식을 전혀 보유하지 않았기 때문에 의결권 제한 규정 적용을 받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면서 의결권 제한에 대해 민형사적 모든 조치를 취한다는 입장으로, 정기주총 결과 역시 효력을 정지하는 가처분을 제기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여론은 MBK에 부정적으로 흘러가고 있다. 홈플러스 사태에 비춰볼 때 MBK가 고려아연을 인수할 시 국가핵심기술 유출과 인재 이탈 등 기업 경쟁력이 크게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국가전략기술로 지정받은 황산니켈 관련 가공기술 등은 해외에 통째로 매각하는 것은 힘들지만, 해외 기업과의 사업 제휴를 통한 기술 이전 등 얼마든지 우회 매각할 수 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MBK의 적대적 M&A 성공 시 고려아연과 SMH, SMC가 제2의 홈플러스가 될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루어진 이번 SMC의 SMH에 대한 현물배당은 합리적이고 정당한 경영활동”이라며 “영풍과 MBK의 적대적 M&A로부터 SMH와 SMC의 기업가치 및 전체 이해관계자의 이익을 지키기 위한 적법한 행위”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