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 7개월 연속 삼성전자 순매도…지난달도 2567억원 '팔자'K-칩스법·자사주 소각 호재에도 트럼프 관세·엔비디아 약세가 주가 발목"HPC 반도체 경쟁력 상승 없으면 박스권 관점 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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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초만해도 반등 흐름을 보이며 주가 반등이 기대됐던 삼성전자가 다시 부진의 늪에 빠졌다. 트럼프발(發) 관세와 엔비디아의 주가 약세에 발목 잡힌 가운데 외국인 투자자들의 '팔자' 기조가 7개월째 이어지면서 주가 불확실성은 한층 커진 모습이다.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달 삼성전자 주식을 2576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지난달 12일까지만 해도 842억원어치 순매수를 보였지만 이후 매도세가 높아지면서 다시 '팔자'로 뒤집혔다.외국인들은 삼성전자에 대해 7개월째 순매도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8월 -2조880억원, 9월 -8조6208억원), 10월 -4조4632억원, 11월 -3조9432억원, 12월 -2조1705억원 등 매도 폭탄을 쏟아내다가 올해 들어서도 지난 1월 -1조7342억원을 기록했다.지난 2월 들어 중순까지만 해도 삼성전자 주가는 12% 상승하며 반등할 조짐을 보였다.올해 1월 CES 2025를 전후로 유리기판을 비롯한 반도체 테마주가 주목받고, 반도체 기업의 시설투자액에 대한 세액공제를 확대하는 'K-칩스법'이 국회를 통과하는 등 반도체 섹터 전반에 훈풍이 분 덕분이다. 3조원 규모 자사주 소각 계획도 호재로 작용했다.그러나 삼성전자는 지난달 20일부터 28일까지 7거래일 약세로 마감했다. 이 기간 주가 하락폭은 7.2%다.트럼프발 관세 정책과 함께 소비자 심리가 꺾이면서 스태그플레이션 공포가 커진 데다 미국 기술주 중심 거품 우려가 확산한 영향이다. 특히 미국 인공지능(AI) 반도체 대장주인 엔비디아의 주가 약세가 삼성전자 주가 발목을 붙잡고 있다.엔디비아는 지난달 26일(현지시각) 매출과 주당 순이익이 모두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발표했지만 이후의 실적 기대감이 낮아지면서 주가도 약세를 보였다.엔비디아가 예상한 2~4월 총마진율은 70.6%로, 이는 전년 회계연도 75% 마진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다.삼성전자 주식은 최근 국내 개인투자자와 외국인투자자에게 모두 외면을 받고 있다. 지난달 개인투자자 역시도 6291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삼성전자 주가가 반등다운 반등을 하지 못하고 내리막을 걷는 사이 코스피 내 시가총액 비중도 쪼그라들고 있다.
지난달 28일 기준 삼성전자의 코스피 내 시가총액 비중은 15.68%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의 20.23%와 비교하면 4.55%포인트 떨어진 수준이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부진이 올해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9.27%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2분기에는 감소폭이 39.60%로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증권은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 분기 대비 감소할 것이라며 고성능컴퓨팅(HPC)용 반도체의 근원적인 경쟁력 상승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노근창 연구원은 "삼성전자 D램 출하량을 보면 모바일 D램이 경쟁사 대비 높으나 상대적으로 고대역폭 메모리(HBM)와 서버D램 같은 HPC용 D램 비중은 낮다"며 "문제는 HPC용이 아닌 D램의 경우 중국 스마트폰과 PC 업체의 시장 지배력으로 인해 저가 공세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미국 관세 정책도 HPC용 대비 비우호적이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노 연구원은 "HPC 파운드리에 '티어1'(1급) 고객이 미미하다는 점에서 DS 사업부가 HPC 비중을 높이는 것이 주가 상승을 위해 반드시 필요해 보인다"면서 "HPC용 반도체의 본원적 경쟁력 상승이 확인되지 못할 경우 여전히 박스권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