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운맛' 이복현 금감원장, 임 회장에게 사실상 최후통첩 손 전 회장 부당대출 62%, 임 회장 재임 시절 실행경영평가 결과 이달 금융위 전달, 보험사 인수에 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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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복현(왼쪽) 금감원장과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뉴데일리
우리은행이 임종룡 현 우리금융지주 회장 취임 후에도 손태승 전 회장 친인척 관련 부당대출을 450억원 넘게 실행한 것으로 금융감독원 검사 결과 적발됐다.우리은행에서 취급된 손 전 회장 관련 부당대출은 총 730억원으로 이 중 62%에 이르는 규모가 임 회장 재임 중 발생한 것이다. 개인의 일탈이 아닌 내부통제 실패 책임이 있단 것을 직격한 검사 결과로 풀이된다.금감원은 정기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우리금융의 경영실태평가 등급을 산정할 예정이다. 이 결과에 따라 진행 중인 보험사 인수 심사에 큰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이복현 금감원장이 임 회장에게 부당대출 책임에 대한 최후통첩을 날리면서 임 회장의 리더십이 흔들릴 거란 평가가 나온다. 임 회장 거취 표명 여부에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다.임 회장의 경영 상 과오가 여실히 드러난 만큼 우리금융 이사회 역시 이를 묵과하기 힘들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임종룡號 내부통제 엉망… 온정 문화에 부실 눈덩이4일 금감원의 ‘지주·은행 등 주요 검사결과’ 발표에 따르면 우리은행에서는 손 전 회장과 관련한 부당대출이 730억원 적발됐다.이중 451억원은 현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취임 이후(2023년 3월) 취급됐다.부당대출 730억원 중 338억원(46.3%)는 부실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임 회장 취임 이후 취급된 부당대출 451억원 중 123억원도 부실로 분류됐다.이복현 금감원장은 “이미 적발된 350억원 중 대부분이 부실화된 점을 미뤄볼 때 현 경영진 취임 이후 취급되고 정상으로 분류된 328억원도 향후 부실화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며 “장기간 다수 부당대출이 취급되는 동안 금융지주 차원의 내부통제가 실효성 있게 작동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임 회장 취임 이후에도 부당 대출이 있었고, 그에 대해선 임 회장의 책임도 있다는 의미다.우리금융은 이밖에도 전현직 고위 임직원 27명이 단기성과 등을 위해 대출심사‧사후관리를 소홀하면서 부당대출 1604억원을 취급했다. 이중 987억원(61.5%)은 임 회장 취임 이후 취급됐다.전체 부당대출(1604억원) 중 1229억원(76.6%)은 부실화됐다.온정적 문화로 인한 금융사고 대응도 부실한 것으로 드러났다.금감원은 손 전 회장이 우리은행장 재임 시절 대폭 완화시킨 여신 관련 징계 기준을 현재까지 방치해 여신 관련 사고자 상당수가 견책 이하의 경징계를 받는데 그쳤다고 지적했다.징계예정자에 대해 합리적 기준 없이 제재 완료 전 포상‧승진을 시행해 인사의 공정성을 저해하고 징계효과가 면탈된 사례도 확인됐다.박충현 금감원 은행 담당 부원장보는 “우리은행은 손 전 회장 친인척 관련 부당대출 혐의를 인지하고도 이를 금융당국에 5개월간 보고하지 않았고, 이로 인해 금감원 검사와 검찰 수사가 지연됐다”고 밝혔다. -
- ▲ 우리은행 부당대출 현황ⓒ금감원
◇우리금융 자본비율 산출 오류… 개선 시 자본비율 최대 0.2%p 하락금감원은 우리금융과 우리은행에 대한 자본비율 산출에서 다수의 오류를 적발했다.우리금융은 타사 대비 자본비율이 열위임에도 고위험 자산(주가지수옵션거래 확대, 고정이하여신 사업 확충) 위주의 투자성향을 지속해 온 반면, 그룹 전체의 리스크를 인식‧측정‧관리하는 업무는 미흡했다.미래에 실현될 수익에 의존하는 이연법인세자산 등 자본으로 보기 어려운 항목이 보통주 자본에서 공제되지 않은 것으로 금감원은 확인했다.또 은행에서 파생상품 관련 대규모 손실을 수반하는 금융사고가 발생했음에도 이를 운영리스크 위험가중자산에 반영하지 않았다.금감원은 지주 내 숨겨진 부실을 모두 반영 시 우리금융의 보통주자본비율이 0.1%~0.2%포인트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임종룡 회장은 또 자회사 M&A(인수합병) 안건을 논의하기 위한 리스크관리위원회를 개최하기도 전에 해당 안건을 이사회에 부의하기로 미리 결정한 것으로 확인됐다.내규에 따르면 M&A 등 중요 경영사항 추진 시 리스크관리위원회의 사전 심의를 받아야 하고, 이 경우 리스크관리위원회의 심의 결과를 이사회 의사결정에 반영해야 한다.박 부원장보는 “지주의 자회사 편입 관련 인허가권을 가진 금융당국이 인허가를 승인하지 않을 경우 계약금을 몰취하는 조항이 주식매매계약에 포함되었음에도 이 사항이 공식 이사회 석상에서 논의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우리은행은 또 지난해 기업금융 확대라는 2024년 경영목표를 수립했으나 지난해 3분기 가계대출 급증에 따른 자본비율 하락 방어를 위해 이사회 보고‧논의 없이 기업대출 감축을 독려하는 등 KPI(핵심성과지표)를 수정했다.박충현 부원장보는 “지주는 주요 자회사인 은행 경영진이 지주 경영계획과 상치(相馳·어긋남)되도록 영업목표를 임의 변경했는데도 이를 통제하지 못해 은행 본연의 자금중개 기능이 훼손되는 상황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우리금융은 1000억원 이상 자회사 간 공동투자에 대해서는 내규상 사업추진 타당성을 미리 점검해야 하나, 부서 간 업무조정 과정에서 이 통제절차를 누락했다. 2024년 이후 신규 공동투자에 대한 사업추진 타당성 검토를 실시하지 않는 등 지주의 내부통제가 무력화한 것으로 금감원은 확인했다.금감원은 이번 검사 결과에서 나타난 위규사항에 대해 엄정 제재한다는 방침이다.아울러 이달 내로 우리금융에 대한 경영실태평가 의견을 금융위원회에 전달할 예정이다. 경영실태평가 등급이 2등급을 밑돌 경우 우리금융의 동양·ABL생명 자회사 편입 승인이 좌초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