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유동성 위기로 기업 회생절차 돌입소유주 MBK 위상 실추 "경영 능력" 의구심고려아연 경영권 인수 시 우려 확산
  • ▲ 민주노총 마트산업노조의 MBK의 홈플러스 밀실•분할매각 반대 기자회견ⓒ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동조합 홈플러스지부
    ▲ 민주노총 마트산업노조의 MBK의 홈플러스 밀실•분할매각 반대 기자회견ⓒ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동조합 홈플러스지부
    홈플러스가 유동성 위기로 기업 회생절차에 돌입하면서 회사 소유주인 사모펀드(PEF) MBK파트너스가 위기에 봉착했다. 현재 MBK가 참전 중인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서도 영향이 불가피해 보인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신용등급 하락으로 인한 잠재적 자금 이슈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이날 오전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이는 신용등급 하락으로 인한 잠재적 자금 이슈에 선제 대응하기 위한 조치이다.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영업실적 부진 장기화, 과중한 재무부담 등을 이유로 홈플러스의 기업어음(CP)과 전자단기사채에 대한 신용등급을 A3에서 'A3-'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한기평은 "단기간 내 수익성 반등을 통한 유의미한 수준의 현금창출능력 개선은 쉽지 않아 당분간 영업현금창출능력을 상회하는 투자 부담이 이어질 것"이라며"중단기 내 재무구조 개선 여력이 크지 않을 전망"이라고 밝혔다.

    MBK는 지난 2015년 영국의 유통 기업 테스코로부터 홈플러스의 지분 100%를 7조2000억원에 인수했다. 

    MBK는 2015년 7조2000억원을 들여 홈플러스를 매입했다. 이 과정에서 블라인드 펀드를 통해 2조2000억원, 은행 선순위 대출로 4조3000억원, 상환우선주로 7000억원을 조달했다. 외부 자금으로 인수 자금 대부분을 충당했고, 이는 고스란히 홈플러스 차입금으로 바뀌었다.

    홈플러스 실적이 악화되며 현금흐름도 나빠져 차입금을 갚기가 더 어려워졌다. 

    한기평에 따르면 2024·2025 회계연도 3분기(2024년 3월~11월) 누적 영업적자는 1571억원, 총매출액 대비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3.5%로 전년 동기(1303억원) 대비 적자 규모가 증가하는 등 영업수익성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재무건전성이 계속 악화하자 20여 개의 점포를 정리해 자산을 유동화했지만 효과는 미미했다. 회사 사정이 악화되면서 MBK의 엑시트(투자금 회수)는 인수 후 9년이 넘도록 불투명한 상황이 이어졌다. 

    한신평은 "홈플러스가 영업활동 효율화, 점포 리뉴얼을 통한 수익성 개선을 추진하고 있으나 점포 매각과 상대적으로 제한된 투자로 사업경쟁력이 과거 대비 약화됐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의미있는 수준의 집객력 및 매출 회복은 쉽지 않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번 사태는 소유주인 MBK에도 큰 타격이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내 1등 사모펀드로서의 위상 실추는 물론 노동조합 등 홈플러스 구성원들과의 내홍은 종전 사업 개편과 매각 추진 때보다 격화될 것이란 평가다. 

    특히 현재 MBK가 참여한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도 영향은 불가피해 보인다. 지난해 9월 MBK·영풍의 기습적인 공개매수로 시작된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M&A는 5개월간 이어지고 있다.

    앞서 김광일 MBK부회장은 지난해 말 기자간담회에서 "고려아연은 세계 최고 기술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최근 3년간 지배구조가 나빠지기 시작하면서 주주가치가 떨어지고 있다"며 "이사회의 관리 감독 없는 투자 집행으로 기업가치 훼손을 초래했다"고 고려아연의 경영 능력을 지적했다.

    이번 홈플러스 기업회생 절차 돌입으로 인해 그간 "MBK가 고려아연을 인수할 자격이 없다"고 주장해온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에 힘이 실릴 수 있다.

    MBK는 홈플러스의 회생절차 개시와 관련해 "홈플러스의 회생절차는 신용등급 하락으로 인한 향후 잠재적 단기 자금 부담을 선제적으로 경감해 홈플러스의 사업이 안정적으로 운영되도록 하기 위한 불가피한 결정"이었다면서 "이해관계자들을 위한 최선의 조치"라고 밝혔다.