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외래환자 100명, 교수로서 유종의 미3월부터 강남베드로 뇌전증 수면센터 운영 시설·장비·인력 세팅 완료접근성 높여 환자 중심 치료체계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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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승봉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교수(대한뇌전증센터학회장). ⓒ삼성서울병원
뇌전증 명의 홍승봉 교수(대한뇌전증센터학회장)는 2월 28일 삼성서울병원에서 마지막 외래를 끝으로 강남베드로병원으로 이직한다. 정년 퇴임을 앞두고 결정한 행선지다. 혹자는 시설, 장비, 인력 등 모든 측면에서 후퇴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하고 있지만 그는 잘라 말했다. "더 신속하게 환자 중심 의료를 위해서 결정한 것이다."최근 본보를 통해 홍승봉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교수는 "마지막 출근날에도 예약환자는 100명이다. 인생을 바친 곳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고 이제 새로운 출발을 해야 할 때다. 아쉬움도 있지만 더 큰 열정이 생긴다"고 말했다.뇌전증 환자는 인구 1000명당 7.6명꼴로 발생하고 국내에서 매년 15만명의 환자가 발생한다. 치료제로 대응이 불가능한 환자는 수술로 접근해야 한다. 그러나 국내에서 이 수술을 할 수 있는 곳은 극히 제한적이다. 전국 7곳 수준이다.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자 뇌전증센터학회장으로 업무를 수행 중인 홍 교수와 뇌전증 치료 활성화를 표방한 강남베드로병원과 일치하는 방향성을 얻게 됐다.이미 강남베드로병원에는 '뇌전증 수면센터' 가동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 홍 교수가 원하는 시설과 인력은 충분히 갖췄다. 대형병원에도 없는 뇌 수술 장비 '카이메로'를 비롯해 최신 장비를 세팅했다.홍 교수와 합을 맞출 윤강준 강남베드로병원 대표원장도 미국 예일대 신경외과 교환교수로 다녀올 만큼 뇌전증 치료와 수술에 관심이 높다. 이미 뇌전증 수술을 집도하고 있다.이제 교수 타이틀을 떼지만 환자와 더 가까이에서 업그레이드된 진료체계를 형성하겠다는 목표다. 핵심은 '환자 중심' 체계를 가동하는 것이다.홍 교수는 "환자들의 고통을 하루빨리 치유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가치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병원을 이곳저곳 돌고 의사가 없어서 마냥 대기해야만 하는 구조에서 벗어나 바로 대응이 가능한 체계를 형성하는 것. 여기에 주안점을 두기로 했다"고 강조했다.실제 뇌전증 수술의 경우는 인력과 장비가 역부족인 상태여서 특정 병원 교수진이 빠지면 마냥 대기상태에 돌입하고 수술이 끊긴다. 이때 타 병원 인력과의 공조 체계 형성이 중요한데 하늘의 별 따기다.그는 "환자를 더 잘 보기 위해 새로운 둥지를 트는 것이다. 인터넷 카페 등에서 우려의 글을 남기는 환자분도 있지만 우려하지 마시길 바란다. 안정적인 뇌전증 치료의 공간을 만들기 위함이니 불안해하실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3월부터 강남베드로병원으로 이동하는 홍 교수는 둘째 주부터 본격 진료에 돌입할 예정이다. 제대로 된 휴식도 없이 이동하냐는 질문에는 "기다리는 환자가 많아 시간이 여유롭지는 않다"고 답했다.그는 여전히 뇌전증 치료법을 연구하며 새로운 장비와 기기를 도입을 위해 나서고 있다.인터뷰 내내 새로운 기기에 대한 설명과 필요성을 강조했다. 올해 목표 중 하나는 프랑스에서 개발한 뇌전증 치료 '전극'을 제도권으로 편입시켜 환자 편의성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한다. 이직 이후에도 그의 열정은 꺾이지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