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지향적 이미지 … 고급 소재 눈길배터리 15%면 서울 ~ 양평 100km 달려보조금 받으면 기본 트림 6000만 원대"합리적 가격책정 … 올해 6500대 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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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오닉 9. ⓒ현대차
현대차가 올해 ‘아이오닉 9’을 앞세워 대형 전기 SUV 시장 선점에 나선다. 아이오닉 9은 동급인 기아 ‘EV9’보다 큰 차체와 긴 주행거리를 갖추면서도 가격은 기본 트림 기준 6000만원대로 크게 낮췄다. 아이오닉 9이 정체된 전기차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대중화에 기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지난 11일 현대차는 서울 광진구에 위치한 그랜드워커힐에서 ‘아이오닉 9 미디어 익스피리언스’를 개최했다. 야심차게 준비한 아이오닉 9을 언론에 소개하고, 시승 기회를 제공하는 자리다. 지난해 말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최초로 공개된 아이오닉 9은 13일 국내에서 판매를 시작해 미국, 유럽 등 지역으로 판매 시장을 확대하게 된다.실물로 처음 본 아이오닉 9은 생각보다 아담하게 보였다. 아이오닉9 차체는 전장 5060mm, 전폭 1980mm, 전고 1790mm, 축간거리(휠베이스) 3130mm 등으로 EV9보다 커졌다. 이에 보통 여성 체격인 기자에겐 차체가 너무 크지 않을지 우려했는데, 외관을 보는 순간 이러한 걱정도 사라졌다.아이오닉 9의 디자인은 물의 저항을 최소화하는 날렵한 외관과 넓고 아늑한 실내 공간을 동시에 품고 있는 보트(Boat)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공력 성능을 최적화한 실루엣에 낮은 후드, 긴 휠베이스의 견고함이 어우러져 세련되면서도 미래지향적인 이미지가 구현된 덕에 마치 중형 SUV로 보이기도 했다. -
- ▲ 아이오닉 9 실내. ⓒ김보배 기자
이날 시승 차량은 최고급 트림인 ‘6인승 캘리그래피’로 가격은 7941만원이다. 외관과 마찬가지로 직선형 레이아웃이 기본 적용되면서 타원형의 디자인 디테일과 고급스러운 소재가 조화를 이뤄 아늑한 실내 분위기가 연출됐다. 운전석에 앉아서야 넉넉한 공간이 실감났다. 의자를 한참 당기고서야 시동을 걸 수 있었다.기자는 워커힐호텔과 양평을 왕복해 약 100km를 시승했다. 차량에 기본으로 장착된 ‘현대 AI 어시스턴트’에게 오늘의 주요 뉴스를 물어보니 정치부터 경제, 사회에 아울러 주요 뉴스를 읽어준다. 가까운 충전소와 오늘의 날씨, 아이오닉 9의 장점도 묻는 대로 척척 답한다. 에어컨 온도를 올리고 내리는 일도 AI 어시스턴트에 맡기면 됐다.도심 구간을 벗어나 고속도로에 올라 시속 150km까지 속도를 내자 안정성과 정숙성이 부각됐다. 도심 구간에서는 가다서다를 반복하며 약간의 울렁임이 있었는데, 고속 상태서 오히려 조용하고 안정감 있는 주행감을 나타냈다. 전기차의 전형적인 단점으로 꼽히는 노면 소음과 풍절음을 거의 느끼기 어려웠다.이날 아이오닉 9에 장착된 첨단 운전자 보조시스템은 사람 하나를 살렸다. 서울로 돌아오는 길 앞 차량의 급정거에 대처하지 못해 사고 위험이 있었는데, 아이오닉 9이 ‘삐비비빅’ 신호와 함께 전방 충돌 보조기능으로 브레이크를 잡아줘 가까스로 사고를 면했다. 정신을 차려보니 안전벨트도 답답할 만큼 꽉 조여져 있었다. -
- ▲ 아이오닉 9, 2~3열 모습. ⓒ김보배 기자
양평에서 워커힐호텔까지 약 49km를 달린 사이 전기 연비는 5km/kWh를 기록했다. 공식 전비가 4.1~4.3km/kWh인 점을 감안하면 꽤 만족스럽다. 처음 출발할 때 90%였던 배터리는 76%로 약 100km, 2시간 운전을 마치기까지 14%가 소모됐다. 아직 385km를 더 갈 수 있다고 알려준다.아이오닉 9은 E-GMP 기반의 대형 전동화 SUV로 동급 최고 수준의 실내 공간을 갖췄으며 110.3kWh 배터리를 탑재해 현대차 전기차 라인업 중 가장 긴 532km의 1회 충전 주행거리를 달성했다. 넉넉한 배터리를 활용해 전자기기도 자유롭게 충전할 수 있다.아이오닉 9의 판매가격은 7인승 ▲익스클루시브 6715만원 ▲프레스티지 7315만원 ▲캘리그래피 7792만원이며, 6인승 ▲익스클루시브 6903만원 ▲프레스티지 7464만원 ▲캘리그래피 7941만원이다. 국비 보조금과 지방비 보조금을 고려했을 때 기본 트림은 6000만원 초중반대에 차량을 구매할 수 있을 전망이다.아이오닉 9을 아이들의 등원, 하원은 물론 주말 캠핑 등을 고려해 대형 SUV를 선호하는 아이 셋 맘 친구에게 추천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담스럽지 않게 잘 빠진 외형, 실용적인 실내 공간에 안전성까지 겸비한 대형 SUV가 가격 경쟁력까지 갖춘 셈이어서 여심을 저격하기 충분하다는 판단에서다. -
- ▲ 양평~서울 약 49km 시승 후 계기판 정보. ⓒ김보배 기자
현대차는 올해 아이오닉 9의 판매 목표량을 6500대로 제시했다. 다소 보수적인 수치다. 앞서 EV9은 2023년 출시된 첫해 8052대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흥행에 참패했다. 최고가 트림에 옵션을 더하면 찻값이 1억원에 육박하는 고가의 가격이 실패 요인으로 꼽힌다. 현대차는 전기차 캐즘을 고려해 EV9 첫해 판매량보다 더 낮은 수치를 목표로 잡았다.이철민 국내마케팅실 상무는 “전기차 판매가 약간 정체 상황에 있다. 이를 극복하면서 현대자동차가 EV 리더십으로서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고자 합리적인 가격을 책정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며 “이러한 노력에 고객분들이 많이 호응해주실 거라 믿는다”고 말했다.현대차는 아이오닉 9 출시에 맞춰 고객이 원하는 디지털 사양을 언제든지 추가할 수 있는 블루링크 스토어를 오픈했다. 고객은 블루링크 스토어를 통해 원하는 사양의 적용 시점과 사용 기간을 선택할 수 있다.아이오닉 9 고객이 블루링크 스토어를 통해 구매할 수 있는 사양은 ▲차량 내·외부에서 더욱 스마트한 주차를 돕는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 2’ ▲다이내믹 웰컴·에스코트 라이팅 패턴 5종을 추가로 제공하는 ‘라이팅 패턴’ ▲클러스터와 인포테인먼트 디자인을 변경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 테마’ ▲가상의 변속감을 구현해 내연기관의 주행감성을 제공하는 ‘가상기어변속’ 등이다.현대차 관계자는 “고객분들이 아이오닉 9을 더욱 가깝게 만나볼 수 있도록 전국 주요 전시장에 아이오닉 9을 전시하고 카마스터를 통해 차량에 대해 전문적으로 설명을 들을 수 있게 했다”며, “현대차가 처음 선보이는 전동화 플래그십 SUV 모델인 아이오닉 9을 통해 새로운 차원의 전동화 경험을 제공해 드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