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부터 1만원대 20GB 데이터 요금제 순차 출시지난해 순증 반토막·가입회선 역성장, 회생 기대종량제 방식 한계, 가입자 변화 영향 미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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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야기모바일 홈페이지 캡처
    알뜰폰 업계가 정부 지원에 힘입어 데이터 20GB를 제공하는 1만원대 요금제를 순차 출시 중이다. 가입자 증가 측면에서는 긍정적이지만, 수익성 측면에서는 부정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이야기모바일은 최근 5G 데이터를 매달 20GB 제공하는 ‘5G 함께이야기해S’ 요금제를 출시했다. 해당 요금제는 월 1만8700원에 데이터 20GB와 통화 200분, 문자 100건을 지원한다.

    알뜰폰에서 1만원대 20GB 요금제가 출시된 것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가 발표한 ‘알뜰폰 경쟁력 강화방안’에 따른 것이다. 과기정통부는 종량제(RM) 데이터 도매대가를 1MB당 1.29원에서 0.82원으로 36% 인하했다. 알뜰폰 업체들은 데이터 선구매까지 활용하면 기존 대비 52% 인하된 1MB당 0.62원에 데이터를 구매할 수 있게 됐다.

    도매대가는 알뜰폰사가 이통3사에 망을 빌려쓰는 비용을 의미한다. 가격을 LTE와 5G 등 세대 구분 없이 사용량으로만 산정하는 종량제 방식이 적용되면서 5G 요금제 출시가 가능했다. 알뜰폰 업계는 이달부터 도매대가 할인에 맞춘 요금제를 내놓으며 정부 정책에 부응하는 모습이다.

    알뜰폰 업계의 5G 기반 20GB 데이터 요금제는 국내 전체 이동통신 서비스 가입자의 한 달 평균 데이터 사용량에 해당된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 그동안 알뜰폰 업체들의 주력 요금제는 월 10GB대 LTE 방식으로 상품군이 한정됐기 때문이다. 전체 5G 가입자 중 1% 수준인 알뜰폰 5G 회선 증가 측면도 의의가 있다.

    알뜰폰 업계는 성장이 정체되면서 반등 계기가 절실한 상황이다. 지난해 알뜰폰 회선 수는 총 77만여개 늘어났는데, 증가폭은 전년 대비 절반 수준이다. 지난해 12월 알뜰폰 가입 회선은 11월과 비교해 3만3151개 감소하면서 2021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역성장하기도 했다.

    다만 알뜰폰에서 내놓은 20GB 데이터 제공 5G 요금제는 종량제라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알뜰폰 요금제 중 90% 이상은 이통3사와 같은 구성의 상품을 저렴한 가격에 재판매하는 방식인 ‘정액형’(RS, 수익배분 방식)을 따르고 있다.

    정액형은 가입자당 월 요금의 일부를 이통3사에 지급하면 되지만, 종량제는 가입자의 사용량만큼 사후 지불하는 방식으로 알뜰폰 업체들의 부담이 크다. 원가 측면에서도 1MB당 0.82원에 20GB를 제공하는 값을 단순 계산하면 1만6400원인데, 음성과 문자까지 더해 1만원대로 판매하면 밑지는 장사인 셈이다.

    종량제는 가입자 입장에서도 불편한 요소가 적지 않다. 20GB 데이터를 중심으로 문자와 음성만 추가된 요금제 구성에 속도제한(QoS)은 적용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기본 제공량을 초과하면 1MB당 데이터 가격은 22.5원이 적용돼 이동통신 시장 초기에 발생했던 ‘요금폭탄’을 맞을 수 있다.

    업계에서는 종량제 방식의 1만원대 5G 요금제가 주력 판매 상품으로 자리잡기 어렵다고 설명한다. 한시적으로 가입자 유치를 위한 마케팅용으로 사용할 수는 있지만, 원가를 따져봤을 때 수익성을 담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일례로 알뜰폰 업체 프리티는 7개월간만 1만2650원에 해당 요금제를 판매하며, 이후에는 월 4만700원을 내야한다.

    알뜰폰업계 관계자는 “꾸준히 요구한 정액형 방식에서 도매대가 인하는 거의 없는 상태”라며 “다양한 요금제 형태가 나올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것은 긍정적이지만 실효성은 의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