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시크, 챗GPT 개발 비용보다 95% 저렴… 압도적인 경제성GPU에 천문학적 투자 경쟁도 숨고르기 가능성 높아져뒤집힌 ‘쩐의 전쟁’… 앞으론 효율화·소프트 개발 승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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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딥시크
“딥시크의 등장은 기존 AI의 공식을 뒤집는 충격입니다.”ICT 업계 한 관계자의 말이다.중국의 AI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가 AI모델 ‘딥시크’를 공개하면서 AI 분야에 파장이 이어지고 있다. 딥시크의 핵심은 기존의 AI 개발 공식을 뒤집었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생성형 AI 개발 과정에서는 AI 학습용 그래픽처리장치(GPU)에 천문학적인 투자비용을 필요로 해왔다.하지만 딥시크가 불과 78억원의 비용만으로 현재 최고 성능의 AI로 꼽히는 오픈AI의 ‘o1’에 버금가는 AI 개발에 성공하면서 주요 ICT의 AI 사업 전략도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주요 해외는 물론 국내 ICT 업계에서도 ‘딥시크’ 분석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3일 ICT업계에 따르면 당분간 업계의 화두는 ‘딥시크’가 될 전망이다. 현재 ‘딥시크’는 오픈AI의 ‘o1’과 맞먹는 성능을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가장 주목할 점은 폐쇄형으로 운영되던 주요 빅테크 기업의 AI와 달리 딥시크가 오픈소스 형태로 AI 모델을 전격 개방하면서 누구나 ‘딥시크’의 정보에 접근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실제 MS, 메타, 오픈AI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은 별도 팀을 꾸리고 ‘딥시크’의 검증에 집중하고 있다. 국내 ICT 기업들도 ‘딥시크’의 분석에 앞다퉈 나서는 것으로 전해진다. AI개발 플랫폼 허깅페이스에 공개된 ‘딥시크-R1’ 소스의 다운로드 건수는 이날 기준 84만건을 넘겼다.‘딥시크’의 등장은 기존 AI 시장의 기반을 뒤흔드는 사건으로 평가되고 있다. 가장 핵심은 바로 가격 경쟁력이다. 기존 AI모델의 개발 과정에서는 개당 수천만원 상당의 고성능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대량으로 필요로 했다. 하지만 ‘딥시크’는 엔비디아의 최신 GPU H100보다 크게 성능이 낮은 중국 수출용 H800을 통해 개발됐다. 딥시크가 AI모델 개발 과정에 들인 비용은 557만6000달러(한화 78억원)에 불과했다. 이는 오픈AI나 메타 등 주요 AI와 비교해 95% 저렴한 수준이다.‘딥시크’가 GPU 확보에 ‘쩐의 전쟁’이 벌어지던 ICT 업계에게 그야말로 새로운 변곡점이 된 셈이다.당장은 주요 ICT 기업의 AI 전략에서 숨고르기가 시작될 가능성이 점쳐진다.미국의 MS, 메타, 오픈AI 등은 수백조원 규모의 GPU 투자를 예고한 바 있다. 규모의 차이는 있지만 국내 ICT 업계도 다르지 않다. SK텔레콤은 2023년부터 5000억원 이상을 AI에 투자했고 KT는 2027년까지 7조원을, LG유플러스는 2028년까지 3조원을 투자한다는 청사진을 내놓기도 했다. 이중 상당액이 GPU에 대한 투자다.업계 관계자는 “GPU에 막대한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고성능 AI 개발이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딥시크’ 모델은 다양한 연구를 거치게 될 것”이라며 “더 많은 투자가 더 좋은 AI로 이어지리라는 전제가 뒤집혔다”고 평가했다.동시에 AI기업에게는 높은 비용의 GPU 없이 고성능 AI를 개발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점에서 AI 개발의 대중화 길이 열렸다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딥시크’가 오픈소스로 공개된 만큼 이에 대한 연구와 활용이 향후 AI 기업에게 있어서는 과제가 됐다. 미국 주도의 거대자본을 기반으로 한 AI와 격차가 크게 좁아질 수 있게 된 것이다.이는 지금까지 중심이 됐던 설비 투자 이상으로 소프트웨어 투자가 중요해졌다는 의미다. 투자금에 있어 미국의 빅테크 기업에 밀리던 국내 ICT 업계에게는 있어 분명 기회요인이기도 하다.송명섭 IM증권 연구원은 “‘딥시크’의 성공 모델이 사실이라면 이제부터 AI 혁신은 얼마나 지출하는지에 의해서가 아니고, 얼마나 효율적으로 개발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며 “빅테크 업체들은 대규모 지출보다는 더 큰 비중으로 효율적인 투자와 소프트웨어 개발에 관심을 기울이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