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각국 상호관세 유예, 中만 압박 … 원화 강세 부추겨10일 환율 전 거래일 대비 38.1원 내린 1446원 개장美中 환율·관세 전쟁, 원화와 위안화의 동조화 현상 강화3대 변수 따라 롤러코스터 장세 지속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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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중국을 제외한 각국의 상호관세 적용을 90일간 유예하기로 하면서 원·달러 환율이 역외에서 단숨에 1450원대 초반으로 수직 낙하했다. 16년여 만에 최고 수준이던 환율이 ‘트럼프의 입’에 따라 롤러코스터처럼 움직였다.미국과 중국의 관세전쟁이 ‘환율전쟁’으로 번지면서 금융시장 공포감을 키우고 있다. 미·중 갈등 속 중국이 위안화 약화(환율상승) 등 반격 카드를 어떻게 활용하는지에 따라 환율 흐름이 좌우될 전망이다.10일 원·달러 환율은 역외에서 1451원까지 단숨에 내려온 뒤 1450원대 중후반에서 오르내리고 있다.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종가(1484.1원) 대비 38.1원 내린 달러 당 1446원에 개장했다. 환율은 전날만 해도 트럼프 대통령이 촉발한 관세전쟁 격화 우려로 1490원까지 치솟으며 1500원대를 위협했다.하지만 이날 원·달러 환율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지난 2008년 12월 17일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관세유예 발표로 엔화, 유로화 등 안전자산으로 쏠렸던 자금들이 평가 절하됐던 통화 위주로 유입되면서 진정세를 보인 것이다.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중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들에 대한 국가별 상호관세를 90일간 유예한다고 발표했다. 기본 관세 10%는 유지키로 했다.◇美‧中 관세전쟁, 중국의 반격 … 환율 널뛰기환율이 요동치는 건 미국과 중국 간 관세전쟁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중국에 104%에 달하는 누적 관세를 부과했다. 앞서 기존 관세 20%에 34%를 추가하며 중국에 선공을 날리자 중국이 34% 보복관세로 대응했는데 미국이 이에 맞서 다시 50% 관세를 추가한 결과다.중국이 이에 맞서 인민은행의 위안화 고시로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를 인위적으로 낮추면서 미·중 갈등은 환율전쟁으로 번지고 있다. 중국은 또 미국 국채 매각 카드까지 만지작거리며 강력한 응징 조치로 맞설 태세다.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위안화 가치 절하에 대해 “환율을 조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의 주장대로 중국이 미국으로부터 환율조작국으로 다시 지정되면 직접적인 경제 제재를 받게 될 가능성이 있다.이런 가운데 위안화 가치와 동조화 현상을 보이는 원화 가치가 전날 1480원대까지 상승하면서 추가 약세 압력 등 각종 악재에 휩싸인 상태다.전문가들은 관세전쟁에 이은 환율전쟁, 원화와 위안화의 동조화 현상 등으로 원·달러 환율의 변동성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본다.위재현 NH선물 연구원은 “이번 원‧달러 환율 하락은 일시적일 수 있다”며 “미국이 중국에 대한 관세율을 올린 상황에서 최근 원화 가치가 위안화를 따라 움직인 만큼 중국이 위안화 가치를 내리면 원화도 다시 약세 압력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원‧달러 환율 상승요인 당분간 소멸, 불확실성은 여전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상호관세 연기로 인한 뜻밖의 서프라이즈로 원화 강세 등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살아나면서 향후 변동성 장세가 불가피할 것”이라며 “추가적인 원‧달러 환율 상승 요인 자체는 당분간 소멸된 걸로 보이며, 이달 각 기관에서 환율 보고서가 나오게 되면 원화 절상 심리가 더 강해질 것”이라 내다봤다.최규호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대부분의 이슈들이 환율에 반영됐고, 트럼프 대통령도 중국 외 국가들과의 관세 협상을 언급했기 때문에 환율이 재차 급등할 정도의 추가 관세 충격을 고려할 필요는 없어 환율이 당장 1500원을 웃돌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판단했다.전문가들은 중국이 미국의 추가 관세에 대해 어떻게 맞대응하느냐에 따라서 시장 분위기가 급변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박상현 연구원은 “원화 가치가 달러 약세보다 위안화 가치에 동조화되는 현상이 강화되고 있다”며 “미·중 갈등이 격화돼 중국이 위안화 절하로 관세를 회피할 경우 원화 약세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어 미·중 갈등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