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17일부터 9거래일간 13% 급등…6만원대 회복외국인 주가 상승 견인…2조4004억원어치 순매수업황 회복에 '7만전자' 전망 잇따라공매도 재개 따른 수급 개선도 상승 재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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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외국인 매수세에 따른 주가 상승으로 6만원대를 회복한 가운데 증권사들은 목표주가를 높이며 '7만전자'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2분기 본격 회복할 것이란 전망에 더해 공매도 재개에 따른 외국인 수급 개선이 반도체주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란 분석이다.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 17일부터 27일까지 9거래일 동안 삼성전자를 2조4004억원어치 순매수했다.외국인 투자자들은 9거래일 중 2거래일 426억원 순매도했던 것을 제외하고 줄곧 하루 수천억원어치씩 삼성전자 주식을 사들였다.외국인들은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14일까지 10거래일 중 12일 하루를 제외하고 삼성전자에 대해 '팔자'세를 보였던 것과 비교할 때 뚜렷하게 달라진 행보다.외국인 수급이 서서히 개선 조짐을 보이는 건 상당히 반가운 일이다. 외국인은 지난해 8월 이후 이달 14일 기준 8개월 연속 삼성전자에 대한 순매도 행진을 이어왔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 2020년 12월∼2021년 8월 9개월 연속 순매도한 이후 4년여 만에 가장 긴 기록이었다.PC와 모바일 시장 업황이 좋지 못한 데다 중국발 저가 물량 공세로 범용 메모리 반도체가 부진했고, 인공지능(AI) 열풍을 타고 수요가 급증한 고대역폭메모리(HBM)에서의 성과가 기대에 못 미친 영향이다.외국인 수급 상황이 개선되면서 삼성전자의 주가 추이도 달라졌다.지난 17일 5.30% 급등한 삼성전자는 지난 20일 종가 기준 주가가 6만원을 돌파했다. '5만전자' 늪에 빠져 횡보한 지 5개월 만이다.최근 9거래일간 삼성전자 주가는 12.98% 급등했다. 코스피가 1.39% 내린 지난 28일에도 외국인의 순매수에 힘입어 삼성전자는 0.65% 상승 마감했다.다만 28일 오전 10시3분 현재 삼성전자는 트럼프발(發) 과세 부과 영향 속에 1.94% 하락한 6만600원에 거래 중이다.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3월 코스피 상승의 75%를 반도체가 이끌고 있다"면서 "삼성전자 주가가 5개월 만에 6만원을 회복했는데 업황 및 실적 개선 기대와 외국인 대량 순매수가 맞물린 결과로 2017년 1분기 반도체 상승 반전과 유사한 모습"이라고 분석했다.6만원대를 돌파한 삼성전자는 어느덧 '7만전자' 기대감을 키우는 중이다.증권가는 삼성전자의 목표 주가를 잇달아 높여 잡고 있다. 이날 DS증권은 메모리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해 4월까지 삼성전자를 최선호주로 제시하면서 목표주가를 기존 7만1000원에서 7만6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이달 들어 DB금융투자(7만9000원), IBK투자증권(7만5000원), 다올투자증권·BNK투자증권(7만2000원), 현대차증권(7만1000원), 유안타증권·LS증권(7만 원) 등이 삼성전자 목표 주가를 7만원 이상으로 제시했다.외국계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는 최근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기존 6만5000원에서 7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기 때문이다.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메모리 반도체 가격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범용 D램 DDR4 8Gb 제품의 평균 현물 거래 가격은 최근 1.466달러를 기록하며 상승세다.모듈 업체 등이 낸드 주문량을 늘리면서 낸드플래시 가격도 오르고 있다. 글로벌 낸드 업체인 샌디스크는 고객사들에 낸드 가격을 10%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최대 낸드 제조업체인 양쯔메모리(YMTC)와 미국의 마이크론도 가격 인상에 동참하겠다고 전했다.차용호 LS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주가는 12개월 선행 순자산비율(P/B) 1.0배 수준으로 역사적으로 낮은 밸류에이션을 보이고 있어 추가 하락 가능성이 제한적"이라며 "반도체 업황이 본격적으로 회복될 경우 8만 원까지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오는 31일 공매도 재개를 앞두고 '큰손'인 외국인 투자자가 돌아온다는 데 대한 기대심리가 반도체주 투자심리를 개선시켰단 분석이 나온다. 시장에선 공매도 재개 시 매수(롱)·매도(쇼트) 전략을 활용하는 외국계 헤지펀드 자금이 대형주에 순유입될 것이란 기대가 높다.배철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재개는 외국인 투자자의 한국 시장 참여를 확대할 수 있는 요인"이라며 "현재 국내 외국인 수급이 저점 국면이어서 확대 여력이 크다"고 판단했다.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수급 유입에 따른 반도체주 주가 반등은 4월 중 추가 전개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