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개인비서로 1년 일 시키다 영업직 전환 유혹신분증 요구해 대출 종용 … 부채 4억4000만원 떠넘겨피해자 퇴사했지만, 가해자 보직해임 후 여전히 근무 중BMW코리아 "딜러사 문제, 관여할 사안 아냐"
  • ▲ ⓒ연합뉴스
    ▲ ⓒ연합뉴스
    BMW 코리아 공식 딜러사인 H사에서 영업팀장이 자신의 부하 직원의 신분증을 도용해 개인 투자를 감행하다 수억원대의 피해를 입힌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자는 취업을 미끼로 계속된 과도한 요구를 뿌리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27일 뉴데일리 취재에 따르면 H모터스 A씨(당시 영업팀장)는 지난 2021년 4월 당시 대학교 졸업을 앞두고 있던 28세 B씨(당시 24세)를 개인적으로 고용해 그의 비서로 근무시켰다.

    A씨는 B씨에게 1년가량 비서 일을 수행하면 영업직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본사에 추천해주겠다고 약속하며 신뢰를 쌓았다. 이 과정에서 그들은 공식 근로계약서를 쓰지 않았고, A씨가 B씨에게 개인적으로 월급을 주겠다는 구두 약속만을 바탕으로 일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지난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 BMW 코리아에서 인증하는 시니어 및 마스터 레벨 인증 영업직원 가운데 매년 최고의 판매 기록을 달성하는 직원 10인에 선정되는 이른바 '베스트 딜러'였다. B씨는 이러한 A씨의 명성을 믿고 1년 4개월간 비정규직으로 일한 것으로 전해졌다.

    B씨가 정규직으로 전환되기 4개월 전인 2022년 4월, A씨는 B씨에게 카카오톡을 통해 신분증 사진을 달라고 요구했다. B씨는 주민등록번호 등의 민감정보가 담긴 신분증 사진을 주는 것이 망설여졌지만, 정규직 전환을 앞두고 A씨에게 밉보이기 싫다는 이유로 A씨에게 신분증 사진을 보냈다.

    그리고 다음 날 B씨는 신분증을 지참하고 은행으로 가라는 A씨의 지시를 받았고, 지식산업센터 투자와 관련한 대출을 실행해야 한다는 설명을 들었다. A씨는 이미 자신이 여러 사무실에 투자 대출이 잡혀 있어 신용도가 낮아 본인 명의로는 추가 대출이 어렵다며, B씨의 명의를 빌려달라고 요청했다.

    B씨는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A씨는 해당 부동산이 준공 전 매매할 예정으로, 제가 전혀 피해를 보지 않게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라며 "만일 준공 전 매매가 어렵다면 수분양자 및 대출 명의를 A씨 본인이나 배우자 명의로 변경하겠다고 안심시키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B씨의 명의로 사업자 등록이 이뤄졌고, 대출 2억2800만 원을 포함해 총 4억4000만 원가량의 부채가 발생했다. 지식산업센터 부동산 분양계약 2건에 대한 대출 계약이 이뤄진 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그 이후 명의 변경은 이뤄지지 않았다. B씨는 A씨에게 지속해서 명의 이전을 요구했으나, A씨는 이를 차일피일 미루며 책임을 회피했다는 주장이다. 실제 A씨는 지난해 6월 16일까지 명의를 본인으로 이전해가거나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이를 지키지 않았다.

    B씨는 "준공 전 매매나 명의 변경이 어렵다면 준공일 전까지 발생한 중도금 대출 원리금 및 이 사건 부동산 분양계약에 따른 잔금 상당액을 주겠다고 약속했지만, 약정을 이행하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이후 B씨는 지금까지 2년 넘게 A씨의 약속 이행을 기다렸으나, 이와 관련해서 변제받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A씨는 명의 변경을 위한 본인 나름의 노력을 했다는 입장이다. 다만 해당 건 외 다른 지식산업센터 관련 투자 실패로 신용도가 매우 하락했고, 금전적 문제가 있어 당장의 명의 변경 혹은 피해액 전액 변제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A씨는 "현재 변호사를 통해 시행사로부터 B씨의 명의를 가져올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라며 "제가 아닌 가족의 명의로라도 이전할 수 있는 방법 등을 찾고 있으나,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개인의 투자 욕심으로 B씨에게 피해를 준 점은 명백히 잘못한 점이며, 이를 반성하고 있다"라며 "절대 문제를 해결할 생각이 없거나 회피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B씨는 결국 대출 부담을 껴안은 채 H사를 퇴사했다. 그는 A씨에 대한 법적 대응에 나선 상황으로, 지난 12일 A씨를 상대로 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B씨는 현재 형사소송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H사는 이렇다 할 조치를 내놓지 않고 있다. 다만 A씨에 대한 보직해임 처분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H사 측은 "A씨를 팀장직에서 해임하고 평사원으로 내린 상황"이라며 "현재는 팀장의 지위를 이용해 직원에게 영향력을 끼치게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BMW 코리아 관계자는 "BMW가 아닌 별도 법인 회사에서 일어난 일이기 때문에 BMW에서 관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