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4일 코스피 시장 입성실적 부진·오버행 리스크에 일반청약 흥행 실패 높은 기관 확약 비율에 주가 상승 기대감도
  • ▲ ⓒ연합뉴스
    ▲ ⓒ연합뉴스
    올해 상반기 기업공개(IPO) 시장 대어로 꼽히는 서울보증보험의 코스피 상장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상장일 주가 흐름에 시장의 이목이 집중된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서울보증보험은 오는 14일 코스피 시장에 입성한다. 

    서울보증보험은 앞서 한 차례 코스피 상장을 시도했다가 2023년 10월 IPO 시장 한파를 이겨내지 못하고 상장을 철회한 바 있다. 

    재수 성공에도 시장의 기대감은 그리 크지 않다. 서울보증보험은 지난달 26일 기관 투자가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수요 예측에서 몸값을 낮췄음에도 공모가가 희망 범위 최하단인 2만6000원에 확정되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 5일부터 이틀간 진행된 일반 청약에서도 7대 1에 그치며 흥행에 실패했다.

    그럼에도 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의 자금 회수 의지가 커 계획대로 증시에 입성하게 됐다.

    서울보증보험은 국내 유일한 전업 보증보험사다. 지난 1969년 설립된 뒤 개인 및 기업을 대상으로 다양한 보증 상품을 제공해왔다. 총 73개 상품과 426개의 세부 보증 내용을 운용하고 있으며, 지난해 말 기준 보증 잔액은 478조원에 달한다.

    지급여력비율(K-ICS)이 444.8%로 업계 1위고 최근 10년간 평균 배당 성향도 51.8% 수준이다.

    이번 IPO 과정에서 서울보증보험은 투자자 유인책으로 주주환원 강화를 제시했다. 서울보증보험은 향후 3년간 총주주환원 규모를 최소 연 2000억원 수준으로 보장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오버행 리스크는 부담이다. 서울보증보험은 최대 주주인 예금보험공사가 지분 83.85%를 보유하고 있다.

    신주 발행 없이 100% 구주 매각으로 진행되고, 구주 매출도 고스란히 공적자금 상환에 쓰인다. 최대주주 예금보험공사는 상장 후 1년 동안 보호예수에 따라 주식을 매각할 수 없지만 이후 투입 자금 회수를 위해 지속적인 매도에 나설 수 있다.

    여기에 부진한 실적도 시장의 우려를 키우는 대목이다. 당기순이익이 2022년 5252억원, 2023년 4179억원에서 지난해엔 2110억원으로 하락 추세에 있어 연간 2000억원 규모로 발표한 주주환원 규모가 줄어들 수 있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서울보증보험은 오버행 이슈를 자사주 매입 소각 등으로 대응한다는 계획이지만 유통주식 비중 등을 감안했을 때 여력이 제한적"이라며 "또한 이를 얼마나 잘 지킬지는 이후 신뢰의 문제"라고 말했다.

    아울러 서울보증보험과 함께 올해 첫 대어로 주목받은 LG CNS가 상장일 공모가를 하회하며 체면을 구겼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다만 예상보다 높은 기관 의무 보유 확약 비율은 상장일 주가 상승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서울보증보험은 기관 투자자 의무보유 확약 비율은 48.65%를 기록했다.

    지난해부터 상장한 대어들을 살펴봐도 서울보증보험의 확약 비율은 높은 편이다. 에이피알의 기관 확약비율은 29.04%, HD현대마린솔루션 48.87%, 더본코리아 10.2%, 시프트업 32.98%, 산일전기 42.37% 수준이었다. LG CNS의 의무 보유 확약 비율은 15%에 불과했다. 

    서울보증보험의 확약 기간은 6개월이 34.13%(132만9609주)로 가장 많았고, 3개월은 8.81%(34만3410주), 1개월은 3.43%(13만3610주), 15일은 2.28%(8만8800주)였다.

    확약에 나선 주체는 대부분 연기금·운용사(고유)은행·보험에 쏠렸다. 이들의 6개월 확약 수량은 전체(132만9609주)의 89.01%에 달했다.

    통상적으로 기관 확약비율이 높을수록 상장 후 주가 상승 여력이 높은 패턴이 나타난다. 의무보유 주식들이 시장에 풀리지 않아 유통물량 수가 줄어 수급 부담을 덜어주기 때문이다.

    이창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달 14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 예정인 대형 IPO 기업 서울보증보험의 흥행 여부가 IPO 시장 분위기 반등에 중요한 기점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